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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델타 변이 보다 무서운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진실일까?
[팩트체크] 델타 변이 보다 무서운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진실일까?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7.26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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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음모론 확산에 백신 접종률 주춤, 델타 변이 공격에 4차 대유행 직면
자유 억압에 서구 사회의 팽배한 백신 거부감 표출
우리나라도 백신 루머와 무용론 등장, 예방접종하면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되는 확률 낮아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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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에서는 한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가며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하는듯 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며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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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에는 마이크로 칩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더욱 부추기는 건 델타 변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코로나 19 백신 음모론이 그 주인공이다. 내용도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허위 정보들이 넘쳐난다. ‘백신 속에 마이크로 칩이 있다” 또는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을 유발한다” 등이다.

과연 믿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음모론이 빨리 확산하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NS에서 백신 가짜 뉴스들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SNS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조롱하던 미국의 30대 남자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회복 후에도 코로나 백신은 절대 맞지 않겠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이유는 종교적 신념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가 다니는 교회를 통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역시 백신 음모론의 희생자라 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열 배로 늘어났으며, 이들 대부분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고브가 지난 10~13일(현지 시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5명 중 1명은 황당한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을 진실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 거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보수 성향 등의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충분한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이 백신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행위가 미국 보수진영의 신조로 굳어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다시 방역을 강화하고 백신 의무화를 강제하다 보니,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억압되면서 그간 내재해 있던 ‘백신 거부감’이 다시 표면으로 올라왔다는 해석이다.

현재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한 달 전의 4배 이상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아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들은 모두 1억 6,160만 명으로 전체 미국인의 48.7%다.

백신 거부감은 유럽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10월부터 요양원 종사자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청원에 9만 3,000명이 서명했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도 의료 종사자와 요양 시설 직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에 수천 명이 반발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도 백신 접종 거부 시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한을 받는 ‘백신 여권 입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5,000명 아래로 내려간 신규 확진자 규모가 다시 2만 명대로 늘어났다. 델타 변이로 인한 감염 확산과 함께 최근 다시 개장한 나이트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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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보다 백신 부작용 사망자가 더 많다?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사망자보다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다”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이 루머 역시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 이후 현재(7월 25일 0시 기준)까지 신고된 이상 반응 의심 사례에 대한 주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예방접종 22,620,419건 중 이상 반응은 110,761건(21주 신규 신고 건수 4,827건)이 신고되어 신고율은 0.49%로,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율(접종일 기준)은 접종 초기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중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482건(신규 1건), 주요 이상반응 사례는 신경계 이상 반응 등 4,646건(신규 11건), 사망 사례 427건(신규 0건)이 신고되었다. 사망 사례를 백신별로 보면 화이자 242명, 아스트라제네카 178명, 얀센 7명이다. 전체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를 백분율로 보면 0.0018%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7월 26일 0시 기준 1.09%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264명, 해외유입 사례는 54명이 확인되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90,166명(해외유입 11,571명)이다. 사망자는 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2,077명이다.

SNS에서 돌고 있는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숫자'는 백신 접종과 인과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 건수까지 포함한 숫자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 32.9%, 2차 접종 13.4%에 달한다. 질병관리청은 오늘부터 55~59세 연령층, 60~74세 사전예약자 중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및 지자체 자율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에게도 돌파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백신 무용론이 대두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모든 백신에 있어서 돌파감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수 있는데 발생 비율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이례적이거나 특이적인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낮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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