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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뇌 연구에 막대한 투자 투입... 우리나라는?
美·中, 뇌 연구에 막대한 투자 투입... 우리나라는?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10.1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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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레인 이니셔티브 2.0 개시... 2026년까지 총 50억 달러 투자
중국, ‘중국 뇌 프로젝트(CBP)’에 50억 위안 투자 개시
한국, 2016년 뇌 과학 발전전략 수립... 2023년까지 뇌 지도 완성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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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뇌 연구 분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이슈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각각 최근 대규모 뇌 연구 관련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했다.

인간의 뇌는 의학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폐증, 간질, 정신분열증, 우울증 및 외상성 뇌 손상과 같은 신경 및 정신 질환은 개인, 가족 및 사회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신경과학의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경 및 정신 질환의 근본 원인은 인간 뇌의 복잡성으로 크게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뇌 구조는 수억 개의 신경 세포가 복잡한 회로로 얽힌 거대한 지도와 같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커 각국의 개발 경쟁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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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레인 이니셔티브 2.0 개시...2026년까지 총 50억 달러 투자

9월 22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뇌세포 유형과 이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변화시키고 인간 뇌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새로운 대규모 ‘Brain Initiative 2.0’(브레인 이니셔티브 2.0) 프로젝트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이니셔티브는 뇌에 있는 860억 개의 세포와 이들 세포 간에 형성하고 있는 조(Trillions) 단위의 연결망을 이해하기 위해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포괄적 뇌 지도 작성, 뇌 질환 극복을 위한 혁신적 기술개발 등을 목표로 하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인간 게놈(Genome) 지도 제작 프로젝트에 비길 만하다고 평가받는다.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뇌세포 분포를 그린 ‘뇌 지도’를 통해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병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한다. 뇌세포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뇌 영역의 구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뇌 장애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브레인 이니셔티브 2.0의 핵심은 오래전부터 신경과학자들의 목표였던 3차원 형태의 ‘인간 뇌세포 지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경 세포와 비신경세포를 특정하고 각각의 위치를 확인하고 태아 시기부터 노령화 시기에 걸쳐 인간의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다. 이러한 노력을 위해 미국 NIH는 기존 프로젝트에 투자한 24억 달러에 이어 이번에 추가로 6억 달러 이상 투자할 계획이며, 2026년까지 총 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솔크연구소, 듀크대학교, 브로드연구소 등 미국 전역에 걸친 기관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게 되며, 성공할 경우 뇌에 있는 모든 세포의 형태와 이들이 어떻게 서로 연계되어 있는지, 질병 발생 시 어떤 변화가 있는지와 이 결과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 신체의 가장 복잡한 기관인 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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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 뇌 프로젝트(CBP)’에 50억 위안 투자 개시

중국 정부도 최근 ‘중국 뇌 프로젝트(CBP)’에 50억 위안(9,330억 원) 투자를 개시했다. 지난 9월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중국이 신경과학에 대한 야심 찬 기여를 목표로 ‘중국 뇌 프로젝트(China Brain Project, CBP)’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5년간 50억 위안(7억 4,600만 달러)이 투자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뇌 연구나 EU의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와 대등한 수준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뇌 프로젝트’의 세부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 ▲뇌 장애 진단 및 치료 ▲뇌 기능을 본뜬 컴퓨팅 등 세 개 영역에 중점을 두며, 쥐보다 200배 큰 뇌를 가진 마카크원숭이를 대상으로 ‘뇌의 지도’를 만드는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원숭이 실험을 통한 뇌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 연구소는 2019년 유전자 편집으로 체내 24시간 생체리듬을 감지하지 못하는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한 실험과 루게릭병의 증상을 살피기 위한 실험도 진행됐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로젝트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목표를 보완하기 위해 중국이 강점을 가진 ‘활성화된 뉴런의 뇌 전체 3D 이미징 및 매핑’ 기술을 살려, 뇌의 다양한 세포 유형을 이해하고 식별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 외에도 한국, EU, 일본, 호주, 캐나다에서도 뇌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 국가와 카블리재단, 미국국립보건원, 미국과학재단 등의 기구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뇌과학이니셔티브는 뇌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질환 극복, 그리고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협력을 추구하는 국제 뇌과학 공동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뇌 과학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뇌 지도 제작을 포함한 연구 개발에 10년간 3,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4년 기준 선진국 대비 72%인 기술 수준을 2023년까지 9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또한, 2023년까지 뇌 지도를 완성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뇌 신경망을 3차원(3D)으로 시각화하는 기술과 미니 뇌(오가노이드) 제작·활용 기술 등도 함께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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