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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게 늙는 기술] 다리에 조치를 취해서 잇몸병을 고칠 수도 있다
[더디게 늙는 기술] 다리에 조치를 취해서 잇몸병을 고칠 수도 있다
  • 상선약수(上善若水)
  • 승인 2022.04.0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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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들어가는 말) 상선약수는 의사도 아니고 관련된 학위도 없습니다. 다음의 글은 한의학과 카이로프랙틱, 요가의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으나, 문헌적 근거는 없습니다. 늙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늦추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상식에 기반한 가설의 세계를 펼쳐나가겠습니다. 그럴싸하다 싶다면 따라할 수는 있겠으나, 본 칼럼이 그 결과에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만약에 어떤 사람이 “증상은 잇몸에 나타나는데, 원인은 위에 열이 있기 때문에 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리를 자극해서 고쳐야겠다”라고 말한다면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체해서 꽉 막힌 느낌이 들면 엄지와 검지 사이의 합곡을 눌러보면 평소보다 단단하고 크기가 커진 느낌이고, 누르면 아프다. 자꾸 누르다 보면 꽉 막힌 느낌이 사라지면서 컨디션이 좋아진다.

왜 종아리 옆을 자극하면 위가 좋아지는지, 왜 엄지와 검지 사이를 누르면 체한 것이 내려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여기를 자극하면 저기가 좋아지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경험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한의학은 이런 상관관계를 살펴 얻은 지식으로 모델을 구성한 듯하다. 몸속 기능 간 관계가 기본 가설로 정리되어있기 때문이다.

한의학 모델에서 인간은 몸속의 다섯 가지 기능이 서로서로 영향을 미친다. 그 기능의 이름은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이다. 공교롭게도 이것들은 내장의 이름이나, 의서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보면 실제로 내장을 지칭하기보다는 대부분 몸속 기능을 일컫는다. 각 기능의 상태는 열이 있든지 아니면 냉하든지 두 가지로 표현한다. 다섯 기능의 두 가지 상태, 이른바 음양오행론이다.

신장 하나만을 이야기해보자면, 다른 내장과 이런 관계가 있다.

1. 폐가 온전해야 신장이 제대로 작동한다(상생 관계)
2. 비장에 열이 있으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상극 관계)

이런 식으로 다섯 기능이 서로서로 영향을 미치며 균형을 이루는데, 어떤 계기가 있으면 특정 기능이 과로하거나 위축되어서 다른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잇몸이 붓는 원인 중에는 위에 열이 있어서 그러는 경우가 있다. 잇몸은 신장에 속하고, 위는 비장에 속하는데, 앞서 언급한 상극 관계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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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서 관측할 수 있는 온갖 건강의 증상을 다섯 범주로 나누고, 그 다섯 범주가 항진되었는지 위축되었는지로 표현할 수 있다면, 한의학은 인간의 모든 컨디션을 표현할 수가 있다. 고대에 없었던 아토피나, 납중독, 환경 호르몬 같은 문제에 관해서도 설명할 수 있고, 조치해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한의학의 놀라운 점은 발상이다. ‘인간의 건강을 오장의 균형 문제로 보기로 했다’라는 발상. 도대체 어떻게 이런 가설을 세울 생각을 했는지, 누가 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 심플한 가설 덕에 사람의 몸에서 생기는 수많은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과 결과를 따져서 조치하고 예측하는 거대하고 정교한 지식의 구조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의학과 별개로 생각해보면, 발상이란 재미있는 일이다. 특정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는 모습은, 그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두고두고 감탄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정주영 회장의 비즈니스 이야기가 그러하다. 간척지를 개발할 때 파도를 막고자 거대한 배를 끌고 온 이야기나, 한겨울에 잔디가 필요한 미군들에게 보리밭을 떠다 팔아서 돈을 번 이야기도 그렇다.

어떤 사람은 그런 발상을 수학 문제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직선 구간이 없는 2차 함수 그래프에서 한 지점에서 기울기를 알아내기 위해 구간을 n개로 나눠서 생각하고, 그 구간이 무한히 작아지고…. 그렇게 정리된 개념 ‘미분’이 시작된 발상도, 수학에 감수성을 갖춘 사람들은 두고두고 감탄하는 일이다.

영화·드라마에서의 놀라운 기획도 있다. 꼭두각시처럼 자기 의지 없이, 죽었으나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전염시켜 나가는 좀비라는 캐릭터가 그렇다. ‘내가 저렇게 꼭두각시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무서운 감정으로 영화를 보게 하는 발상도 프로듀서들이 두고두고 감탄하는 발상이다.

한의학의 발상이 그저 기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 몸의 작동원리와 맞아떨어지니까 발상이 기발하면서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병이 났을 때 인과관계를 따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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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은 확연히 한의학과 다르다. 근본적으로 대조적인 것은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자세다. 한의학은 여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저기를 처치하는데, 서양의학은 증상이 나타난 곳에 곧장 처치한다. 현재 시가 총액이 1조를 넘는다는 제약회사들의 약들이 이러하고,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 해야만 입학할 수 있는 하버드대 의대에서도 인과관계는 모른척한 채 증상에 주목하는 접근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런 자세를 두고 발상이 어떻다고 평가하기도 좀 뭣한 상황이다. 몸에 대해, 또는 건강에 대해 별다른 통찰이 없는 사람들도 얼른 생각할 법한 접근법이라 그렇다.

제목으로 관심을 끌었으니, 정말로 잇몸병의 문제를 다리에서 해결하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노화가 원인이 되어 잇몸이 약해졌을 때는 스쿼트를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나이가 들면 성장 호르몬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해마다 꾸준히 잇몸뼈가 줄어들고, 결국은 이가 흔들리는 순간이 온다. 이때 바벨을 짊어지고 하는 스쿼트를 하루 이틀하고 나면, 흔들리던 이가 다시 단단하게 자리 잡힌다. 한의학 용어로 설명하자면 ‘신음허증’, 즉 신장의 음이 허해서 잇몸에 증상이 나타난 것인데, 스쿼트로 족태양방광경의 기혈이 잘 통하게 되면, 즉 엉덩이와 척추기립근이 말랑말랑해지고 힘이 세지고 나면 음허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성장호르몬 농도가 다시 높아진다. 이로써 실해진 음이 위의 열을 내리기도 하고, 잇몸의 증상을 해결하는 것이다. (더디게 늙기 위해 번거롭게 스쿼트를 해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논하기로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기로 한다. 증상에 처치하는 것이 얼마나 맥 빠지는 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의학이 잘하는 영역은 무엇인지, 그리고 둘 중에 어떤 개념을 주로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_ 상선약수(baungg@gmail.com)

한의학과 요가에 관심이 많고, 흑백 필름 사진 개인전 한 번과 장편 상업 영화 한 편의 연출 경험이 있다. 생업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잠깐, 그리고 방송사에서 콘텐츠 기획을 오랫동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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