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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 합법화 국가 증가세∙∙∙한국 현황은?
의료용 대마 합법화 국가 증가세∙∙∙한국 현황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9.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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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마 시장 규모 24조 원 평가
韓 햄프씨드, 대마초 줄기 활용 제품 外 사용 제한
대마, 여러 연구 통해 의료 효능 입증∙∙∙합법화 목소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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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대마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마로 인한 의학적 효용과 가치에 주목해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 시장조사기관 비즈윗 리서치앤컨설팅(Bizwit Research & Consulting)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대마 시장 규모는 206억 달러(약 24조 원)로 평가됐다. 2014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캐나다, 미국 등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출마 당시 대마초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비슷한 시기에 UN 마약위원회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대마 관련 약물 등급을 완화했다. 

반면 한국은 1976년 「대마관리법」을, 2000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엄격한 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햄프씨드(대마종자)와 뿌리, 성숙한 대마초 줄기 등을 활용한 제품 외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안동 대표 특산품 안동포(사진=안동포닷컴)
안동 대표 특산품 안동포(사진=안동포닷컴)

◇안동의 대마 산업이 발달한 이유

그동안 한국의 대마 산업은 주 재배지로 꼽히는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하지만 의료 목적이 아닌 대마줄기를 활용한 의류나 햄프씨드를 이용한 건강식품 제조 등으로만 대마를 사용할 수 있다. 

안동의 대표 특산품인 안동포 역시 대마를 원료로 한다. 시에 따르면 기원전 1세기부터 낙동강 유역에서 야생 대마를 재배했고 안동포에 가까운 옷감을 만들기 시작했다. ‘삼베’라고도 불리는 안동포는 수분을 빨리 흡수∙배출하고 자외선을 차단해 곰팡이를 억제하는 항균성과 항독성이 있다. 우수한 견고성과 내구성으로 로프, 그물, 타이어 등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시 관계자는 “한방 바이오 인프라가 풍부한 안동은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로 대마 관련 원천기술 확보와 기능성 소재를 선점했다”라며 “지리적으로도 대마를 상용화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의류 중심의 대마 산업이 한계가 있는 만큼, 대마를 다양하게 활용할 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동시는 2007년 안동포타운을 개관하는 등 국내 대표 무형문화재인 안동포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안동포 제작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는 점, 지역 고령화로 인한 대마 재배율 하락 등으로 대마 산업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장례문화의 변화, 중국산 삼베 유통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섬유용 대마를 이용한 안동포 외에도 새로운 용도로써의 대마 산업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의료용 대마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며 안동시를 중심으로 의료용 대마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안동 임하면과 풍산읍 일대를 경북 산업용 대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고 이곳에 최신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팜을 조성했다. 또 대마를 이용한 건강기능성 식품, 의약품 소재 개발, 대마 재배농가의 소득 증가 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의료용 햄프 소재중심의 ‘생명그린밸리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계획 중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북 산업용 햄프 규제유특구 현장 점검에 나섰다(사진=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지난 6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북 산업용 햄프 규제유특구 현장 점검에 나섰다(사진=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대마, 희귀난치성질환 치료물질 주목∙∙∙시장잠재력↑

무엇보다 의료용 대마가 여러 연구를 통해 효능이 어느 정도 입증된 상황에서 의료용 대마 시장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료용 대마는 통증뿐만 아니라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 뇌인지 관련 질환과 자폐증 치료 등에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대마가 암, 치매와 파킨슨병 등 희귀난치성질환 치료물질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이택관 원장은 “많은 국내 기업이 대마 성분(CBD)을 활용해 식품, 의약품, 화장품 시장으로의 진출을 시도했다”라면서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막혀 산업 기반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동시가 대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 의료용 대마시장에 도전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마가 오랫동안 마약으로 인식돼 오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동시 역시 대마 재배자와 대마 씨앗을 원료로 하는 식품을 제조∙가공 기업의 증가로 관련 법의 위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2항에 따르면 섬유용 대마 재배자는 대마 잎을 소각 또는 매몰하거나 지정된 곳 밖으로 유출되지 못하도록 폐기해야 한다. 대마를 재배할 때 입었던 작업복 그대로를 입고 구역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최근 대마재배 면적과 식품제조가공업소가 증가하면서 대마엽을 비롯한 대마 씨앗의 껍질도 다량 발생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대마의 오∙남용 근절 및 올바른 관리를 위해 감독과 단속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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