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0-04 14:00 (금)
블록버스터 항암제도 안듣는 '질긴 암' 이유 찾았다
블록버스터 항암제도 안듣는 '질긴 암' 이유 찾았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9.06.27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실험에서 PD-1과 함께 HDAC억제시 항암효과 개선확인
다양한 바이오마커 발굴로 향후 정밀항암의료 수요 높아질듯
다국적제약사 MSD(미국명 머크)가 2019 ASCO에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를 소개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MSD(미국명 머크)가 2019 ASCO에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암센터 연구진이 PD-1 단백질에 작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ICI)의 효능을 개선할 수 있을만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나 옵디보(니볼루맙)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암 치료에 혁명을 일으키고 면역항암제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지금까지 왜 그런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콜로라도대학 암센터 연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히스톤-디아세틸라아제(HDAC) 억제제와 PD-1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 면역관문억제제의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암학회(AACR) 발행 저널중 하나인 면역항암연구(Cancer Immunology Research)에 발표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종양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조절기구인 면역관문을 타겟으로 한다. 이 면역관문을 억제시켜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종양은 PD-L1이라 불리는 표면 단백질을 갖고 있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는 PD-1이라는 표면단백질을 갖고 있다. 암세포는 PD-L1을 사용해 면역세포에 있는 PD-1으로 하여금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하게 작용한다.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PD-1에 작용하여 암세포가 면역체계에 발각되도록 만든다. 

연구원들은 B세포 림프종의 마우스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 항-PD1 치료에 종양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HDAC 억제제라고 불리는 또 다른 약물을 첨가했다.

징 왕(Jing Wang) 콜로라도대학 의과대학 부교수는 "이 조합은 분명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원리는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로 불리는 또 다른 단백질과 관련이 있다. MHC단백질은 작은 단백질 조각들을 세포 내부에서 표면으로 이동시켜 T세포에 의해 ‘보여질’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T세포가 MHC 단백질을 통해 항원을 인식하면, PD-1/PD-L1 상호작용에 의해 T세포가 비활성화되지 않는 한 암 세포를 공격한다. 그러나, 암세포에 MHC 단백질이 없다면, PD-1/PD-L1 상호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 암세포가 면역체계에 대한 항원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왕 교수는 "T세포는 MHC와 관련하여 항원을 인식한다"며 "MHC가 없으면 항원을 인식할 수 없다. 그리고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의 약 60%는 MHC를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MHC 단백질을 낮추는 암에서는 항-PD1 면역치료가 작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작용기전은 HDAC 억제제로 알려진 약물이 MHC를 강화하거나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는 온큐어테라퓨틱스(OnKure Therapeutics)가 개발한 실험용 HDAC 억제제 오케이아이-179(OKI-179)를 통해 입증했다. B세포 림프종 모델 실험에서 항-PD1 치료에 내성을 보인 반면 OK-179는 치료에 반응했고 T세포는 암세포를 죽였다.

현재 OKI-179는 콜로라도대학 암센터에서 임상 1상 시험 중이다.

이것은 면역관문 억제제가 작용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이유와 방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계로 보이며, 잠재적으로 연구와 암 치료의 또 다른 길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암에 MHC 단백질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암 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많은 표적면역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왕 교수는 이 면역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논문은 HDAC의 면역 작용을 강조한다. HDAC 억제제가 PD-L1을 활성화 시킨다면 단독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PD-1을 차단하면 HDAC 억제 효과가 훨씬 성공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DAC 억제제를 활용한 면역관문억제 요법은 이전부터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신닥스 파마수티컬스(Syndax Pharmaceuticals)는 이미 지난해 5월 자사의 HDAC1 억제제 엔티노스태트(entinostat)와 머크의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1b/2상 시험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종양학회(ASCO)에서 임상에 실패했다는 논문 초록을 발표하며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PD-1이나 HDAC와 같이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찾아 암을 퇴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바이오마커 발굴을 통해 적절한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항암치료를 할 수 있는 정밀항암의학 분야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미소 교수는 지난 20일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마커 전략을 사용해 일부 암 환자에서 획기적인 생존율 향상이 있었다”며 “전이암 환자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굴과 이를 토대로 연구가 지속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시된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는 PD-1를 억제하는 옵디보(니볼루맙),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리브타요(세미플리맙)와 PD-L1에 작용하는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 바벤시오(아벨루맙), 임핀지(두루발루맙) 그리고 CTLA-4에 여보이(이필리무맙) 등이 있다.

<기사출처_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