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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사노피에 기술이전 잭팟 터뜨린 파킨슨병 이중항체의 기술력은?
에이비엘바이오, 사노피에 기술이전 잭팟 터뜨린 파킨슨병 이중항체의 기술력은?
  • 최진주 기자
  • 승인 2022.01.12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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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에 파킨슨병 이중항체 1.3조 기술이전 계약 체결
알파 시뉴클레인 타깃 이중항체, 사노피와 글로벌 공동개발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술 적용으로 뇌혈관 장벽(BBB) 투과율 높여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바이오타임즈]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이 새해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회사는 자사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해 사노피와 10억 6,000만 달러(약 1조 2,72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00억 원)와 임상, 허가, 상업화 등의 성공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단기 기술료(마일스톤) 4,500만 달러(약 540억 원)를 포함한 9억 8,500만 달러(약 1조 1,820억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순매출액에 따라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한편, 본 계약은 미국 반독점개선법(HSR) 등의 행정절차가 만족되면 효력이 발효된다.

이번 계약으로 사노피는 전 세계 시장에서 ABL301의 개발 및 상업화를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가지게 된다. ABL301의 남은 전임상 연구와 임상 1상 시험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주도하고, 이후 임상시험부터 상업화까지는 사노피가 책임지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술 적용으로 뇌혈관 장벽(BBB) 투과율 높여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전문기업으로,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중항체’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도록 하는 항체 단백질로, 단일항체가 질병을 유발하는 1개의 인자를 인식하는 것과 달리 이중항체는 2개 이상의 인자에 작용하기 때문에 효능이 우수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억 8,000만 달러(약 2,027억 원) 규모에서 2030년 93억 달러(약 10조 5,000억 원)까지 연평균 34%씩 성장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뇌 질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는 뇌 내피세포(Brain Endothelial Cell)의 표면에 존재하는 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을 타깃해 항-알파 시누클레인 항체가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뇌의 항상성을 조절하기 위해 뇌 기능에 필수적으로 작용하는 분자들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혈관 투과성이 매우 낮다. 평상시에는 외부 독성 물질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약물의 전달도 어렵게 만든다. 이에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나 파킨슨병의 치료약 개발에도 약물전달시스템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제약업계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각종 뇌 질환 치료제가 제대로 약효를 발휘할 수 없는 것은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전달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단백질 전달체를 사용하거나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BBB를 투과시키는 여러 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퇴행성 뇌 질환 치료 효과를 높일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소 모습(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소 모습(사진=에이비엘바이오)

◇TfR 타깃의 독성 문제 대두, 대안으로 IGF1R을 타깃하는 ABL301에 관심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 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는 알파 시누클레인(α-synuclein)과 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에 결합해 파킨슨병 치료물질을 뇌 안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치료 효능을 높인다. 그랩바디-B는 긴 반감기로 약효를 장기간 유지하며, 반복 투여에도 독성이 발생하지 않아 BBB 셔틀의 역할이 충분히 입증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9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Blood-Brain Barrier Summit 2020’에서 자사 BBB 셔틀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B의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은 서밋에서 그랩바디-B 플랫폼은 IGF1R을 적용해 글로벌사들이 보유한 트렌스페린 수용체(Transferrin receptor, TfR) 플랫폼 대비 BBB 투과율과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동안 공공연한 의구심을 가지게 했던 TfR 타깃의 독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 대안으로 IGF1R을 타깃하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및 이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 관심이 모아졌다.

기존 뇌질환 치료제는 BBB를 통과하지 못해 약물 전달에 한계가 있는 반면, ABL301은 생체 외(in vitro) 실험에서 기존 단독항체 플랫폼보다 15배 높은 투과율을 나타냈다. 설치류 생체 내(in vivo) 동물실험에서는 8배 높은 투과율을 보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이중항체는 단독항체보다 반감기가 짧지만, ABL301은 영장류 실험에서 반감기가 월등히 길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반감기가 길면 약물이 혈중에 지속적으로 유지돼 약효와 투과율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투약 기간과 복용량을 늘렸을 때 대표적 부작용인 이상운동증이 4주 동안 100mg/kg까지 증량된 반복 투여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사노피와의 기술이전 계약에 대해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이중항체 기술력의 무한한 가능성이 입증되었다”라며, “특히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그랩바디-B가 알츠하이머병 등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 더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나가 환자들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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