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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 가능한 시대 열린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성과는?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한 시대 열린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성과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1.11 09: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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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아밀로이드베타 겨냥하는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허가
K-제약바이오도 치매 신약·진단기술 개발 경쟁
글로벌 치료제 시장 매년 6.5%씩 확대 전망
진단 시장도 성장세 전망돼

[바이오타임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 레카네맙)'로 인해 제약·바이오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업계는 불치병으로 불리던 알츠하이머 한계가 극복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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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폭풍성장 기대…매년 6.5%씩 확대 전망돼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매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향후 2050년 1억 1,4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는 전 세계 알츠하이머 등 치매환자는 올해 7,562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만 2,798만명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치료제 시장 규모 역시 큰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만 달러다.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치매 분야는 거대 시장이지만 획기적인 신약이 나오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반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없었다.

아직 변변한 신약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간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도전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최근 '레켐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시장은 개화기를 맞고 있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가 지난 6일(현지시간)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라는 끈끈한 뇌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알츠하이마의 증상을 치료할뿐만 아니라 질환이 발달하는 과정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FDA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허가를 내준 것은 2021년 허가를 받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이후 두 번째다. 아두헬름 역시 레켐비를 개발한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했다. 하지만 아두헬름은 효능이 뚜렷하지 않아 의료계에서 사실상 인정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레카네맙에 대한 시선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FDA는 레켐비에 대해 “알츠하이머의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기전을 타깃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신 치료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치매 치료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레켐비는 2주에 한 번씩 정맥 주사로 투여된다는 점에서 다른 치료제보다 유망하다"며 "이번 FDA의 사용 승인은 의학계에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계기로 관련 시장 분위기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개발사들이 잇따라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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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치매 신약·진단기술 보유 기업, 시장 관심 '한 몸에'

관련 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아리바이오와 젬백스앤카엘다. 이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디앤디파마텍, 메디프론, 차바이오텍, 뉴로라이브, 이수앱지스, 엔케이맥스 등도 전임상이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미국에서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전역 약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위약과 AR1001을 투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AR1001의 첫 환자 투약으로 임상을 본격화했다. AR1001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와 인지기능을 높이는 다중기전 신약 후보물질이다.

젬백스앤카엘은 ‘GV1001’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선 임상 3상을, 글로벌에선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 3상은 알츠하이머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글로벌 임상 2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185명 대상으로 GV1001을 투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다.

디앤디파마텍은 자회사인 미국 뉴럴리(Neuraly)를 통해 퇴행성 뇌질환 신약 후보물질 'NLY01' 임상 2b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2020년 11월 2b상 시험계획(IND)을 FDA로부터 허가 받았다.

NLY01은 신경염증 반응의 근본 원인이 되는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성상교세포의 과활성화 과정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신경 독성물질의 분비를 막는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뇌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 신경염증 반응을 차단함으로써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에 적용이 가능할 것 보인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차바이오텍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CB-AC-02'는 태반 조직에서 추출한 기능성 세포를 이용해 대량배양 기술과 세포동결 기술에 기반을 두고 개발되고 있다. 이는 기성품(off-the-shelf) 형태로 저비용∙고효능의 동결 세포치료제로 볼 수 있다. 임상 단계는 1/2a상이다.

엔케이맥스는 멕시코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4개 군으로 구분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물질은 SNK01이다. 면역조절기능을 통해 뇌 속 환경을 개선,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한다는 목표다. 뇌혈관장벽(BBB) 통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NK01은 미세아교세포가 비정상 단백질을 없앨 수 있도록 인터페론 감마를 다량 분비하게 하는 후보물질이다.

뉴로라이브는 알츠하이머 인지장애 치료제 후보물질 'NR-0701'을 개발하고 있다. NR-0701은 도네페질과 비아그라에 쓰이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및 인산디에스테르가수분해효소(PDE) 억제제를 활용한 의약품이다. 비아그라 계열 약물의 독성을 줄이면서 신경세포의 정보 전달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1상을 진행 중이다.

샤페론은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후보물질 '누세린'을 개발 중이다. 누세린은 염증복합체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미세아교세포와 TNF 알파 생성 등을 강하게 억제해 신경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앱지스는 'ISU203'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진스크립트 프로바이오와 협력, ISU203의 세포주 개발과 공정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임상시료 생산을 마무리했다.

메디프론은 후보물질 'MDR-0214'에 대한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MDR-0214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단백질인 타우 단백질의 변성과 응집을 막는 기전을 나타낸다. 전임상에서 인지능력과 기억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 기업들 대부분은 FDA의 알츠하이머 신약 가속 승인 결정 소식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에서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크고 레켐비가 FDA 승인을 받은 만큼 개발 추진 중인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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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 신약 등장에 진단키트 기업들도 관심↑

FDA 알츠하이머 신약 허가에 치매 진단기술 및 관련 신약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일제히 상승 기류를 타면서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알츠하이머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 시장도 함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우선 진단을 선행하므로, 치료제 상용화로 인해 치매 진단 기업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는 셈이다.

세계 최초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키트를 상용화한 피플바이오가 대표적이다. 피플바이오는 지난 2018년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하이머 혈액검사키트 ‘알츠온’에 대해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글로벌 바이오사들보다 앞선 제품 출시다.

알츠온은 뇌 속에 축적될 수 있는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만 선택적으로 검출해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국내 병의원 120곳 정도에서 검사가 가능하며, 비용은 10만 원대다. 피플바이오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혈액기반 치매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제품을 개발한 엔젠바이오도 업계가 주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시제품은 4개 바이오 기관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에서 발굴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조기 진단으로 쓰이는 혈액기반 체외진단 의료기기이다.

한 번 검사로 치매와 관련한 유전적 인자와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향후 치매 관련 다양한 임상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그 외 도네페질 성분의 필름형 치매치료제 '뉴토인'을 판매하는 아이큐어, 국내 최초로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패치형 치매치료제 '원드론'을 개발해 판매 중인 SK케미칼 등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신약과 조기 진단 기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레카네맙이 조건부 승인인 만큼 섣불리 낙관하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도전으로 머지않아 안정성이 입증된 치매 치료제와 조기 진단 키트가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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