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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 진출 노리는 K-바이오…FDA 문턱 넘을 신약 승자는?
2023년 미국 진출 노리는 K-바이오…FDA 문턱 넘을 신약 승자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1.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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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GC녹십자, 휴젤, 동아에스티, HLB 등 FDA 허가 신청
FDA 허가 새로운 국산 신약 탄생 기대감↑
업계 “국내 기업 신약 개발 독려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해”

[바이오타임즈] 새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한 신약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에도 한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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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미국 진출 가속화…가파른 성장세에 기대감 높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낸다. 새해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FDA 승인을 위한 품목허가 신청이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는 미국 FDA로부터 승인 허가를 획득하는 사례가 다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년 미국 FDA에서 신약을 포함한 의약품 품목허가를 노리는 국내 기업은 유한양행, GC녹십자, 휴젤, 동아에스티, HLB(에이치엘비) 등 5개 기업이 넘을 전망이다.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의 첫 허가 이후 FDA 허가를 받은 국내 의약품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을 모두 포함해 모두 25개다.

이 가운데 지난 2019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웅제약, SK바이오팜, 셀트리온, SK바이오팜, 휴온스 등이 총 9개의 의약품에 대해 FDA 품목허가를 받아 연간 최다 허가 기록을 낸 바 있다. 이는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뚜렷한 성장세를 반증한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내년 FDA 허가 신청에 들어가는 국산 신약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상세포에 있는 야생형 EGFR에 대한 활성이 낮아 항암 약물 투약 시 부작용 가능성이 낮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3세대 EGFR 돌연변이 표적 항암신약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해외 개발권을 갖고 있는 얀센과 내년 중 FDA 신약허가(NDA) 신청을 협의 중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와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도전해 온 면역글로블린 'IVIG-SN'의 미국 허가에 재도전한다. 미국 허가에 나서는 제품은 'IVIG-SN 10%'로 지난해 2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후 내년 공장실사를 남겨 두고 있다.

휴젤은 올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11개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레티보)' 품목 허가를 따낸 만큼 해외 사업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재신청하고 내년 세계 최대 보툴리눔 시장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미국 보툴리눔 시장은 83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70%가 넘는다. 보툴렉스 허가 여부는 새해 2분기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허가 승인이 결정되면 지난 2019년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허가 이후 2번째 국산 보툴리눔톡신의 미국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지난 11월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임상3상을 완료한 동아에스티도 FDA 품목허가 신청에 도전한다.

HLB는 선낭암, 간암에 대한 FDA 신약허가 신청(NDA)을 위해 현재 데이터 분석과 NDA 제출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HLB는 지난 6월 미국암학회(ASCO)에서 악성 침샘암인 선양낭성암 1차 치료제에 대한 미국, 한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9월 유럽암학회(ESMO)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등 13개국에서 진행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선낭암은 현재까지 신약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전무한 분야다. 간암 부문에서도 FDA 허가에 기대를 모은다. HLB는 ESMO에서 항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의 글로벌 병용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도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 중인 'SKL27969', 보령의 'BR101801', 일동홀딩스 자회사인 아이디언스의 '베나다파립(IDX-1197)',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이발티노스타트' 등 항암 신약 후보물질들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고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유럽과 전세계 헬스케어 시장을 양분하는 거대 국가로 현지 시장 진출에 따른 이익이 국내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FDA 허가 획득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다른 국가 진출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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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허가 문턱 높아지고 국산 항암 신약 '전무'…새해는 성과 이룰까

FDA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고 여겨진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인 셈이다.

2022년 국산 신약의 FDA 허가는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 단 한 건에 그쳤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에 이어 포지오티닙의 승인에 도전하며 연내 2연속 FDA 허가라는 타이틀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밖에도 GC 녹십자의 혈액분획제제 '알리글로(IVIG-SN 10%)', 메지온의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 '유데나필', 휴젤의 보톨리눔톡신(BTX) '레티보' 등의 연내 승인이 기대됐다. 하지만 FDA 허가가 불발되며 다시 한 번 FDA의 높은 벽을 실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시장성이 높고 아직 정복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1,840억 달러(한화 약 245조 원)에 달하고 미국이 그 중 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도 FDA 허가 문턱에서 좌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FDA에서 올해 허가한 신약이 35개로 지난해 50건 대비 29%나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FDA의 신약 허가가 급감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FDA가 가속승인한 약물들의 효과 논란으로 인해 심사의 문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가속승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쏟아져 FDA의 신약 심사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FDA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중증·난치성 질환에 2상 결과만으로 시판 장려했고, 시판 후 3상 임상을 통해 승인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3상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못해 적응증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하지만 이 같은 신약 허가 사례 감소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역량이 저하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FDA의 문을 두드릴 준비에 한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신약 허가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임상결과를 통해 독보적이고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FDA 허가 문턱을 넘는 새로운 국산 신약 탄생의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과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유동성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로 인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관련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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