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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첫 확인... 전파 가능성은?
국내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첫 확인... 전파 가능성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12.2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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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체류 후 귀국한 뇌수막염 사망자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 확인
주로 오염된 호수나 강에서 수영한 사람의 코로 침투, 뇌로 이동해 뇌 조직 파괴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사율도 97% 넘어, 전용 치료제 없어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다만 코 세척기를 통해서도 감염 가능
국내에도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서식할 가능성 있어 주의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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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국내에서 첫 파울러자유아메바(뇌 먹는 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26일 해외 체류 후 귀국한 뇌수막염 사망자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환자는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 후 지난 10일 귀국해 귀국 당일부터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구토 및 목 경직 증상을 호소했고, 11일 응급실로 이송돼서 치료받았으나 10일 후인 21일 사망했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 병원체인 3종류의 아메바(가시아메바, 발라무시아, 파울러자유아메바) 원충에 대한 유전자(18S rRNA) 검사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했다고 밝혔다.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미국질병예방센터)(사진=질병관리청)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미국질병예방센터)(사진=질병관리청)

◇주로 오염된 호수나 강에서 수영한 사람의 코로 침투, 뇌로 이동해 뇌 조직 파괴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는 사람, 마우스 및 실험동물 감염 시에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 감염자 조직에서 세계 최초사례로 확인됐다.

주로 오염된 호수, 강,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강이나 호수에서 물놀이 중인 사람의 코를 통해 침투해 뇌로 이동해 뇌 조직을 파괴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 특히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 물이 따뜻할 때 위험하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대기 온도가 30도 이상이 되면 활발히 증식한다. 온도가 높고 먹을 게 많으면 사람에서 병을 일으키는 영양형의 형태로 있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주머니를 뒤집어쓴 호낭형이 되어 오랜 기간 버틴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사례는 드물지만, 일단 감염되면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사율도 97%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제도 없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임상에서의 인식이 중요하다.

아메바가 본격적으로 증식하며 활동을 시작하면 환자는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 등이 생기고, 수막뇌염의 특징인 목이 뻣뻣한 증상도 호소하게 된다. 문제는 아메바에 의한 뇌수막염과 세균에 의한 뇌수막염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Neti Pot)를 통해 아메바에 오염된 깨끗하지 않은 물 사용 시 감염이 가능하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5일이며,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관찰되며,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 및 경부경직, 혼수 증상이 나타나며 결국 사망에 이른다.

그동안 임상 진단법은 뇌척수액 및 뇌 조직에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아메바를 관찰하거나, 실험실 배양에 의존했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됐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 검사 도입으로 진단이 빨라지고, 검출율도 높아졌다.

전용 치료제가 없으며, 치료 방법은 말테포신이라는 아메바성 수막염에 효과가 있는 구충제를 투여하고, 저체온 치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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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2021년 사이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의 발생 현황이 확인됐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도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서식할 가능성 있어 주의 필요

국내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보고는 없었으며, 이번이 최초사례다. 그간 국내에서는 가시아메바와 발라무시아에 의한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례만 보고됐다.

세계적으로는 2018년 기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 뇌염 사례는 총 381건 보고됐다(Clin Infect Dis. 2021).

미국에서는 1962~2021년 사이에 154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의 발생 현황이 확인됐다. 이번에 국내 사망자가 감염된 태국은 2021년 1건을 포함해 약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강이나 하천은 안전할까?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에서 52개 지점 중 6곳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돼 국내에도 이들 아메바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014년 검사법 구축을 통해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 진단용 유전자 검사법과 호수 등 수계환경에서의 아메바 검출법을 구축해 의심 검체에 대한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 여행 시,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주실 것”을 권고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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