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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 질환 없는데도 코로나 중증 걸리는 이유는? “클론성조혈증” 때문
기저 질환 없는데도 코로나 중증 걸리는 이유는? “클론성조혈증” 때문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9.30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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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성조혈증’이 중증 코로나19의 과잉 염증반응에 대한 신규 원인 인자로써 작용
단일세포 오믹스 실험과 생물정보학 분석 기술의 융합으로 규명 가능
코로나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정보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2019년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으로 발생하여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3년 가까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6억 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중 6백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 종식을 기대할 만큼 사망자 수와 중증 환자 수도 많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하루 1만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나라는 13개국이 넘는다(9월 29일 기준).

그동안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병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고, 단핵구(큰 크기의 백혈구, Monocyte)의 과잉 염증반응으로 인한 중증 진행 메커니즘 등이 밝혀졌다. 하지만 개별 코로나19 환자마다 면역 반응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러한 연구 결과만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어 코로나 치료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신규 위험 인자를 발굴하는 것이 환자 맞춤형 치료의 주요 과제였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기저 질환이 없는 저위험군의 신규 코로나19 중증 위험 인자를 발굴하고, 발굴된 인자의 과잉 염증반응에 대한 분자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연구개념도(사진=KAIST)
연구개념도(사진=KAIST)

◇‘클론성조혈증’이 중증 코로나19의 과잉 염증반응에 대한 신규 원인 인자로써 작용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강창경, 고영일, 분당서울대병원 송경호 교수, 경북대병원 문준호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이지연 교수, 지놈오피니언으로 이루어진 산·학·병 공동연구를 통해 ‘클론성조혈증’이 기존의 기저 질환 외에 중증 코로나19의 과잉 염증 반응에 대한 신규 원인 인자로써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 개의 국제 학술지 ‘헤마톨로지카(haematologica, IF=11.04)’에 9월 15일 字(논문명: Clinical impact of clonal hematopoiesis on severe COVID-19 patients without canonical risk factors) 온라인 게재가 됐으며.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11.590)'에 지난 8월 1일 字(논문명: Single-cell transcriptome analyses reveal distinct gene expression signatures of severe COVID-19 in the presence of clonal hematopoiesis) 게재 승인됐다.

KAIST 생명과학과 최백규, 박성완 석박사통합과정과 서울대병원 강창경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기저 질환이 없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요인을 알아내기 위해 국내 4개의 병원이 합동해 총 243명의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정보를 수집 및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 집단의 임상적 특징을 밝히고,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과 후성유전학적 분석을 도입해 관찰된 임상적 특징과 중증 코로나19 내 과잉 염증반응 간의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저 질환이 없는 집단 내 중증 환자는 ‘클론성조혈증’(CHIP, Clonal hematopoiesis of indeterminate potential)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혈액 및 면역세포를 형성하는 골수 줄기세포 중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있는 집단을 의미한다.

또한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클론성조혈증을 가진 중증 환자의 경우 단핵구에서 특이적인 과잉 염증반응이 관찰되는 것을 확인했고, 클론성조혈증으로 인해 변화한 후성유전학적 특징이 단핵구 특이적인 과잉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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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세포 오믹스 실험과 생물정보학 분석 기술의 융합으로 규명 가능

클론성조혈증은 혈액 생성을 담당하는 조혈모세포에 후천적으로 한두 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변이를 가지고 분화한 면역세포의 경우, 면역 반응을 관리하는 물질 분비 및 반응에 이상이 생겨 기존 보다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누적되면 암이나 심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혈액 검사를 통해 클론성조혈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클론성조혈증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고 유해환경과도 관련이 있으며, 항암치료로 혈액세포에 손상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그 빈도가 높다.

이와 같이 클론성조혈증은 그간 심혈관질환, 암 등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주목받아 왔는데,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중증도와의 상관관계 또한 확인됐다.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클론성조혈증과 코로나19 간의 관련성에 주목한 연구들이 있었지만,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고, 과잉 염증반응으로 이어지는 분자 모델 역시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공동 연구팀은 생물정보학 기반 계층화된 환자 분류법과 환자 유래 다양한 면역 세포를 단 하나의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 패턴 및 조절 기전을 해석할 수 있는 단일세포 오믹스 생물학 기법을 적용해 클론성조혈증이 코로나19의 신규 중증 인자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앞으로 기저 질환이 없는 저위험군 환자라도 클론성조혈증을 갖는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보다 체계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KAIST 최백규 석박사통합과정은 “최신의 분자실험 기법인 단일세포 오믹스 실험과 생물정보학 분석 기술의 융합이 신규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아형과 관련 유전자 조절 기전을 규명 가능케 했다”며, “다른 질환에도 바이오 데이터 기반 융합 연구 기법을 적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송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코로나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연구ˮ라며 ”앞으로도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 치료전략 연구를 이어나가겠다ˮ라고 밝혔다.

지놈오피니언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고영일 교수는 “회사에서 개발한 클론성조혈증 탐지 및 분석 기술이 코로나19 팬데믹 해결에 도움이 되어 보람있다ˮ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 및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지속해서 기여하고 싶다ˮ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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