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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 ‘소마토스타틴’, 알츠하이머병 독성 개선한다
신경전달물질 ‘소마토스타틴’, 알츠하이머병 독성 개선한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7.2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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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발병 기작 내 신경전달물질의 새로운 역할을 최초로 제안
소마토스타틴, 치매 환경에서는 세포 신호 전달 대신 독성 완화로 기능 전환
노화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적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데 도움
바이오마커 및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및 치료 방법에 관한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지속해서 발표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신경전달물질 ‘소마토스타틴’의 알츠하이머병 독성 개선 효과를 발견했다.

KAIST는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 기반 신경전달물질인 소마토스타틴(성장 억제 호르몬)이 알츠하이머 발병 메커니즘에서 독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역할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Impact factor: 24.427, 화학 분야 상위 3.9%)’에 7월 게재됐다.(논문명: Conformational and functional changes of the native neuropeptide somatostatin occur in the presence of copper and amyloid-β)

◇KAIST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병 발병 기작 내 신경전달물질의 새로운 역할 최초로 제안

치매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완벽한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에 지금까지는 조기 진단을 통해 관리 및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치료제 또한 일시적 증상 완화나 진행 속도만을 소폭 지연시키는 정도였다.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된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의 주성분 단백질로, 신경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우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주요 표지 단백질로, 신경섬유 엉킴의 주성분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타우 단백질의 신경섬유 엉킴과 연관되어있다고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요인에 의한 소마토스타틴의 기능 전환(사진=KAIST)
알츠하이머병 발병 요인에 의한 소마토스타틴의 기능 전환(사진=KAIST)

아밀로이드 가설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침적은 신경세포의 사멸을 일으킨다.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는 섬유화를 거쳐 노인성 플라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플라크에서 고농도의 전이 금속이 검출된다. 이는 금속 이온과 아밀로이드 베타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상호작용해 단백질의 섬유화를 촉진하며, 특히 산화환원 활성 전이 금속인 구리의 경우에는 활성 산소를 다량 생성해 세포 소기관에 심각한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전이 금속은 시냅스(신경세포 접합부)에서 신경전달물질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으나, 아직 이러한 병적 요인들이 신경전달물질의 구조 및 신호 전달 기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자세히 연구된 바 없다.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구리,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에 의해 단백질 기반 신경전달물질인 소마토스타틴이 자가 응집되는 동시에 세포 신호 전달과 같은 본연의 기능을 잃는 대신, 금속-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과 독성을 조절한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의 발병 요소로 여겨지는 구리 이온,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는 소마토스테틴의 자가 응집을 유도했다. 특히 구리 이온은 소마토스테틴의 N 말단과 C 말단에 결합할 수 있으며, 분광학 및 에너지 계산을 통해 구리-소마토스테틴의 배위 구조 및 단백질의 응집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구리 이온 결합 시 N 말단이 접히면서 페닐알라닌 간의 소수성결합이 증대되거나, 헤어핀 구조 안정화를 통해 평행성 저중합체(Parallel Oligomer)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병적 요인으로 인해 생성된 소마토스테틴 응집체는 수용체에 더 이상 결합할 수 없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는 신경전달물질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잃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소마토스테틴 자체 또한 금속의 유무에 따라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경로를 바꾸고 독성 개선 효과를 보였다. 소마토스테틴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무정형으로 만들어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저해시키고 그에 따라 세포 독성을 완화할 수 있다.
 

치매 환경 내 소마토스타틴의 새로운 기능(사진=KAIST)
치매 환경 내 소마토스타틴의 새로운 기능(사진=KAIST)

◇노화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적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데 도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기작 내 소마토스테틴의 새로운 역할을 최초로 제안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 환경에서는 소마토스테틴과 같은 아밀로이드성 신경전달물질이 세포 신호 전달 대신 신경독성 완화에 일조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데 그 의의가 있다.

KAIST 화학과 한지연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기작 내 소마토스테틴의 새로운 역할을 최초로 제안했으며, 치매 환경에서는 소마토스테틴과 같은 아밀로이드성 신경전달물질이 세포 신호 전달 대신 신경독성 완화에 일조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KAIST 임미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 기전 내 신경전달물질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하며, “이 연구 성과는 노화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적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데에 실마리를 제공하고, 향후 바이오마커 및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로 인해 발생한 의료비가 연간 5조에 달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연구는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이바지하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절감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냅스 병증 내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 신경전달물질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밝힌 최초의 보고로, 향후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출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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