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미용 의료기기 기술력 입증…해외매출 확장에 나서
시장 성장세에 주목한 K-미용의료 업체, M&A 잇따라
[바이오타임즈] 지난달 18일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Modor Intelligenc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2029년 442억 7,000만 달러(약 5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세이며,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들이 관련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미용 시장에서는 써마지, 울쎄라 등 외산 장비가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국산 장비의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국내 미용 의료기기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K-미용 의료기기 기술력, 선진국 시장에서 인정받아
2023년 관세청에서 발표한 병원용 미용의료기기 수출현황에 따르면, 전년 수출액 1,204억 원 대비 1,340억 원으로 증가할 정도로 국내 미용 의료기기업체들은 ‘가성비’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높은 의료 접근성과 함께 간편한 시술과 빠른 회복 기간을 추구하는 환자들의 수요에 맞춰 국내 미용 의료기기들은 해외 기기에 비해 낮은 가격에도 비슷한 시술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통증이나 비용 부담이 큰 성형수술 대신,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미용 시술이 젊은 층에게도 확산되면서 성장세가 높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미용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 매출의 성장성’이다. 실제로 주요 업체인 비올(대표 이상진), 제이시스메디칼(대표 이재한), 클래시스(대표 백승한), 그리고 하이로닉(대표 이진우)은 해외 매출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국내 출시보다 수출이 먼저 진행된 사례도 등장했다. ‘올타이트’를 출시 예정인 이노서스(대표 심재용)는 국내 출시 전부터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아 이미 3개국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노서스 설립 이래 첫 출시 제품이지만 데모 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해외 진출을 확정 짓게 됐다. 올타이트는 암 치료에 활용되는 기술을 최초로 미용 목적으로 활용한 DLTD(Dermis Layer Target Dielectric Heating System)를 핵심 기술로 하며 현재 국제특허에 출원된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실리콘밸리에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몰려 있는 것처럼 한국은 미용 의료 측면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의료진의 수준이나 시술 방법이 어떤 국가보다 선진화돼 있고 소비자의 미용 이해도가 매우 높아 시술법이나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의 기술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K-미용의료 업체 M&A 활발…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갖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우선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대표 유준하)은 미래에셋벤처투자PE와 함께 1,607억 원을 투자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의 지분 57.8%를 인수했다. 동화약품의 하이로닉 인수는 올들어 네 번째 미용 의료기기 M&A 사례다.
하이로닉은 집속초음파 제품인 ‘더블로(DOUBLO)’ 시리즈와 ‘울트라 베라(ULTRA VERA)’, ‘브이로(V-RO)’ 등을 보유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번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해 루트로닉을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대표 한상원)는 지난 4월 미국 업체인 사이노슈어와 루트로닉의 합병 계획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모두 레이저 기반 미용 의료기기를 제조한다.
이외 지난 6월에는 프랑스 PEF 운용사인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를 인수하고,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클래시스는 미용 의료기기 업체 이루다(대표 김용한)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국내·외 자본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쏠리는 이유는 다른 제약·바이오 분야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은 반면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급여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보험 보장 협의 단계를 생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시장에 진출한 이후 소모품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하면 수익률도 높아진다.
[바이오타임즈=권연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