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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사망 원인 심장마비, 겨울에 더 위험한 이유는?
마라도나 사망 원인 심장마비, 겨울에 더 위험한 이유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1.2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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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겨울에 집중적으로 발생
겨울철 아침 운동과 급격한 체온 변화 주의
심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 3분 지나면 뇌손상 진행
마라도나가 1986년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찍은 모습(사진=위키피디아)
마라도나가 1986년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찍은 모습(사진=위키피디아)

[바이오타임즈] ‘축구 전설’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마라도나가 향년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경막하혈종으로 뇌수술을 받고 11일 퇴원한지 2주 만에 숨을 거뒀다. 은퇴 이후 마약 복용, 알콜 중독, 비만으로 평탄하지 못한 시간을 보낸 그는, 두 차례 심장마비를 겪는 등 건강 상태 역시 좋지 않았다.

마라도나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다. 24시간 이내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심정지에 의해 사망한 경우를 심정지에 의한 ‘심장돌연사’라고 한다. 우리가 보통 ‘심장 마비’라고 부르는 상황인데, 심근경색, 부정맥 등 여러 가지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것을 말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철이나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한 연구에 의하면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이 매년 12월 25일에서 1월 7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유럽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낮은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급성심근경색증 발병이 증가한다. 올해 미국내과학회지(JAMA)에 발표된 자료에서도 급성심근경색증의 발병은 저온·저기압·강풍, 낮은 일조량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은 1분에 60~80회 정도 반복되는 심장 근육의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뇌와 온몸에 필요한 혈액과 산소를 보내주고, 폐순환을 통해 깨끗한 혈액을 공급받게 해주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이다.

심장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이다. 이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지거나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그 부위에 혈전이 생겨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으로 혈액의 흐름이 부족해지거나 중단되어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의 흐름을 제한해 심장으로의 산소 공급을 저하시킨다. 이렇게 되면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심장 전문의들은 보통 추운 겨울날 아침 운동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겨울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저녁보다는 이른 아침에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상 시 혈압과 심박동 수가 상승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심장 발작이나 심장 질환과 관련된 합병증은 아침 시간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이른 아침 기상 시 혈압 상승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지나친 포화지방 섭취, 심장수술 이력을 지니고 있다면 겨울철 심장마비를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사진=EBS 명의 방송화면 캡처)
(사진=EBS 명의 방송화면 캡처)

◇심정지 후 골든타임은 4분, 평소 심정지 전조증상 숙지해야

갑자기 심장 기능이 멈추는 심정지는 대개 전조증상을 보인다. 1단계에서는 수일에서 수개월 전부터 가슴 두근거림과 호흡곤란, 피로감 등이 느껴지고, 2단계에서는 흉통, 식은땀, 혈압저하 등이 나타난다. 3단계는 심장 기능이 멈추는 단계로, 심장이 경련을 일으키고 혈액이 심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심실세동이 일어나며, 4단계에서는 호흡곤란과 통증이 턱과 팔로 퍼지면서 생체 기능이 정지된다.

2단계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심장 기능이 정지되므로, 평소 위험인자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전조증상이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만약 심정지가 왔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AED)를 찾아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심정지 발생 후 1분만 지나도 소생률이 7~10% 감소하기 때문에 4분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실제로 뇌손상은 3분부터 진행된다고 하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구조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보험공단 일산병원 심장내과 오성진 교수는 겨울철 심장마비 예방법에 대해 “겨울에는 가능하면 이른 아침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음주나 흡연은 삼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며 “항상 활동 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며 보온과 휴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겨울철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흡연이나 과음 등 심장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은 피하고, 혈액순환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심장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운동은 가급적 실내에서 하거나 기온이 올라가는 따뜻한 오후 시간에 하도록 하며, 실외 운동을 하게 되면 모자, 장갑, 마스크 등을 이용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사우나와 냉온탕을 드나드는 급격한 온도 변화 등은 심장마비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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