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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게 늙는 기술] 한의학으로 집에서 코로나19 치료하기
[더디게 늙는 기술] 한의학으로 집에서 코로나19 치료하기
  • 상선약수(上善若水)
  • 승인 2021.12.16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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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들어가는 말) 상선약수는 의사도 아니고 관련된 학위도 없습니다. 다음의 글은 한의학과 카이로프랙틱, 요가의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으나, 문헌적 근거는 없습니다. 늙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늦추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상식에 기반한 가설의 세계를 펼쳐나가겠습니다. 그럴싸하다 싶으시면 따라할 수는 있겠으나, 본 칼럼이 그 결과에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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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가설을 견지한다. 서양의학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원인을 바이러스라 본다. 바이러스에 접촉하면 걸리는 병이기 때문에 방역 활동으로 바이러스를 피하거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해도 병에 걸리지 않도록 백신을 접종하도록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라는 가설의 유효성을 검증하려면 반증을 던져보면 된다. 바이러스 배양액을 마시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가설을 이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로나19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일이 있었다. 루이 파스퇴르가 음식이 상하는 것은 미생물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현미경의 성능은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았고, 그래서 미생물이 있다 없다는 문제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까지 통념은 음식이 부패하는 것은 저절로 그리된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자연발생설이다. 파스퇴르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음식이 부패한다는 가설을 내세웠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런 실험을 했다.

먼저 고깃국을 끓여서 플라스크 두 개에 담는다. 하나는 플라스크가 공기에 닿게 내버려 두고, 다른 하나는 불로 주둥이를 가로로 잡아 늘여서 공기가 통하지 못하게 한다. 유명한 ‘백조의 목’ 플라스크다.

이렇게 두고 며칠 있으면 하나는 상해서 맛이 이상하게 변하고, 백조의 목 플라스크에 들어있는 다른 하나는 상하지 않게 된다. 고깃국이 상하는 이유는 공기중의 미생물이 고기깃국에서 배양된 결과다.

이런 실험을 한 파스퇴르가 실험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돌발상황이 벌어진다. 자연발생설을 믿는 한 건장한 어르신이 “세상에 미생물 같은 게 어디 있느냐. 만약 이게 상했으면 내가 배탈이 나야 할 것”이라며, 맛이 간 고깃국을 그 자리에서 마셔 버렸다. “

그런데 그분은 정말로 배탈이 나지 않았다. 원체 건장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걸 설명하는 데에는 두 가지 가설이 필요하다. 하나는 고깃국을 공기 중에 두면 부패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부패한 고깃국을 마시면 누구나 배탈이 난다는 것인데, 그분이 워낙 소화기관이 튼튼하다 보니 부패한 고깃국을 마시고도 별 탈이 없었던 것이지, 고깃국이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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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코로나19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면, 그런 경우를 말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왔는데 병에 걸리지 않거나,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병에 전염되지 않는 사람은 종종 있다. 면역력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까 면역이 워낙 튼튼한 사람이라면 병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병이 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기 앓듯이 며칠 앓고 나서 건강하게 회복되는 사람도 있다. 서양의학은 이런 차이를 면역력의 차이라 말한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차이 나는 부분이 이른바 면역력이라는 영역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면역력에 대해 좀 막연하게 정의한 편이다. 젊으면 더 면역력이 좋고, 당뇨가 있으면 면역이 약하다는 정도이고, 그 이상의 디테일한 구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이걸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오장 중에 신장의 일로 정의했다. 신장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디테일한 이론이 정리되어 있고, 관련된 경락인 방광경은 경락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그리고, 계속되는 칼럼에서 써나갈 ‘더디게 늙는 기술’ 역시도 신장하고 관련이 깊다. 신장의 일을 빼놓고는 한의학을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한의학의 중요한 영역인데, 서양의학은 여기에 대한 언급이 너무 적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다룬 한의학 서적은 <상한론>이다. 참고로 현재 실용적으로 쓰이는 한의학 교과서 중 가장 오래된 것은 <황제내경>이다. 지난 번에 말한 한의학의 기본 가설과 경락에 대한 이론이 정리되어 있다. 이게 대략 2,000년 정도 되었고, 지금도 교과서로 쓰인다. 상한론은 그보다 나중인 서기 220년에 쓰인 책이다.

‘상한’은 찬 기운에 몸이 상했다는 뜻이다. 상한은 감기, 독감, 폐렴 등의 병인데, 코로나19나 메르스, 사스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상한은 한사가 침입한 결과로 생기는 병이다. 한사란 체온이 낮은 상태를 오래 유지했을 때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어 병이 드는 것이다.

상한론은 장중경이 쓴 책이다. 장중경의 관직은 태수, 즉 고위 지자체장이었는데, 그가 다스리던 동네에 끔찍한 상한이 돌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그 비극 속에서도 생존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 정리했고, 그 책이 상한론으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진다.

상한론은 사람의 몸에 병이 침입한 정도를 여섯 단계로 나눈다. 병이 몸의 겉(表)에 있으면 고치기 쉬운 병으로, 몸의 속(裏)에 있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중한 병으로 나눈다. 몸의 겉에서 속까지 6단계로 나눴는데, 병의 이름은 각각 태양병, 앙명병, 소양병, 태음병, 소음병, 궐음병이라고 한다.

감기 초기 증세는 태양병이고, 감기가 좀 더 진행되면 양명병이 된다고 한다. 태양병과 양명병은 병의 개념이 다른 만큼, 처방도 다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초기 감기와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난 감기의 약 처방이 다른 것은 이런 까닭이다. 코로나로19로 사망하기 직전의 상황은 아마도 궐음병이 아닐까 싶다.

상한론의 초기 감기 처방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개 아는 바와 비슷하다. 갈근탕 먹고 이불 뒤집어쓰고 땀나게 하는 것. 이렇게 땀이 나게 되면 나쁜 기운, 즉 사기(邪氣)가 땀과 함께 몸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汗法). 그리고, 병이 깊어지면 토하게 하고(吐法), 더 깊어지면 설사하게 한다(下法).

내가 아는 상한론은 이 정도다. 상한론에는 디테일한 처방과 진단의 기술이 나온다. 맥이 어떻고, 어떤 경락에 병이 들어와 있고, 그럴 때는 어떤 약을 짓고, 한법/토법/하법 중 어떤 것을 써야 할지. 그런데, 나는 거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모두에 밝힌 바와 같이 나는 의사가 아니고, 다만 한의학의 구조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어떤 지식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 한의사 중에 누가 상한론의 지식이 가장 높은 의사인지도 모른다.

상한론의 가설은 그런 것이다. 코로나19 같은 상한을 고치는 것은 개인의 면역력이다. 병을 고치려면 면역력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상한론의 다양한 처방은 상황별로 그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상한론 처방에 대해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즉, 의견이다.

 

- 어디선가 읽은 바에 의하면, 체온이 높으면 병 고치는 면역의 기능이 좋아진다고 한다.

병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이유는 몸이 면역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오한(惡寒)이라는 몸의 느낌은 체온을 높게 유지하라는 몸의 신호다. 사람의 몸이 자기 몸에 뭐가 필요한지 스스로 모색할 수 있게 진화해왔다면 이런 일도 당연할 것이다.
 

- 갈근탕 등의 약을 먹고 땀을 내는 이유는 한없이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 토하거나 설사하는 일은 소화기관을 비우는 일이다. 소화하는 일을 덜어주면 몸의 에너지가 병 고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몸의 기운이 일정하게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가정하는 것인데, 이는 뒤에 상세히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가와 카이로프랙틱의 경험을 더해 이런 처방을 덧붙이고 싶다.

- 요가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면 몸의 에너지가 병 고치는 일에 더 많이 쓰일 수 있다. 경험으로 얻은 가설은 몸 어딘가 경직되어 있으면, 에너지의 일부가 몸을 경직시키는 데 쓰인다.

마지막 처방은 불필요할 수도 있다. 사람이 굶어서 근육의 당분을 다 쓰고 나면 저절로 이완되기 때문이다. 이완시키는 효과를 비교하자면 요가보다 단식이 뛰어나다. 3일 정도 굶어서 근육의 당분을 다 쓰고 나면 온몸이 이완되는데, 요가 고수가 아닌 한 온몸의 근육을 모두 이완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요가보다는 단식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은 건강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적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감기 초기라면 며칠간 굶어서 이완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한 두 시간 요가를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굶는 것처럼 모든 근육을 이완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꽤 많은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이고, 그만큼 면역력을 많이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하법과 토법을 써야 하는 상한 환자는 병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 3일 이상 굶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굳이 요가를 하지 않아도 이미 이완된 상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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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을 살펴본 근거로 생각해보면, 코로나19를 집에서 치료하는 법은 감기를 치료하는 법과 다르지 않다. 면역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것인데 아마도 이런 정도일 것이다.
 

1. 요가를 한다.

2. 입맛이 없을 때에는 굳이 억지로 먹지 않는다.

3. 옷을 따뜻하게 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땀이 나게 한다.

4. 다른 사람들 감염시키지 않도록 외출하지 않는다.
 

시중의 약국 중에는 과립형 한약을 많이 짓는 곳이 있다. 그런 곳을 수소문해서 갈근탕처럼 감기 초기에 먹는 약을 먹는다면, 땀이 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아는 약은 갈근탕뿐이다. 내가 감기 걸렸을 때 약국에서 지어주는 약이다. 진찰할 줄 아는 약사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더 좋은 약을 처방할 것이다. 요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는 대로 스트레칭을 시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상태라면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최소한도만 먹는다.

여기에 적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처방이란 이른바 면역의 기능을 가장 활성화하는 일이고,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장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병실이 가득 차거나 기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요령이 도움될지도 모르겠다.

상한론 상식으로 볼 때, 해열제를 먹는 것은 좀 생각해 볼 일이다. 몸이 상할 정도로 열이 높이 오르지 않도록 하려면 해열제가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체온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는 편이 빨리 회복되는 데에는 도움이 될 테니까. 갈근탕처럼 땀이 잘 나게 한다는 한약들은 열이 일정 온도 이상을 올라가지 못하게 하니까, 해열제랑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다.

서양의학은 나름의 논리를 갖고 처방을 한다. 실제로 병을 고치려는 조치도 있고, ‘병을 고칠지는 자신 없으나 최선을 다 하는’ 조치도 있다. 코로나19 감염자에게 하는 서양의학의 처치는 실제로 병을 고치는 일은 아니다. 입원을 하고 주사를 맞고, 뭔가를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이 증상에 대한 조치일 뿐, 실제로 병을 고치는 것은 환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노인들이 더 잘 돌아가시는 이유에 대해 한의학적인 설명은 노인은 음이 허하기 때문이다. 음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력 개념 중 하나다. 한의학은 체력을 기, 혈, 음, 양으로 나누어 정의한다. 개인마다 기혈음양은 양이 다르고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노인은 그 한도가 아주 적다. 음식을 먹지 못하는 동안은 음을 쓰는데, 노인은 갖고 있는 음이 워낙 적다 보니 병을 고치지 못한 채로 돌아가시게 된다. 기혈음양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기술하기로 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런 의미다. 상한론의 지혜를 살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면역을 활성화시켜도,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한법/토법/하법을 써도 모든 사람을 고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대책 없이 지내는 것보다는 사망률을 낮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한편은, 늙는다는 일, 병을 고친다는 일이 그렇다. 한의학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늙지 않게 하고 죽지 않게 하지는 못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한의학은 불로불사를 가능케 할 테지만, 그런 사람은 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할 뿐이다. 한의학은 그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 칼럼의 제목인 <더디게 늙는 기술>도 그 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말할 것이다.

앞서 적은 코로나19와 감염에 대해 이런 반증도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가” 코로나19라는 병은 특정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것이 맞다. 다만, 상한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한사가 들 상황으로 백신 등의 방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을 피한다고 해도, 감기나 독감 같은 병에는 걸릴 것이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면, 코로나19는 보통의 감기나 독감보다 위험하므로, 백신이나 방역 활동은 적절한 일이다. 어찌 되었든, 코로나19 이외의 한사가 침입한 환자라면 한법/토법/하법 등 상한론의 방법으로 면역 기능의 효율을 최대한 높여서 병을 고치려는 절차는 나름 합리적인 조치일 것이다.

이번 글은 코로나 특집 칼럼이다. 다음 번 글은 애초 칼럼의 기획 의도대로 문명에 대해 쓸 계획이다. 한의학이 만들어진 문명과 서양의학이 만들어진 문명. 문명이 시작된 차이를 알면, 문명 속에 속한 개별 학문이 왜 달라지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각 지식의 능력의 한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_ 상선약수(baungg@gmail.com)

한의학과 요가에 관심이 많고, 흑백 필름 사진 개인전 한 번과 장편 상업 영화 한 편의 연출 경험이 있다. 생업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잠깐, 그리고 방송사에서 콘텐츠 기획을 오랫동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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