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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나이, ‘새로운 RNA 지표’로 측정 가능해요
생체 나이, ‘새로운 RNA 지표’로 측정 가능해요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12.07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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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승재 교수 연구팀, 생체 노화 정도 측정할 수 있는 새 RNA 지표 발견
단백질을 생산하는 RNA(mRNA)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
RNA의 노화를 조절했을 때 장수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제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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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생체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RNA 지표를 발견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진(RNA 매개 건강장수 연구센터)은 동물의 생체 나이를 알려주는 지표로 새로운 RNA 변화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노화는 DNA, RNA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명체의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신체의 구조와 기능이 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포 수준에서 분화와 증식이 줄어들어 특정 분자들의 구조가 바뀌고, 일련의 반응 경로가 변화한다. 이를 통해 세포와 분자 수준을 넘어 해부학적, 생리학적으로 불가피한 변화가 발생한다.

노화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른데, 이는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나이는 생후 시간을 나타내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생물의 젊거나 늙은 상태를 나타낸다. 성별과 나이가 같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노화 속도가 빠른 사람이 만성질환 위험이 더 크고, 사망 위험이 크다는 것도 확인됐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노화의 다양한 특징을 밝혔지만, RNA의 변화를 측정해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노화 연구 분야의 과제로 남아있었다.

RNA(리보핵산)은 DNA(디옥시리보핵산)의 유전정보를 전달하여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단백질 합성 과정에 관여한다. DNA에서 만들어진 RNA는 스플라이싱(RNA에서 단백질 정보가 없는 인트론을 제거하고 단백질로 번역되는 엑손을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조합을 가진 형태로 형성된다.
 

(사진=KAIST)
연구 요약(사진=KAIST)

◇KAIST 이승재 교수 연구팀, 생체 노화 정도 측정할 수 있는 새 RNA 지표 발견

연구팀은 나이별 야생형 예쁜꼬마선충과 생리적 노화가 지연된 돌연변이체를 모델로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수명이 짧고 노화 속도가 빠르며, 유전자 83%가 인간과 비슷해 노화 및 장수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작은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노화 과정에서 RNA의 총체적인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RNA(noncoding RNA)가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이 증가함을 발견했고, 역으로 단백질을 생산하는 RNA(mRNA)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양이 줄어들었다.

좀 더 세밀한 분석을 수행한 결과, 노화한 개체에서는 한 개의 유전자에서 여러 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스플라이싱(Splicing) 중 RNA의 오른쪽 끝부분에서 뒤쪽이 더 많이 쓰이는 경향이 증가함을 알아냈고, 이를 억제하면 장수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증가는 새로운 생물학적 노화 표지로 선충과 초파리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연구진은 생물학적 노화가 RNA 처리 인자인 F30A10.9를 감소시키고, 동반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F30A10.9의 감소가 노화에 따른 RNA 스플라이싱 변화를 증가시키고 노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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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의 노화를 조절했을 때 장수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제시

이번 연구는 동물의 건강 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RNA의 노화 지표를 밝혔고, RNA의 노화를 조절했을 때 장수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의학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을 치료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KAIST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A 형성의 특정한 변화가 노화의 시계로 작동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노화를 제어하여 건강한 장수를 추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ˮ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함석진 박사, 김시은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해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지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지난 11월 9일 날짜로 게재됐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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