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04 23:50 (월)
세계 최초 DNA 손상 조각을 분해하는 단백질 발견, 항암치료 연구에 도움될 것
세계 최초 DNA 손상 조각을 분해하는 단백질 발견, 항암치료 연구에 도움될 것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5.12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준연, 손상된 DNA 조각의 체내 분해 요인 발견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 기술로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 전망
KRISS 연구진이 세포를 발암물질에 노출 후 DNA 손상을 확인하고 있다(사진=표준연)
KRISS 연구진이 세포를 발암물질에 노출 후 DNA 손상을 확인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타임즈] DNA(deoxyribonucleic acid, 디옥시리보 핵산)는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 및 많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이중나선 구조의 물질이다.

이 DNA는 매일 손상과 복구의 과정을 반복한다. 세포 내 DNA는 자외선‧흡연 등의 발암물질과 체내 대사물질로 인해 매일 지속적인 손상을 입는데, 세포 하나당 매일 1,000~1백만 개가량 발생한다.

그럼에도 DNA 내의 유전정보가 보존되는 이유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DNA 복구는 세포가 자신의 유전정보를 암호화하는 DNA 분자의 손상을 인지하고 교정하는 과정 전반을 가리킨다. 만일 세포의 DNA 복구가 원활하지 않으면 DNA 손상이 누적돼 노화나 암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세포 내 DNA의 복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DNA 손상 조각은 염증이나 부적절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감소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극미량 DNA 조각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이러한 감소의 원인을 알 수 없었으나, 국내 연구진이 특정 단백질이 DNA 손상 조각의 분해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DNA 복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미량 DNA 손상조각 측정(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DNA 복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연, 손상된 DNA 조각의 체내 분해 요인 발견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세계 최초로 체내에서 DNA 손상 조각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시험관에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주요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IF 16.97, 주/교신저자)에 4월 22일 자로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 논문으로 선정됐다. 최준혁 박사가 지도한 UST 석사과정 김선희, 김근회 학생이 논문 주저자로, 미국 라이트 주립대 켐프(Kemp)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세포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 후 DNA 손상 조각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밀하게 측정했다. 먼저 세포를 자외선 등 발암물질에 노출한 후 세포를 용해해서 DNA 손상 조각을 분리했다. 분리된 DNA 손상 조각을 정제하고, 이 조각의 끝을 화학발광에 필요한 물질로 표지한 후 표지된 DNA 손상 조각을 나일론 막에 고정한 후 화학발광을 통해 검출했다.

이 과정에서 TREX1 단백질이 많아지면 DNA 손상 조각이 많이 감소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세포에서 DNA 손상 조각이 감소하기 전에 대량으로 분리‧정제해 시험관 내에서 TREX1 단백질이 DNA 손상 조각을 분해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KRISS 연구진이 분리‧정제 중인 DNA 손상조각(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KRISS 연구진이 분리‧정제 중인 DNA 손상 조각(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 기술 활용으로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 전망

이번 연구성과는 KRISS에서 자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DNA 조각을 정밀하게 검출하여 DNA 손상 및 복구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바이오 분석법이다.

KRISS는 2015년 세계 최초로 각종 발암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DNA 손상 조각 검출에 성공한 데 이어 해당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현재는 DNA 손상 후 3분 이내에 발생하는 DNA 손상 조각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검출에 필요한 시료의 양도 이전 대비 약 10분의 1로 줄여, 10피코그램(10~12g) 수준의 극히 적은 시료에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별 DNA 복구 활성도를 직접적으로 상호비교할 수 있어, 암 발생 위험도 혹은 항암치료 효과 등을 산출해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KRISS 연구팀은 네덜란드 Erasmus 암센터가 주도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특정 세포 내 극미량의 DNA 손상 조각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고, 그 연구 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이자 Cell의 자매지인 Molecular Cell(IF 17.97, 공저자)에 2022년 4월 7일 자로 정식 게재됐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주도한 연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핵산 조각인 DNA-RNA 혼성체를 분리하여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그 연구 결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Nature(공저자)에 투고된 상태이다.
 

KRISS 연구진(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KRISS 연구진. 왼쪽부터 송윤주 학생연구원, 최준혁 책임연구원, 김근회 UST 학생연구원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향후 KRISS는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켜 임상 적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KRISS 바이오분석표준그룹 최준혁 책임연구원은 “DNA 조각들은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시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고, 특히 암세포 내에서 항암치료에 내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DNA 손상 조각의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이번 연구성과는 항암치료 연구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