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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비마약성 진통제, 국내도 개발 경쟁 후끈
대세는 비마약성 진통제, 국내도 개발 경쟁 후끈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9.26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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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2022년 31조 원, 진통제 시장은 약 100조 원 규모
중독과 부작용 심한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개발 절실
임상 3상 중인 비보존헬스케어 비롯해 국내 기업들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박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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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마약류 진통제에 대한 오남용이 끊이지 않으면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힘이 쏠리고 있다.

현재 극심한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마약류의 특징인 중독성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개발이 요구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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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2022년 31조 원, 진통제 시장은 약 100조 원 규모

현재 진통제 시장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계(아편) 약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로 급성 통증이나 암과 관련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나 소염진통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신경병증성 통증, 만성 통증, 수술 후 통증 등의 극심한 통증을 다스리기 위한 약물이다. 호흡 억제, 변비,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 외에도 남용할 경우 마약 중독을 야기하고 과량 투여 시 사망을 일으킨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사용량이 점차 늘었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오피오이드계 약물 오남용에 의한 사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CDC)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15명의 미국인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월 비마약성 급성 진통제에 대한 개발 지침(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23년도 회계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오피오이드 퇴치 사업’ 예산을 편성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항암제, 당뇨치료제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BBC 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99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2022년 226억 달러(약 31조 원)로 연평균 18% 성장을 전망했다.

아울러 세계 진통제 시장은 현재 약 100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지만,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진통제가 범람하고 있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신개념 진통제가 시장에서 부재한 상황이라 비마약성 진통제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뜨겁다.

◇임상 3상 중인 비보존헬스케어 비롯해 국내 기업들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박차

개발 경쟁에서 가장 선두에 자리한 기업은 비보존헬스케어다. 회사는 비보존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 주사제의 임상 3상과 외용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을 비롯한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서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비마약성 진통제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와 유사하게 말초 및 중추 모두에서 통증 전달을 차단한다. 비마약성, 비소염 진통성이기 때문에 오피오이드 및 NSAIDs(비마약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의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iN1011-N17’는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비마약성 진통제 DWP17061은 Nav1.7 저해제(Voltage Gated Sodium Channel 1.7 blocker)로서 통증에 직접 작용하는 소듐(Sodium) 채널인 Nav1.7만을 차단하고 통증 신호가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회사는 호주 임상 1상의 중간결과를 지난 4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골관절염학회(OARSI) 포스터로 공개됐다. 이 결과, 104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우수성이 확인됐으며, 비마약성 진통제에 관심을 가진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기술수출 등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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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치료제 플랫폼 기업 올리패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에 대한 주요 비임상 결과 및 호주 임상 2a상 1단계 오픈 라벨 평가 결과를 ‘2022년도 세계통증학회(2022 World Congress on Pain’에서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올리패스의 OLP-1002는 SCN9A Pre-mRNA에 작용하여 Nav1.7 소듐이온 채널의 발현을 억제하는 진통제다. 통상적인 합성의약품 방식의 Nav1.7 저해제들과는 달리 Nav1.7에 대한 선택성이 우수해 진통 효능은 매우 강하고 안전성이 우수해, 마약성 진통제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OLP-1002에 대한 동물 효능 평가를 통해 설치류 동물에서는 말초 신경보다는 중추 신경에서 Nav1.7 저해가 통증 억제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했고, 임상 2상 1단계 오픈 라벨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인간에서는 말초 신경에서 Nav1.7 억제만으로도 강한 진통 효능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회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향후 OLP-1002의 임상 개발이 순항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메디프론디비티는 도포성 비마약성 진통제(1% MDR-652 겔)의 임상 1상을 지난 5월에 시작했다. 2020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임상시험 준비를 해왔으나,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미뤄지다 마침내 시험을 시작하게 됐다

MDR-652는 통증 발현에 관여하는 바닐로이드 수용체(TRPV1)에 작용해 만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1% MDR-652 겔’은 바닐로이드 수용체(TRPV1) 효현성을 작용기전으로 하는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연구를 통해 확보된 신약물질인 ‘MDR-652’은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당뇨병성 신경 통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 등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진통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감각이상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루다큐어는 회사가 보유한 만성 통증 치료제(RCI002)가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 과제로 선정돼 향후 선도물질 도출을 위한 최적화 연구를 본격화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루다큐어의 RCI002는 비마약성 강력 진통제 개발의 주요 타깃으로 알려진 TRPV1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물질로, 회사의 선행연구 결과 TRPV1 활성 억제 효과와 더불어 만성 통증 동물모델에서 통증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또, 기존 TRPV1 길항제와는 달리 이상 고열의 발생이 나타나지 않아 진통 효과가 뛰어나고 별다른 부작용도 없어 안전한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통증치료제 개발 전문가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박철규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번 지원사업을 수행함으로써 RCI002의 최적화 연구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천연물 치매치료제 바이오 R&D 기업 메디포럼은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비마약성 진통제 ‘MF018’를 개발 중이다. 이 약은 항암제를 투여받은 암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며,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메디포럼은 2020년 1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을 허가받았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실시를 미뤄왔었다.

메디포럼은 MF018이 기존 치료제들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진통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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