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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뇌 질환] 치매의 분류 및 특징 ②
[퇴행성 뇌 질환] 치매의 분류 및 특징 ②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6.1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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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평균적으로 50대에 시작되어 5~15년간 서서히 진행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예방이 최선
원인과 증상 다양한 만큼 예방과 관리가 중요

[바이오타임즈] 치매는 동양의 옛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인류가 오랫동안 앓아 온 무서운 질병이다. 치매는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呆)’가 합쳐진 한자어로 인간의 지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정확하게는 ‘치’는 지능과 지성의 문제를, ‘매’는 치매 말기에 보이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형 노인성 치매는 나이로 구분

서양의학에서는 치매를 크게 알츠하이머 노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어떤 게 있을까? 먼저 알츠하이머 노인성 치매는 1907년 독일의 정신의학자 A. 알츠하이머에 의해 보고되면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가 담당했던 환자는 51세 여성으로 완전한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바로 전의 일도 잊어버리는 심한 ‘건망증’과 자신이 누구며,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소재(所在) 의식 장애’를 앓고 있었다.

이 여성은 결국 사망했고, 이후 뇌를 해부해보니 일반 사람보다 심하게 위축된 뇌였다고 한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뇌가 눈에 띄게 위축되어 있었는데,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니 노인반점과 신경세포의 원선유 변화 등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이 병은 알츠하이머로 명명되었고 후대의 의학자들에 의해 더욱 자세히 규명되었다.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 여성이며,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 소위 초로기에 발병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와 비슷한 뇌의 변화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도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현대 의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발병하는 연령에 차이가 있을 뿐, 이 두 가지 병은 같은 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현대 의학계에서는 초로기에 나타나는 치매를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고령에 나타나는 치매를 알츠하이머 노인성 치매로 부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은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병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러스나 유전, 두부(頭部) 손상, 뇌 신경 세포 손상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확실한 원인으로 밝혀진 건 없다. 따라서 치료법 역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진행 과정과 증세

그렇다면 알츠하이머는 진행 시기에 따라 어떤 증세를 보일까? 일단 알츠하이머는 50대 경부터 시작되어 5~15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이 과정은 총 3기로 나뉜다.

제1기는 초기 단계로 환자는 쉽게 우울해지며 피로감을 동반한 두통, 어깨결림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건망증이 심해져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데, 정도가 심해지면 계절이나 날짜, 시간에 대한 파악이 불분명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제2기는 중기 단계로 건망증이 더욱 심해지면서 자신의 이름이나 가족, 친구, 중요한 사건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된다. 또한,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다른 이름으로 기억하는 등 기억이 조작되기도 한다. 가장 위험한 건 밖에 나가서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려 배회하는 경우이다.

제3기는 말기 단계로 완전한 치매 상태에 이른다. 자신의 이름이나 고향 등 단적인 기억만 남고 가족이나 친구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알츠하이머는 뇌의 기능을 조금씩 퇴화시키면서 끝내는 인간의 정신을 모두 앗아가 버리는 질병이다. 고통을 호소하는 것보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게 환자 본인과 가족들에게 더 큰 아픔이 될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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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다?

인간의 혈관은 생각보다 쉽게 늙는다. 동맥은 나이가 들면 통로가 좁고 가늘어지고 혈액 순환이 나빠진다. 이는 식사의 불균형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한층 더 심해지게 되는데, 문제는 뇌 동맥이 파손되면 혈액 덩어리가 뇌를 압박하거나 동맥을 막아 뇌세포가 괴사하는 뇌졸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만, 그 중 30%는 치매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20~30%를 차지한다. 원인이 되는 질병은 혈관과 관련된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이 있으며 흡연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위험 요인들을 잘 관리하면 예방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현대의학에서는 혈관성 치매와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항혈소판 제제, 인지기능 개선제, 항응고제 등으로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다발성 뇌경색이 혈관성 치매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병은 뇌의 가느다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으로 변화가 작고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파악이 힘든 게 특징이다. 심지어 CT촬영으로도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염분과 육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치매는 원인과 증상도 다양해 대처 방법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증상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노년에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균형 있는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 등으로 뇌와 혈관을 사용해 녹슬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한편, 인간의 뇌세포는 20세가 되면 140억 개에 이르지만, 그 이후로는 하루에 10~20만 개 정도 파괴된다고 한다. 한 번 파괴된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으니 나이가 들면 들수록 뇌세포 수는 계속 감소할 뿐이다. 그러니 나이 들어 뇌 기능이 저하되는 건 당연한 절차이다. 하지만 뇌세포가 감소하는 속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뇌세포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매일 뇌를 쓰고, 뇌에 좋은 영양분을 섭취한다면 보다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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