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1:31 (금)
[인터뷰] CKP테라퓨틱스, “암 줄기세포 사멸로 난치암 신약후보물질 개발”
[인터뷰] CKP테라퓨틱스, “암 줄기세포 사멸로 난치암 신약후보물질 개발”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9.16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진출 위해 한국 아닌 미국 보스턴에 회사 설립... 2026년 나스닥 상장 목표
세계 최초로 SERCA 억제제를 난치성 간암에 적용
가장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 발굴 및 동물실험에만 집중... 글로벌 회사에 기술이전할 것
난치성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2개, PCT 국제특허 출원 완료
총 7개의 재발/전이 난치암 치료제 후보물질 확보
CKP테라퓨틱스 이재하 공동대표(사진=CKP테라퓨틱스)
CKP테라퓨틱스 이재하 공동대표(사진=CKP테라퓨틱스)

[바이오타임즈] 세계 최초로 SERCA 억제제를 이용해 난치성 간암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있다. 2019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CKP Therapeutics다.

CKP테라퓨틱스(대표 김찬웅·이재하)는 ‘난치암 환자들의 기대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난치암의 신약 개발을 위한 신물질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회사는 10년 이상 축적된 연구 성과와 기술력 및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암 줄기세포를 직접 타깃하는 신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기청 교수/김석모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Sarcoplasmic/Endoplasmic reticulum calcium ATPase 2가지 SERCA 저해제를 적용해 개발한 새로운 치료법이 지난 7월 기초 암 연구를 선도하는 국제학술지인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 6.208)에 실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12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나섰다. 바이오 분야도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는 만큼 한국의 바이오 기업 역시 미국 내 현지법인을 운영하는 회사가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CKP테라퓨틱스는 한국이 아닌 미국 보스턴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스타트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처음부터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기업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이며, 회사가 보유한 항암치료 분야의 기술력과 경쟁력에 대해 이재하 대표로부터 들어봤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바이오 기업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의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1위의 제약·바이오 강국인 미국, 특히 바이오·의료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보스턴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를 보스턴에 직접 설립하면 글로벌 시장에 훨씬 더 수월하게 회사를 알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수십억 달러의 자본과 10년 가까운 긴 시간을 투자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는 늘 보스턴 소재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 개발하는 후보물질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난치암 신약후보물질을 연구하는 기업으로서 로컬에서 시작하여 글로벌로 성장하는 길보다는, 바로 글로벌에서 시작해 성장하고 성공하는 지름길을 택했습니다.

◇미국에서 바이오 기업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요

CKP테라퓨틱스는 2019년 10월에 회사 설립요건을 모두 갖춰 메사추세츠 주에 등록했으며, 2021년 6월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M2D2(Massachusetts Medical Device Development Center)에 입주했습니다. M2D2는 입주 기업들에 높은 수준의 동물실험실 및 인큐베이터 공간을 제공하고 메사추세츠 주립대의 연구시설 및 메디컬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 회사가 연방 연구비(Federal Research Grant) 신청을 준비하는 작업을 강력하게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따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치암 치료제로서 암 줄기세포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현재의 표준 항암 치료법(수술, 방사선치료, 화학 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으로 환자를 일차적으로 잘 치료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기도 하고, 항암제가 저항성 때문에 더 이상 듣지 않는 단계에 이르면 환자는 치료를 더 받지 못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즉, 현재의 항암 치료법으로는 항암제 저항성을 가지는 난치암 환자에게 치료법 제시를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회사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적 수요(Unmet Medical Needs)에 부응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입니다. 2008년경에 환자를 사망으로 이르게 하는 암의 재발, 전이, 항암제 저항성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암 줄기세포라는 것이 밝혀진 후 전 세계적으로 암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우리 회사도 이러한 연구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항암제 저항성과 관련된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든 점이라면 신약후보물질을 최종적으로 찾을 때까지의 긴 시간과의 싸움이며,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회사가 개발한 난치성 간암 신약 2개의 후보물질은 HTS(High-throughput Screen) 과정에서 수천 개의 후보물질 중에서 600여 개의 유효물질을 찾아내고, 600개에 대해 일일이 실험을 거쳐 H2L(Hit to Lead) Selection 과정에서 100여 개의 선도물질들을 찾아낸 다음, 다시 100개에 대해 LO (Lead Optimization)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2개의 후보물질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때 최종적으로 후보물질을 찾지 못할 경우 앞에서의 모든 실험이 허사로 끝나기도 합니다.
 

연구에 사용된 신물질(사진=CKP테라퓨틱스 논문 인용)
연구에 사용된 신물질(사진=CKP테라퓨틱스 논문 인용)

◇CKP테라퓨틱스 연구팀이 거둔 주요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석모 교수와 박기청 교수가 이끄는 우리 연구팀은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난치성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2개를 개발해 2021년 8월에 미국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했고, 2022년 7월에 기초 암 연구를 선도하는 국제학술지인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 6.208)에 논문이 게재됐으며, 2022년 8월에 PCT 국제특허 출원도 마쳤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현재 난치암 치료제 후보물질 3개를 추가로 미국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하려고 합니다. 또한 난치성 갑상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2개를 기술이전해오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PCT 국제특허 출원이 현재 진행 중으로 관련 논문도 2022년 9월에 국제분자과학저널(IF 6.208)에 출간을 완료했습니다. 2022년 9월 현재 우리 회사는 총 7개의 재발/전이 난치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회사의 핵심 항암 관련 신규물질의 특성과 차별성을 설명해 주세요

암 줄기세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암 줄기세포를 직접 사멸시키기보다는 암 줄기세포의 신호전달경로(STAT3, WnT, Notch, Hedgehog)를 억제하는 간접적 치료물질을 개발하는 반면, 우리 회사는 암 줄기세포를 원천적으로 사멸시킴으로써 암이 더 이상 재발, 전이되지 않게 하는 직접적 치료물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연구를 예로 들면, 암 줄기세포의 전이에 관여하는 STAT3에 대한 억제제를 찾아 전이를 막는 시도를 할 수 있고, 암 줄기세포의 자기재생에 관여하는 Notch에 대한 억제제를 찾아 재발을 막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KP테라퓨틱스는 암 줄기세포 자체를 아예 사멸시켜 암 줄기세포가 유발하는 전이, 재발, 항암제 저항성을 애초에 차단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환자를 살릴 수 있게 하는 치료물질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일반 암세포는 항암제가 투여될 때 항암제와 싸우기 위해 에너지에 관여하는 칼슘을 너무 과다하게 분비해 세포자멸사(Apoptosis)에 이르게 되어 암이 치료되지만, 암 줄기세포는 이와 달리 SERCA라는 단백질을 다량 분비해 칼슘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자멸사에 이르지 않고 살아 남아 전이, 재발 및 항암제 저항성을 나타낸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즉, SERCA 억제제를 찾아 암 줄기세포도 일반 암세포처럼 세포자멸사에 이르게 함으로써 더 이상 암 줄기세포가 생존하지 못하게 하는 직접적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규모는 매해 급성장해2028년에는 2,866.7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규모는 매해 급성장해 2028년에는 2,866.7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외 항암제 시장 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규모는 매해 급성장해 2020년에 1,453.3억 달러였으며, 2028년에는 2,866.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의 신제품 파이프라인의 30%가 항암제이고, 이미 전체 매출의 25%를 항암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항암제의 개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9월 현재 415개의 항암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키트루다(Keytruda)와 옵디보(Opdivo)가 가장 매출이 높은 항암제이며, 2026년에 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10개의 약제품(일반 의약품과 항암제 모두 포함)에 대한 추정치를 살펴보면 키투르다가 1위(예상 매출액 270억 달러), 옵디보가 2위(예상 매출액 15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항암 시장의 성장은 새로 암에 걸리는 환자 수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2020년에 새 암 환자 수가 1,930만 명이었으며, 2040년에는 새 암 환자 수가 무려 2,84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암으로 사망한 환자 수가 2020년 한 해에 1,000만 명이나 됐으며, 대부분 암의 전이, 재발, 항암제 저항성으로 인해 마지막 단계를 맞은 난치암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항암제 시장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의약품 시장의 성장률이 9.8%인 것에 비해 항암제 시장은 34.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대수명 83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7.9%로서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암 발생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은 위암이 가장 많이 발병(10만 명당 80.2명)하고, 여성은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병(10만 명당 108.2명)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CKP테라퓨틱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CKP테라퓨틱스는 세포주 회사에서 구입하는 일반적인 암세포 배양주가 아니라 실제로 재발/전이 말기 간암 환자들로부터 직접 받은 암세포(Patient Derived Cell, PDC)를 동물에 이식(Patient Derived Xenograft, PDX)해 항암 효능테스트와 독성테스트를 거쳐 SERCA 억제제 후보물질 2개를 개발했습니다. 현재까지 SERCA 억제제를 난치성 간암에 적용한 것은 CKP가 세계 최초입니다. PDC/PDX 플랫폼, 즉 실험실 세포주가 아니라 구하기 어려운 전이/재발 환자들의 실제 세포를 사용한 아바타 쥐들에서 후보물질에 대해 실험했다는 것은 실제 환자의 임상 반응에 보다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CKP는 난치성 갑상선암 후보물질 2개도 추가로 확보했으며, 조만간 3개가 더 특허 출원될 예정입니다. 아직 재발/전이 난치암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CKP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으로 인정받으리라 확신합니다. 대부분의 바이오 벤처는 후보물질을 개발한 다음 전임상(Preclinical)시험을 거쳐 임상(Clinical) 시험까지 마치는 계획으로 사업을 운영하지만, CKP테라퓨틱스는 PDC/PDX 플랫폼으로 동물실험(in vivo test)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임상시험을 수행할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회사에 CKP의 후보물질을 기술 이전하는 사업모델을 지향합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에게 난치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들을 공급하기 위해 CKP는 지속해서 후보물질들을 연구 개발할 것이며, 이러한 사업 방향이 CKP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제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리즈 A 투자 유치금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되나요

우리 회사는 RIPCO(Royalty Income Pharmaceutical Company) 모델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가장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 발굴 및 동물실험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 유치금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에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함으로써 CKP는 선지급금 및 마일스톤 지급금을 받고 나아가 제품화가 되면 로열티를 받아 자금을 확보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다른 바이오 기업들은 후보물질을 제품화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 초기 투자가 이루어진 후 계속 투자 유치금이 더 늘어나야만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습니다. CKP의 시리즈 A 투자 유치금은 난치암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개발에 필요한 실험 비용 및 연구실 운영비용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회사의 후보물질을 특허 출원하고,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어야 하며, 동시에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포스터 세션을 통해 글로벌 제약 회사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에 필요한 경비도 투자 유치금으로 충당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항암제 관련 추가 신규물질을 확보할 계획은 있나요

CKP테라퓨틱스는 암 줄기세포를 직접 타깃으로 삼아 재발/전이 난치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자체적으로 계속 연구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의 암 줄기세포 관련 직접적 치료법에 근거한 연구 결과물 및 신규물질이 있다면, 우리 회사로 기술이전을 통해 가져오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략 하에 CKP테라퓨틱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암 줄기세포 및 재발/전이 난치암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특화된 세계 최고의 연구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CKP테라퓨틱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CKP테라퓨틱스는 2022년 말까지 총 7개의 특허 출원된 재발/전이 난치암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게 되며, 2026년까지 4개의 후보물질을 추가로 확보하고 특허 출원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후보물질들에 근거하여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에 6편의 논문을 싣고, 국제학술대회 및 포스터 세션에 5회 참석할 계획입니다. 이 후보물질 중 일부는 글로벌 제약회사로 기술이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 말에 CKP 테라퓨틱스를 Bio-focused SPAC을 통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우리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단·중기 목표입니다. 우리 회사는 나스닥상장 이후에도 지속해서 난치암 신약후보물질을 연구 개발해 회사의 가치를 계속 높일 것이며, 우리 회사의 주주들이 자랑스럽게 대를 물려 가면서 계속 회사가 창출하는 부를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