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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사 선생님 ‘닥터앤서’가 뭐예요?
AI의사 선생님 ‘닥터앤서’가 뭐예요?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2.0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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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소아희귀유전질환부터 폐암·당뇨도 AI로 진단
‘닥터앤서’ 서비스 확대에 4년간 총 280억 원 지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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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원인을 찾지 못해 5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아야 했던 소아희귀병 환자 A군. 이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병명 진단이 15분 만에 나왔다. 또, 치매 검사 후 4~6시간이 걸리던 판독결과도 이 의사 선생님은 1분이면 끝난다.

바로 정부가 개발한 AI 의사 ‘닥터앤서(Dr.Answer)’의 이야기다. 닥터앤서는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488억 원(정부 364억 원·민간 124억 원)을 투자해 만든 인공지능(AI) 의료용 소프트웨어(SW)이다.

서울아산병원을 중심으로 국내 26개 의료기관 및 22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연 인원 총 1,962명이 참여한 이 기술은 AI 정밀의료, AI의사 등으로도 불린다.

닥터앤서는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의사의 진료·진단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렇다고 만능 의사는 아니다. 의사에게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높은 확률의 정량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8대 질환을 대상으로 의료현장에서 질환의 예측·진단을 지원할 수 있는 21개의 인공지능 SW로 구성돼 있었다. 현재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8개 질환은 암(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치매, 뇌전증, 소아희귀유전질환 등이다.

닥터앤서가 임상에 투입된 지 얼마 안 돼 성과를 내면서 의료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올해부터 4년간 280억 원을 투입해 폐암과 당뇨, 간질환, 피부질환 등 12개 질환에 인공지능(AI) 정밀의료 서비스(닥터앤서)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AI정밀의료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도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형 AI 의사 ‘닥터앤서’, 의료의 질을 바꾸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닥터앤서 서비스 방식은 각 의료기관에서 닥터앤서 웹사이트에 접속해 여러 진단 관련 SW 중 필요한 것을 다운받아 사용한다. 닥터앤서가 학습한 데이터는 환자의 진료정보, CT와 MRI 등 영상정보, 유전체 정보, 생활습관정보 등 다양하다.

예를 들어 심뇌혈관질환·치매 질환·소아희귀 난치성 유전질환의 경우 각각의 SW를 이용하면 빠른 시간에 진단 및 치료시기를 결정할 수 있고, 진단의 정확도 또한 향상해 궁극적으로 맞춤 정밀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길병원 닥터앤서 대장내시경실 현장을 방문한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사진=과기정통부)
길병원 닥터앤서 대장내시경실 현장을 방문한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사진=과기정통부)

지난 1월 18일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국내 최초 ‘닥터앤서 대장내시경실’ 현판식을 개최했다.

닥터앤서 대장내시경 SW는 2020년 2월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인허가를 받았으며, 길병원은 기존 대장내시경실(8실)에 ‘닥터앤서’ 대장내시경SW를 설치(6실)하고, 국내 최초로 AI 기반 대장내시경 검진체계를 갖췄다.

길병원의 닥터앤서 대장내시경 서비스는 약 8만 명의 의료데이터를 AI 기반으로 연계·분석해 대장암의 발생 가능성 유무를 예측하고, 내시경 검진 시 의료진이 대장 용종을 놓치지 않고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대장암의 조기발견 및 치료를 도와줄 수 있다.

대장내시경 등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은 우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문진(성별, 키, 몸무게, 음식, 운동습관, 약물복용력 등)으로 대장암(용종)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내시경 등 추가적인 진단을 적극 권유하고, 생활습관 개선 방향 등을 알려줄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정확도도 훨씬 높아졌다. 대장 내시경을 하면서 의사가 육안으로 용종을 판독할 때는 81%의 정확도를 보이던 것이 닥터앤서 활용 후에는 92%로 늘었다. 이 같은 성과에 닥터앤서는 2020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정보·전자 분야 최우수 성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각국 정부는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사전에 관리하는 ‘정밀의료’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발 빠르게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 있다. 또한 2019년 10월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 개선에 나섰다.

실제 AI 등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6년 960억 달러(약 114조 원)에서 2020년 2,060억 달러(약 246조 원)로 성장했다. 국내 관련 시장도 2015년 3조 5,209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16.1% 씩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진료 등 의료환경이 4차산업혁명에 맞춰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AI의료기기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라 불리면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더욱 업그레이드될 한국형 AI 의사 ‘닥터앤서’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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