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 치열...셀트리온은 고농도로 승부수
[바이오타임즈] 셀트리온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블록버스터 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개발사인 미국 애브비(Abbvie)와 미국 내 특허 합의를 최종 완료함으로써 2023년 7월부터 유플라이마의 미국 내 판매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유플라이마(Yuflyma)의 허가 신청을 완료해 연내 허가 승인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특허 합의에 따라 내년 7월부터 고농도 제형의 차별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애브비와 특허 합의 완료, ‘유플라이마’ 내년 7월부터 美 판매 가능
유플라이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판매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으로 글로벌 매출 1위다. 2021년에 약 207억 달러(한화 약 25조 3,3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미국 시장 규모는 173억 3천만 달러(한화 약 21조 2,119억 원)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EvaluatePharma는 휴미라가 2023년 특허 만료로 2026년 매출이 145억 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유플라이마는 유럽의약품청(EMA, European Medicines Agency)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세계 최초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다.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올드 타입(Old Type)인 저농도로 개발된 데 반해, 유플라이마는 저농도 제품 대비 주사액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Citrate, 구연산염)을 제거한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돼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류마티스 관절염(RA), 염증성 장질환(IBD), 건선(PS) 등 휴미라가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대해 EMA로부터 유플라이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으며, 유플라이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유럽 시장 판매를 개시했다. 또한, 올해 2월엔 유럽에서 40mg/0.4ml의 용량에 이어 80mg/0.8ml의 용량 제형의 추가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 및 의료진 니즈에 따라 보다 폭넓은 처방이 가능해졌다.
◇각국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 치열... 셀트리온은 고농도로 승부수
2026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FDA로부터 대체가능(interchangeable)‘한 바이오시밀러로 지정받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FDA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가 ‘어떤 환자에게 처방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나 오리지널의약품이 같은 임상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 바이오시밀러를 ’대체가능(interchangeable)‘한 바이오시밀러로 지정한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지정받게 되면 라벨링에 반영되고 처방 의사의 개입 없이 약국에서 오리지널의약품과 대체 처방이 가능하게 된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실테조(Cyltezo)는 미국 FDA로부터 지난해 10월 오리지널의약품인 애브비의 휴미라와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지정받았다. 실테조는 2017년 8월 FDA에서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았으나,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추가 허가를 받음으로써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해졌다.
기존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로 FDA 허가를 받은 암젠의 Amjevita는 2023년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Hadlima는 2023년 6월, Viatria와 Fujifilm Kyowa Kirin의 Hulio는 2023년 7월, 산도즈의 Hyrimoz는 2023년 9월, 화이자의 Abrilada는 2023년 11월에 각각 출시 예정이다.
현재 아이슬랜드의 알보텍이 임상 3상 중에 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AVT02)는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플라이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으며, 유플라이마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제약은 올해 3월 국내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이어 지난 12월엔 캐나다보건부(Health Canada)로부터 유플라이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캐나다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북미지역 진출을 본격화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특허 합의에 따라 아달리무맙 최대 시장인 미국에 유플라이마를 안정적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른 시점부터 미국 시장에 진입해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미국 내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매출 1위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는 어떤 약?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TNF-알파 억제제 중 가장 많은 14개(국내 기준)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베체트 장염, 화농성 한선염,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생물학적제제 중 유일하게 사용을 허가받았으며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소아 적응증도 4개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TNF-알파는 인체의 면역반응에서 면역세포 간 연락을 촉진하고 기능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이라고 하는 주요 신호 단백질 중 하나다. 우리 몸에서 TNF-알파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활성화되면 특정 기관이나 부위를 공격하는 심각한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류마티즘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건선, 건선관절염 등이 대표적 예다.
휴미라는 유전자 재조합 최초의 100% 인간 단일클론항체 TNF-알파 억제제(생물학적제제)로 완전한 인간의 단일클론항체로 제조돼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
전신에 과도하게 생성된 TNF-알파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그 기능을 차단하는 휴미라는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고 일부의 경우 난치성 질환에서 관해(질환의 경과 과정에서 증상이 거의 소멸한 상태)를 유도한다. 특히 기존 치료제 대비 자가면역 질환의 진행을 완화 혹은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치료 옵션이 부족한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들의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임상 연구를 진행해 온 휴미라는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괴저성 농피증(PG) 적응증도 승인받아 앞으로 또 다른 적응증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