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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영국 조건부 허가’ 심사 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영국 조건부 허가’ 심사 받는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3.16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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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순차 심사(Rolling Review) 신청
MHRA, EMA, WHO 등에 이어 국가별 긴급 사용 허가 획득 계획
소아·청소년까지 접종 범위 확대와 부스터 샷 승인 위해 추가 임상 진행
백신 주권 확보 기대, 넥스트 팬데믹도 대응 가능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가 영국 규제 당국의 조건부 허가를 위한 일정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 심사(Rolling Review) 서류를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MHRA, EMA, WHO 등에 이어 국가별 긴급 사용 허가 획득 계획

회사는 영국 내 조건부 허가(CMA)를 목표로 순차 심사 단계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최종 심사까지 진행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선진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부스터 샷 임상 등을 통해 백신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나아가 ‘넥스트 팬데믹(Next Pandemic)’에 대응할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MHRA의 순차 심사는 유망한 백신 및 치료제의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제도로 최종 허가를 신청하기 전 유효성과 안전성 및 품질 자료 등을 순차적으로 제출해 신속히 검토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출한 순차 심사 서류는 품질 자료, 비임상 독성, 효력 시험 및 임상 1/2상 자료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데이터도 확보되는 대로 추가 제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MHRA와 함께 올 상반기 중 유럽의약품청(EMA)에도 GBP510의 순차 심사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며, 이어 WHO 긴급 사용 허가(EUL)와 해외 국가별 긴급 사용 허가도 획득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산 백신의 성공적인 세계화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GBP510의 제조과정 개요(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의 제조과정 개요(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합성 항원’ 방식으로 면역증강제 활용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공동 개발한 합성 항원 방식의 백신 후보물질로, 영국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을 활용했다.

해당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재조합 백신’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표면 항원 단백질을 투여하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자극해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하며, 인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바이러스를 중화해 제거하게 된다. 이 백신은 특히 항원 노출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활용하여 항체를 많이 생성함으로써 면역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전문가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이 인플루엔자, B형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합성 항원’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존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의 접종을 유도하는 등 합성 항원 백신만의 차별화된 시장을 창출할 수 있고,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해 국내뿐 아니라 저개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GBP510은 현재 국내외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임상 3상 중인데, 기존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의 ‘면역원성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면역원성 비교 임상’이란 시험 백신의 효능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기허가된 백신(대조군)의 면역원성과 비교하여 대조 백신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임상을 말한다.

임상 3상은 고려대 구로병원 등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전체 시험대상자는 총 3,990명이며 시험 백신은 3,000명, 대조 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게 되고,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GBP510 임상 3상을 위한 피험자 투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GBP510 임상 3상을 위한 피험자 투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소아·청소년까지 접종 범위 확대와 부스터 샷 승인 위해 추가 임상 진행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스터 샷 및 소아·청소년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최근 추가 임상을 통한 접종 범위의 확대에도 나섰다.

회사는 부스터 샷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뿐만 아니라 다른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완료한 성인 550여 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교차 투여하는 부스터 샷 임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한 GBP510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와 GBP510 개발 기술을 활용해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하는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최근 GBP510 임상1/2상 참여자 대상으로 부스터 샷 시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확인해 이에 대한 확장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등과 그에 관련된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백신 개발에도 돌입했다.

아울러 소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GBP510 임상 시험 준비도 착수해 상반기 중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소아·청소년의 접종 참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기적인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신규 백신 개발의 필요성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의 팬데믹, 나아가 미래의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R&D를 확장해 국내외 백신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GBP510의 임상 3상이 성공해 상용화되면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는 뜻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으로 개발된 국산 백신인 만큼 자체적으로 생산 및 공급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보다 빠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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