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와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연구 결과 이슈
벨바라페닙 임상 결과도 최초 공개
[바이오타임즈]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가 4일(현지 시각) 시작됐다.
4일부터 오는 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회는 ASCO는 AACR과 함께 세계 종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로, 해마다 암 전문의와 글로벌 제약업계 관계자 등 150개국 이상 4만여 명이 참여한다.
이 학회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이 암 관련 최신 임상 연구 결과 발표가 진행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후보물질 연구 결과가 기술 수출로 이어질지, 또 어떤 이슈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유한양행은 국내 31번째 신약으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의 효능과 관련해 얀센의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
현재 유한양행은 타그리소 내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얀센이 개발한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의 병용요법 1b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임상의 목적은 3세대 항암제로 손꼽힌 타그리소의 한계 돌파를 위해 디자인되었다.
발표 내용에는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투여 치료와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대한 내용, 그리고 레이저티닙의 단독 투여와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임상 1·1b상(CHRYSALIS-2)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이번 발표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미국에서 우선 심사 자격을 갖춰 계획보다 빨리 현지에서 레이저티닙의 조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흑색종 치료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과 현재 처방되고 있는 또 다른 약제인 ‘코비메티닙’을 병용투여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벨바라페닙은 2016년 제넨텍에 1조 원 규모로 기술 이전한 후보물질로, 임상 개발이 늦어져 우려를 낳았으나 이번 발표를 통해 이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앞서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벨바라페닙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임상에서 벨바라페닙은 BRAF 변이 흑색종 모델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뇌혈관장벽(BBB)에 높은 투과도를 나타내 뇌전이 흑색종 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및 생존 기간 연장의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임상 1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NRAS 변이 흑색종 치료제가 없는 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젬백스앤카엘 계열사인 삼성제약은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기존 췌장암 치료제인 젬시타빈과 카페시타빈에 라이백스주를 병용 투여할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췌장암 신약후보물질 ‘JPI-547’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JPI-547’의 항암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포함한 전체 임상 결과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이번 ASCO에 올린 JPI-547 연구결과 초록에 따르면 약물 치료 효과로 종양이 조절된 환자수를 나타내는 DCR(Disease Control Rate)은 64.1%, 부분 반응 환자수를 나타내는 객관적반응률(ORR)은 28.2%로 나타났으며 적정 용량은 150mg으로 도출됐다. 아울러 JPI-547의 안정성과 단독 요법을 통한 BRCA/HRR 변이 유효성이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임상 1상 결과를 기반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난소암 및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후속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제 신약 DNA 백신 GX-188와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내놓는다.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4명의 환자에게서 모든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 관해(CR)가 관찰된 만큼, 제넥신은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를 통해 키트루다 단독 투여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PFS)과 전체 생존 기간(OS) 등의 치료 효과를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리드도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 ‘BVAC-C’에 대한 임상 2a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임상 1상 결과 발표에 이어, 임상 2a상 시험의 연구 결과도 초록으로 채택돼 구두 발표를 진행한다.
셀리드는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추적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치료요법과 병용투여 및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시험도 준비 중으로, 향후 개발에 대한 과학적·임상적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오이뮨텍은 이번 ASCO에서 면역항암 신약 ‘NT-I7’(Efineptakin Alfa)의 두 가지 임상 시험 데이터를 최초로 발표한다. 특히 NT-I7은 미국을 포함한 아메리카와 유럽 선진국 시장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 전 세계 유일한 T 세포 증폭제로, 이번 임상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첫 번째 발표는 재발/불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T-I7과 키트루다의 병용 1b/2a 임상 중 1b상의 결과다. 현재 이 임상은 MD Anderson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안전성, 약동학, 약력학 그리고 항암 활성에 관한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두 번째 발표는 교모세포종(HGG, high-grade gliomas)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치료인 화학 방사선치료와 NT-I7의 병용투여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Washington University) 의과대학에서 연구자 임상(IIT; Investigator-Initiated Trial)으로 진행되며 뇌암 연구의 권위자인 Jian Li Campian박사가 주도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대장암 환자 대상의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b·2a상 데이터를 비롯해 다발골수종 병용 요법 임상 1b상 데이터에 대해서 발표한다.
메드팩토는 MSS형 환자 모집 완료에 따라 현재 국내외에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하는 1b·2a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키트루다 단독 치료 대비 경쟁력 있는 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다발골수종에 대한 임상 데이터도 발표한다. 메트팩토는 백토서팁이 다발골수종 같은 혈액암 분야에서도 안전성 및 유효성 등 혁신 신약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글로벌 권리로 보유한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과 관련된 논문을 대거 발표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를 비롯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리보세라닙과 파이로티닙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ASCO와 같은 권위있는 학회에서 특정 약물에 대한 수십건의 임상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리보세라닙의 광범위한 효능이 매년 수백 건의 논문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글로벌 임상에 대해서도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애스톤사이언스는 암 치료 백신 AST-301(DNA 백신)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내용은 HER-2 양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진행된 AST-301의 안전성과 최적의 면역학적 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 연구로 10년 장기 생존율 추적관찰 결과가 공개된다.
한편 이번 ASCO에서는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들도 참가하여 암 치료와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의료 AI 솔루션 업체 뷰노는 인공지능 기반 병리 연구 플랫폼인 뷰노메드 패스랩을 통한 인공지능 기반 간암 병리 관련 초록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기술로 디지털 병리 영상을 조직 단위뿐 아니라 세포 단위까지 정량화함으로써 간암의 예후 예측에 중요한 인자를 밝혔다는 데 의미가 크다. 뷰노는 이러한 기술을 통합해 환자별 예후 및 치료 반응 예측을 통한 정밀 의료 솔루션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루닛은 AI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 IO’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 치료의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내용 등 4편의 연구 초록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루닛은 암 환자 조직 슬라이드의 면역세포 밀도 및 분포 위치 등을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해 각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 결과, 높은 점수를 기록한 환자일수록 면역항암제 치료 예후가 좋다는 점을 입증했다.
또한 루닛은 AI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유방 촬영 단계에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ASCO 2021 ‘포스터 디스커션 세션’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로 유방암 종류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면역항암제의 기존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PD-L1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발표한다.
뷰노와 루닛의 연구 성과 발표는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이 보조적 수단에서 벗어나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는 주요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