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도 질병" 인식 확산에 따라 시장 규모 급성장
FDA, 항노화신약 허가 가능성 높아
[바이오타임즈]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항노화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골다공증, 관절염, 노인성 안구질환 등을 예방하는 기존의 항노화 치료제에 비타민 같은 식품 보충제와 건강기능 식품, 보톡스 같은 미용 제품까지 항노화 치료 서비스에 포함되는 추세다. 이렇듯 항노화 치료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의약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결합한 ‘복합 재생의료’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항노화 시장, 2022년 약 105조 규모로 성장 전망
전 세계 항노화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기준 625.3억 달러(약 76조 6,562억 원)에서 연평균 6.5%씩 성장해 2022년에는 885.5억 달러(약 105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주요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이후 주요 시장이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수명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항노화 시장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QALY(Quality Adjusted Life Years, 품질 관리 수명 연도)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단순한 기대수명이 아닌 건강한 수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이에 예방-관리-치료(prevent-manage-repair)’의 전주기 단계별 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이며,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노화와 노환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을 파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인 만큼, 항노화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항노화 시장의 매출 전망은 아래 그림과 같다.
생명 공학 정책 연구 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항노화 산업의 주요 시장으로 성장한 까닭은 고령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 알츠하이머, BPH 등 노화 관련 질병이 증가했고, 이와 관련한 치료 시장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미국은 폭넓은 시장과 높은 인지도, 그리고 높은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항노화 제품 및 솔루션이 고수익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이 커졌다고 평가된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한국과 일본 역시 수익성이 높은 항노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인구의 25%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 사회로 항노화 제품 및 솔루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휴젤(HUGEL)과 메디톡스(Medytox) 같은 세계적인 항노화 솔루션 업체들의 중심지로 항노화 미용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이다.
이 같은 항노화 시장은 의약품 및 치료제, 미용시술 및 관련기기, 식품 보충제의 세 범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이 중 의약품 및 치료제는 전체 항노화 시장에서 43.1%의 점유율을 보인다. 2017년 기준 269.4억 달러(약 33조 원)에서 2022년에는 380.3억 달러(약 46조 6,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며, 연평균성장률은 7.1%다. 가장 큰 매출을 보이는 분야는 노화와 관련한 안구질환 치료와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다.
미용시술 및 관련기기 분야는 전체 항노화 시장에서 9.3%의 점유율로 세 범주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인다. 하지만 2017년(시장 규모 57억 달러, 약 7조 원)부터 8.7%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필러로 사용되는 히알루론산과 보툴리눔 독소의 수요 증가와 미용시술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항노화와 관련한 식품 보충제는 항노화 시장에서 47.7%의 점유율(2017년 기준 298.1억 달러)로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분야다. 하지만 이미 시장규모가 충분히 성장하여 연평균성장률은 5.4%에서 매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치료제와 AI 신약개발도 추진
항노화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항노화 의약품뿐만 아니라 재생의료, 디지털 치료제, AI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항노화 의약품 분야에서는 Navitor, Unity Biotech, Elysium, Everon Biosciences 등의 기업이 있으며,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RenenXbio, OxforBioMedica, Organovo, BioViva 등의 기업이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로는 WellDoc, AiCure, Dthera, Proteus 등의 기업이 있으며, AI 신약개발 업체로는 Insilico Medicine, BenevolentAI, Numerate, twoXAR 등의 기업이 있다.
한편, 전통적인 의약품 사업과 미용, 식품보충제 분야에서는 다양한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다. 2015-2018년 항노화 치료제 및 서비스 기업들의 주요 M&A 및 파트너쉽 현황은 아래의 표와 같다.
알츠하이머, AMD 등 현재 개발된 노환 관련 치료제들은 뛰어난 효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니즈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어 각 기업들은 혁신기술과 융합한 재생의료, 바이오마커 기반의 의약 및 식품보충제 개발, AI 기반의 신약개발 등 기존과는 다른 영역에서 치료법을 모색 중이다.
Navitor, Unity Biotech, Everon Biosciences 같은 기업들은 노화 과정과 원인을 규명해 바이오마커 기반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또한, Elysium Health는 식이요법 보조제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안구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회사인 Santen Pharmaceuticalsms AI 전문 바이오 제약회사인 twoXAR과 협력해 녹내장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희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인 Genzyme는 AMD유전자치료제의 임상 1단계를 진행 중이며, 노환 치료를 위한 재생의료에도 주목하고 있다.
노화에 대한 인식 변화로 각국 규제정책도 변화 시작
미국의 FDA와 같은 식품의약품 규제기관은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최근 입장을 바꾸고 있다. 심장마비, 골다공증, 뇌 조직 손실, 동맥경화증 등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질병들이 임상적 변화를 거치면서 치료 개입이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된 것이다. 이로 인해 FDA는 지난 2016년 노화를 억제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었던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Metformin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로 인정하고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앞으로는 WHO 등 질병 관련 국제협력기관이 노화를 질병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QULY 및 HYE(Healthy-Years Equivalent)와 같은 노화와 관련한 측정지표의 사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노화는 과정이 복잡하기는 하나 원인과 치료 방법이 분명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규제와 정책 등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