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충분한 수면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의 셰인 오마라(Shane O'Mara) 신경과학 교수는 수면이 인지력 향상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가지며, 수면 부족 시 비윤리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수면 시기와 시간은 개인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여러 가지 내분비, 대사 및 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수면 장애나 만성적인 짧은 수면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심장 질환, 고혈압, 비만,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수면은 우리 일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현재 국내 수면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수면 시장의 성장기를 꿈꾸는 29세 청년 창업가, ‘닉스(NYX)’의 김동신 대표를 만나봤다.

어머니 불면증에서 시작한 수면 관리 기기업체 ‘닉스’

경기도 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수면 시장은 1인당 소득 25,000달러 이상의 나라에서만 형성되는 선진국형 시장이다. 이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후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면 시장은 2019년 국내 기준 3조 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에 존재했던 침대와 침구류, 양압기 등의 의료기기 중심이다.

수면보조기기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으며, 시장을 지배하는 플레이 메이커 없이 다양한 작은 회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수면 보조용품들이 G마켓 기준 분기별로 2자리 수의 판매 성장률을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좋은 수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며, 향후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신 대표는 창업에 대한 열망과 어머니의 불면증에서 ‘닉스’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중학교 때 ‘벤처기업가’라는 직업을 알게 됐으며, 이후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혁신 아이템을 찾기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러던 중, 김 대표의 어머니가 돌발성 난청이 생기며 불면증이라는 합병증을 얻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는 효과가 있었기만 기억력 저하, 우울감, 아침 두통 등의 부작용이 컸다. 이때 그는 졸음 유발 원인 물질이 ‘이산화탄소’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에게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수면 유도기기를 만들기 위해 2019년 닉스를 설립하게 됐다.

3040 직장인/갱년기 여성 겨냥한 수면기기 ‘gosleep’

불면증 해결을 위한 수면유도 분야에는 크게 의약품과 수면 보조기기 두 영역이 있다. 하지만 의약품의 경우 좋은 효과와 반비례하게 부작용이 커 장기 복용이 불가능하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현재 출시된 수면 보조기기는 모두 간접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어 직접적인 수면 유도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닉스는 자사의 첫 제품 ‘gosleep’이 기존 수면 보조기기 시장에서 직접적인 졸음 유발 효과를 제공하는 유일한 제품으로 효과성 면에서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제품은 의료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한 불면증을 앓고 있거나 다른 질병에 의해 불면증이 부작용으로 생긴 경우가 아닌, 3교대 근무로 생활패턴이 깨져 잠을 잘 자지 못 자는 30~40대 직장인 또는 호르몬 영향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갱년기 여성들을 타깃으로 준비하고 있다. 닉스는 gosleep을 통해 약물의 오남용 없이 사람들이 침대에서 편안한 밤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닉스는 지난해 11월경 1차 제품 기술개발을 끝마쳤으며, 시제품을 CES 2020에서 소개하여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한, CES에서 만난 투자자로부터 최근 1억 원 이상의 시드 투자를 유치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을 유치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닉스는 자사 기술을 양산형 제품에 탑재해 양산을 위한 양산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Interview]

Q.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2012년도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입학해 공학을 배우면서 기술 기반의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2016년에 해병대 장교로 임관해 2년간 ROTC로 군 복무를 한 후, 2018년 미국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던 중 기회가 생겨 ‘닉스 주식회사’를 만들게 됐다.

닉스는 2019년 2월 26일 설립된 수면 종합솔루션 회사다. 잠은 인생의 1/3을 차지하며, 깨어 있는 2/3의 시간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첫 제품 gosleep으로부터 향후 제공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더 행복하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Q. 스타트업으로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

“스타트업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이자 가장 중요한 일은 인재 영입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고급 인재를 선발하기는 쉽지 않다. 이 어려움은 기존에 형성한 평판과 사업에 대한 애착 및 자신감으로 극복하고 있다. 평소 쌓아 둔 신뢰로 지인들에게 ‘내가 이러한 사업을 해보고자 한다. 도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 지인들은 내 말을 신뢰 있게 들어줬다. 또한, 스타트업은 통계적으로 70% 이상이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도 말이다. 그래서 그만큼 대표의 의지와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자신감 있는 태도에 사람들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

Q. 올해는 어떤 사업 부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인가?

“gosleep은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가 아니다. 식약청에서도 공문 답변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이 필수가 아니지만,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효과성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또 수면 보조기기 시장에서는 효과 없는 제품에 속은 소비자들이 매우 많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려고 한다. 공신력 있는 대형병원에서 진행하려고 기획하고 있으며, 임상시험이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에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별개로 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B2C 판매, 협업 기업과의 콜라보로 B2B 판매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Q. 창업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창업가 선후배님들을 만나보다 보면 사업을 위해 사업을 하는 사람과 큰 꿈을 위해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큰 목표가 있고 꿈이 있는 사람은 사업이 풍랑을 만나 휘청거릴 때도 위를 바라보며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할 때 아이템이 좋은지, 자신의 경험이 충분한지보다 내가 사업을 하려는 목적이 사업을 하기 위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시작했으면 한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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