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2:30 (금)
유한양행, ‘에이투젠’ 인수...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유한양행, ‘에이투젠’ 인수...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9.15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미래 동력으로 점찍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시장 아직 초기 단계, 기술격차도 근소해
양사의 시너지 통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제약·바이오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는 가운데,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이 15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이번 에이투젠 지분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 및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에이투젠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기능성 소재의 스크리닝 플랫폼과 NGS(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여 대사성질환, 면역질환, 여성 생식기 질환, 근육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제를 개발한다. 또한, 특정한 기능성을 가지는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 주식의 인수를 통해 1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고, 내년 초 별도의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와 인간의 장내 미생물총 조절을 통해 치료 효능을 가지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로 협약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프로바이오틱스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미래 동력으로 점찍어

유한양행은 미래 성장을 위한 주요 사업으로 약 1조 원에 육박하는 시장성을 가진 프로바이오틱스 소재와 새로운 치료제 패러다임을 가져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를 점찍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즉, 인체에 존재하는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의 총합을 말한다. 체중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신약 개발과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kg 성인 한 명이 약 38조 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가진다. 사람의 DNA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단 한 번이라도 바꿀 수 없는 반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은 생활 습관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다.

각종 연구를 통해 건선, 역류성 식도염, 비만, 대장염, 심혈관계질환 등 대부분 질환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통 제약사들부터 바이오벤처, 유전자 분석업체들까지 경쟁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부터 화장품, 그리고 치료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없어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쏠린다.
 

왼쪽부터 강지희 에이투젠 대표,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사진=유한양행)
왼쪽부터 강지희 에이투젠 대표,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사진=유한양행)

◇양사의 시너지 통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것

시장조사기관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관련 시장은 2019년 811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087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며, 이중 신약·치료제 시장은 74억 8,440만 달러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선진국과 국내 기업의 기술격차 역시 근소한 것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현재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세레스테라퓨틱스사가 임상 3상에 성공해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약 983억 원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한 것도, 특수효소 및 바이오 신소재 전문기업 ‘아미코젠’이 마이크로바이옴 1호 상장기업 ‘비피도’를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놈앤컴퍼니는 리스트 바이올로지컬 연구소(List Biological Laboratory)를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CDMO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국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제품화 지원팀’을 구성, 운영에 돌입하기도 했다.

에이투젠 관계자는 이번 유한양행의 에이투젠 지분 인수에 대해 “국내 바이오벤처의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좋은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의 경우는 대다수 전문 투자기관들로부터 자금유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사례를 보면 기술을 가진 벤처 기업들에 글로벌 빅파마사들이 직접 투자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제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유한의 중요한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유한양행의 의약품 연구개발 경험과 전방위적인 지원이 에이투젠의 파이프라인 및 연구개발 역량과 결합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성장을 통해 유한양행이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해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