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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눈 마르는 쉐그렌 증후군, 국내 연구진이 발명 원인 찾았다
입과 눈 마르는 쉐그렌 증후군, 국내 연구진이 발명 원인 찾았다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10.31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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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그렌 증후군, 악성 림프종 및 폐 섬유화 합병증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어
KAIST, “자가면역질환 쉐그렌 증후군 발병 기전은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
비침습성 조기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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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쉐그렌 증후군은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어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하면서 구강 건조 및 안구 건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증후군은 유전적인 이유,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외분비샘 외 장기 침범이 다양하고 악성 림프종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특징적으로 수반된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며 환자 중 약 3분의 1은 림프종, 관절염, 간 손상, 기관지염 등의 다양한 전신증상을 겪으며, 악성 림프종 및 폐 섬유화 합병증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환자의 침샘, 눈물샘을 공격하는 T림프구와 B림프구가 조직 내 많이 모여 있고, 혈액 내 쉐그렌증후군 A 항체(SS-A, anti-Ro)가 발견되어 이런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 연구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신약 등장을 희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물은 결과, 가장 많은 의사들이 ‘쉐그렌 증후군’을 꼽은 것으로 조사될 만큼 신약 개발에 관한 니즈도 크다.

이처럼 쉐그렌 증후군은 질병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질환의 병태생리를 대변하는 유전자 마커 없이 환자의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지고 있으며, 치료제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쉐그렌 증후군 진단은 이미 외분비샘 조직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가능하고 진단법 역시 증상을 기반으로 해 낮은 질병 특이도를 갖고 있어 무엇보다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하겠다.

쉐그렌 증후군의 발병 메커니즘 모식도(사진=KAIST)
쉐그렌 증후군의 발병 메커니즘 모식도(사진=KAIST)

◇KAIST, “자가면역질환 쉐그렌 증후군 발병 기전은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임성갑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 그리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차승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쉐그렌 증후군(Sjögren’s Syndrome)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쉐그렌 증후군에서 비정상적인 면역 활성을 유발해 외분비샘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 이하 mt-dsRNA)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mt-dsRNA라는 쉐그렌 증후군 증상 조절 인자를 최초로 확립해 비침습성 조기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민 박사과정생과 이민석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 뉴클레익 에시드(Molecular Therapy–Nucleic Acids)’에 지난 9월 27일 게재됐다. (논문명‘: 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s as a pivotal mediator in the pathogenesis of Sjögren’s syndrome)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민 박사과정, 김유식 교수(사진=KAIST)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민 박사과정, 김유식 교수(사진=KAIST)

◇비침습성 조기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

쉐그렌 증후군은 이중나선 RNA(double-stranded RNA, dsRNA)를 인지하는 선천성 면역 단백질의 과활성화와 이에 의한 인터페론 반응,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보고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dsRNA가 실제 질환에 관여하는지는 보고된 바 없으며, dsRNA를 표적으로 하는 진단법 및 치료 방향을 탐색한 연구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에서 dsRNA(mt-dsRNA)가 생성되고, 이는 선천성 면역반응 단백질에 의해 외부물질로 인식되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쉐그렌 증후군 환자에서 관찰된 과도한 면역 활성의 특징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을 고려해 mt-dsRNA가 질환 발병에서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 쉐그렌 증후군 환자의 누액과 타액을 분석한 결과, 환자 특이적으로 mt-dsRNA의 과발현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환자의 일차 세포 및 쉐그렌 증후군 모델 생쥐의 손상된 침샘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에 mt-dsRNA의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타액선 세포주의 3차원 스페로이드 배양 시스템을 구축해 더욱 정확한 질병 환경을 모사했고, 그 결과 mt-dsRNA의 발현이 면역 활성이 유발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가하며 이는 면역 활성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특히, mt-dsRNA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면역 활성이 감소하며 질환의 특징이 일부 복원되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M3R 수용체 작용제인 아세틸콜린이 mt-dsRNA 조절을 통해 면역 활성을 억제하며, 실제 쉐그렌 증후군 환자에서 추출된 자가항테가 아세틸콜린을 억제해 과도한 면역 활성을 유발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현재 증상 완화에 활용되는 필로카핀이 아세틸콜린을 모방하는 M3R 작용제임을 감안한다면 약물의 효과를 대변할 수 있는 마커로서 mt-dsRNA의 가능성 또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쉐그렌 증후군에서 mt-dsRNA라는 새로운 병인을 제시했다ˮ면서 ”특히, mt-dsRNA 발현량 조절을 통한 면역 과활성화의 완화 효과를 고려했을 때 쉐그렌 증후군 외 기타 자가면역질환에서도 mt-dsRNA라는 새로운 생태 병리학적 마커를 활용해 진단 및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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