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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가 밀반입 혐의 받고 있는 ‘졸피뎀’은 어떤 약?
보아가 밀반입 혐의 받고 있는 ‘졸피뎀’은 어떤 약?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2.18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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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정적인 수면제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기간 4주 넘기지 않아야
오·남용 시 부작용 초래, 코로나19 이후 졸피뎀 처방 건수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정식 신고 없이 들여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졸피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아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보아는 성장 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 의사의 권유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하였으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다”라며 “과거 일본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대해 부작용이 없었던 것을 떠올려 COVID-19로 인해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에서 일본 지사 직원을 통해 정상적인 절차로 약을 처방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았더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졸피뎀(Zolpidem)은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살 수 있는 非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유도제로, 약물 의존성과 오·남용의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졸피뎀은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강화해 진정·수면 효과를 나타내는데, 복용 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금방 잠이 들고 반감기가 약 2시간으로 짧아 아침에 개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장 안정적인 수면제로 알려져 있으며, 몸에서 배출도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복용 후 전날 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지러움, 두통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심할 경우 몽유 증상이나 수면 중 섭식장애 등의 이상행동과 졸음, 환각, 단기 기억상실 증상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고, 노인의 경우 졸피뎀을 장기간 복용할 시 치매에 걸릴 위험성도 있다.

이처럼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복용 시 자려고 하는 힘과 수면 장애의 자지 않으려고 하는 힘이 충돌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량 보다 과하게 복용하면 운전 기능이 떨어지거나 골절, 낙상 등 위험이 커질 수 있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게 되면 반동성 불면증, 비현실감, 사지의 저림, 무감각, 간질성 발작, 근육통, 극도의 불안, 흥분성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술과 함께 복용하면 단기간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전향성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배트맨 시리즈에서 ‘조커’를 연기했던 영화배우 잭 니컬슨은 졸피뎀의 부작용으로 사망할뻔 했으며, 같은 역할을 맡았던 히스 레저는 결국 졸피뎀 등 약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졸피뎀 투약 후 다음날 활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복용량 감소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처방이 쉽다는 이유로 졸피뎀의 남용이나 오용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수면 유도 효과가 빨라 데이트 강간에 사용되기도 하며, 졸피뎀 중독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치료가 끝난 후에도 대리처방이나 음성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10일 배포한 의료용 마약류 ‘졸피뎀’과 ‘프로포폴’의 적정 사용·처방을 위한 ‘안전사용기준’을 마련해 ​배포했다.

졸피뎀은 성인 불면증 치료에 쓰이고, 프로포폴은 전신마취 유도와 유지 등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안전사용기준에 따르면 졸피뎀은 남용이나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 사용해야 하며, 하루 10mg을 초과해 처방하면 안 된다. 또한 치료 기간은 4주를 넘지 않아야 하고, 만 18세 미만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DUR(의약품안심서비스)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환자가 최근 약물을 처방받은 날짜가 언제 인지, 얼마나 처방받았는지 조회할 수 있다.

만약 위법한 경로로 졸피뎀을 처방하거나 사게 되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블루로 졸피뎀 처방 크게 늘어

코로나19의 여파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졸피뎀 처방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불면증 진료 인원은 2018년 약 60만 명, 2019년 약 64만 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예년의 절반을 훌쩍 넘는 38만 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약품 조사기관인 유비스트의 의약품 원외 처방 실적에 따르면, 졸피뎀의 상반기(1~6월) 처방액은 2018년 90억3,000만 원, 2019년 93억3,000만 원, 2020년 98억5,000만 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20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며, 2019년 3.3%보다 크게 증가했다.

주요 졸피뎀 제제 중 스틸녹스CR정(한독), 졸피람정(환인제약), 스틸렉스정(명문제약) 등 일부 제품의 처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 졸피뎀 제제의 처방액이 늘어나며 전체 처방액 증가를 이끌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기존에 불면증을 호소하던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악화한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통을 이겨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여유를 가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불면증이 심해지면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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