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기단계 바이오 기업 투자도 급증 추세
향후 진단분야 투자유치 용이해질 전망
[바이오타임즈] 2018년은 전 세계적으로 벤처투자가 활발한 해였다. 중국과 미국간 무역분쟁, 신흥개발국의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해외 벤처투자 규모는 증가했으며 국내에서도 바이오 분야 투자가 전년 대비 약 2배 올랐다.
미국 내 바이오 투자 2위∙∙∙소프트웨어 투자율 가장 높아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지난해 공개한 ‘2019년 바이오투자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분야는 벤처 투자액이 468억2,000만 달러(한화 약 53조 원)로 전체 벤처 투자액 에서 35.8%의 비중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영역이었다. 그 다음이 바이오 부문으로, 이 영역에 대한 투자는 232억5,000만 달러 (한화 약 26조 원)로 2016년에 비해 투자액이 2배 가량 증가했다. 투자건수는 1.5배, 투자액은 2.5배 증가해 건당 투자액도 많아지고 있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특히 제약, 바이오테크놀로지, 헬스케어 기기 및 장비 부문에 대한 투자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약개발 분야의 총 투자액은 50억 달러(한화 약 6조 원)로 CAR-T,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 등 혁신적인 면역치료제, 세포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항암, 면역분야에 대한 투자가 40%에 육박한다. RNA 기반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모더나 테라퓨릭스(Moderna Therapeutics)는 5억 달러(한화 약 6,000억 원), 항암제 개발 기업 릴레이 테라퓨릭스(Relay Therapeutics)는 4억 달러(한화 약 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의료서비스 및 IT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는 2년간 투자금액 증가율이 40%에 달하며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유전자분석 및 응용, 의료보험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벤처투자 규모 3조 4,000억 원∙∙∙바이오 분야 투자가 가장 높아
한국의 2018년도 벤처투자 규모는 3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4% 증가했는데, 이중 바이오가 2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02년에는 총 투자액의 2%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전년 대비 2.2배 증가한 8,417억 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바이오 부문에서는 벤처캐피탈이 사업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경우는 10% 정도에 매우 적었다. 제품출시부터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다. 그러나 2016년의 경우 약 30% 이상이 초기 단계에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이코노미리포터에 의하면 2014년 이후 신규 창업이 늘면서 이들 기업이 1세대 바이오 벤처들의 시행착오를 답습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와 같이 전문적 개발역량 및 네트워크를 갖춘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벤처가 속속 등장하는 등 초기 투자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NRDO는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해 독성시험, 효력시험 등 개발 초기단계를 완료한 후 라이선스아웃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이다.
NRDO 신약개발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Bridgebio Therapeutics)는 2015년 9월 설립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시리즈A 펀딩으로 약 1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만성염증성면역질환 프로젝트를 기술이전 받았고 처음부터 외부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약물을 개발하는 가상운영 사업모델(Virtual Company)을 채택했다.
한국 벤처캐피탈의 바이오 투자 첫 1조원 시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 투자액은 1조1,033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8,417억원보다 31%나 늘어나 첫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바이오 분야 투자는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이전 등을 통한 사업모델이 정립되고 적어도 임상시험 이전단계에서는 해외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바이오 투자는 신약개발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투자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지던 의료기기, 진단분야의 기업들도 투자유치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요증가가 투자에 대한 흐름도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비상장 진단기업들의 장애물이었던 매출이 해결되고 기업의 가치도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분야가 됐다. 바이오 진단분야 선두기업 솔젠트의 유재형 대표이사도 “기업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