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려∙∙∙김진석 교수, 오옥희 대표 등 발제자 나서
남인순 의원, “성분명 처방제, 수급불안정의약품 문제 해소할 효과적 방안”
[바이오타임즈] 더불어민주당 김윤∙남인순∙서영석∙소병훈 의원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약사회가 주관한 국회정책토론회가 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의약품 품절 사태 해소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김진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와 오옥희 퍼스트디스 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로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적절한 시기의 약물 복용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그동안 의약계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함께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를 가동하며 수급 불안정 의약품 약가 인상 및 생산량 증대 등을 건의해 왔다. 하지만 이 역시 수급 불안정과 관련한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의약계의 입장이다.
남인순 의원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등을 통한 엄격한 약효 동등성을 평가하면서 동일성분∙제형∙합량 의약품에 대해 ‘성분명 처방제’ 도입을 촉구해 왔다”면서도 “이런 ‘성분명 처방제‘는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 강화, 보건의료 전문직의 임상적 자율성 및 전문적 역량 구현 등에 기여하는 데다 장기화되고 있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를 해소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책토론회가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바람직한 의약품 품절사태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 원인은?
김진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성분명 처방을 통한 수급 불안정 의약품 해소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은 생산∙유통∙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로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약국 등에 공급되지 못하는 의약품이다. 흔히 의약계에서는 ‘약국에 약이 없다’고 하는데 환자가 처방전이 있어도 약이 제대로 수급이 될 때까지 치료 중단 치료 공백을 겪는 불편을 수년간 반복하는 상황을 ‘수급 불안정 사태’라고 한다. 즉, 의약품 수요와 공급이 균형이 맞지 않는 셈이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Drug Shortage)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김진석 교수의 설명이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공식 홈페이지 첫 페이지를 통해 ‘Drug Shortage’라고 공지할 만큼,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석 교수는 한국 내 수급 불안정 의약품 원인으로 ▲제네릭 의약품의 높은 약가 ▲원료물질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도에 따른 제약사의 수익성 ▲특정회사의 제품명 처방에 따른 수급불안정 가중 등을 꼽았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비롯해 서울특별시약사회 등은 민∙관 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 조치를 지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소라기보다는 비공식적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조치가 달라진다는 게 약학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제약사가 생산량을 늘리고 약가를 인상해주면 일시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제약사 간 형평성 논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약업계 입장에서는 균등분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역시 약이 충분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사재기나 의약품원료에 대한 추가 행정지원도 있지만, 의약품 공공성 확보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점은 국내 성분명처방에 대한 법적 제도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의료법시행규칙」 제12조에 따르면 처방 의약품의 성분∙함량∙제형이 같으면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사전동의가 있어야 한다. 사후통보는 생동인정 품목으로 대체조제할 때에만 가능하다.
김 교수는 “사전동의 또는 사후통보가 발목 잡는 셈”이라며 “실제 처방도 상품용으로, 실제 조세도 처방전에 나와있는 그대로 처방해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이는 환자 치료 효과 증대, 건강보험재정 전전화, 제약사의 연구개발 증가, 약국 내 과도한 불용재고 의약품 해결, 선진국형 처방 및 조제 환경 정착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레놀’을 대체할 의약품은?
오옥희 퍼스트디스 대표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의 성분명 처방을 위한 시스템’을 주제로 발제자로 나섰다. 오옥희 대표는 퍼스트디스가 그동안 성분명 처방 시스템을 위한 의약품 데이터 구성 및 적용 방안 모델을 연구했다는 점을 밝히며 그 결과를 공개했다.
오옥희 대표는 제품명으로 처방할 경우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 중복 및 충돌 ▲항암제 수금 불안에 따른 치료 시기 ▲약물 부작용 ▲정확하지 않은 약물 정보 제공 등의 문제를 언급하며 의약품 데이터 국제표준 기반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옥희 대표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의 성분명 처방을 위한 시스템’을 소개하며 해열진통제로 알려진 ‘타이레놀’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한국존슨앤존슨에서는 타이레놀의 정확한 제품명은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이다. 성분은 아세트아미노오펜(Acetaminophen), 제형은 서방정(Prolonged-release tablet), 함량은 650mg이다.
오옥희 대표는 “‘타이레놀’이라는 제품명 전에 제네릭 의약품 내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650mg서방정제’(Acetaminophen 650mg Prolonged-release tablet)라고 한다”면서도 “이는 국제표준에 대한 것으로 결국 1만 명이 식별할 수 있는 코드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반적으로 인지되는 타이레놀은 20개의 서로 다른 제품명으로 코드가 존재한다”면서도 “그룹 아이디로 설정하면 20개의 제품을 4512라는 1개의 그룹 아이디로 통일해 성분명∙함량∙제형에 따른 동등한 약을 식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성분명 처방을 위해서는 의약품 데이터의 표준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이동 또는 여행할 때도 반드시 필요한 코드마스터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된 표준화는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생산된 개별 환자의 약물 기록 등의 통합도 가능하다”며 “환자 역시 성분∙함량∙제형으로 약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약물 사용 오류 감소와 수급의약품 부족 사태 해결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