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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폐암 치료제 ‘존거티닙’, 초기 연구 단계에서 폐암 환자 치료 가능성 보여
경구용 폐암 치료제 ‘존거티닙’, 초기 연구 단계에서 폐암 환자 치료 가능성 보여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9.10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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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베링거인겔하임, WCLC 2024에서 존거티닙 코호트1 분석 결과 공개
존거티닙, HER2 변이 환자에서 우수한 효능∙내약성 프로파일 보여줘
임상 3상 돌입, “PFS∙DoR 데이터 확인 후 컨퍼런스에서 보고 계획”

[바이오타임즈] 경구용 폐암 치료제 ‘존거티닙’이 초기 연구 단계에서 폐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존거티닙을 개발한 베링거인겔하임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사에 도전할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폐암 환자의 치료에 대한 선택권이 확대됐다는 게 주된 시각이다. 

 

사진=베링거인겔하임
사진=베링거인겔하임

◇전체 환자의 94%, 종양 축소 관찰∙∙∙치명적인 이상반응 없어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0일(현지 시각)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이 개발한 ‘존거티닙’(Zongertinib, 개발코드명 BI-1810631)이 인간 상피세포 성인인자 수용체2(HER2) 변이 폐암 환자에서 우수한 효능과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날 베링거인겔하임은 ‘2024년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회의’(WCLC 2024)에 참석해 존거티닙에 대한 코호트1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HER2 변이가 활성화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환자군을 존거티닙 120mg군과 240mg군에 각각 75명, 57명을 배정했다. 이전에 전신 치료 이력이 한 번 있는 환자는 군마다 56%와 49%, 세 번 이상은 28%와 23%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용량과 관계없이 전체 환자의 94%에서 종양 축소가 관찰됐다. 120mg를 투약한 환자에서는 72.4%가, 240mg을 투약한 환자에서는 78.2%가 객관적반응률(ORR)이 나타났다. 질병조절률(DCR)은 각각 95%와 100%였다. 

대부분 설사나 발진 등과 같은 경미하면서도 관리 가능한 효과를 경험했다. 반면 간질성 폐질환(ILD)이나 사망 등 치명적인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용량 감소가 11%, 독성에 따른 치료 중단은 3%로 낮은 수준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 혁신부문 파올라 카사로사(Paola Casarosa) 책임자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존거티닙의 효능 및 내약성 프로파일이 향후 HER2 변이에 따른 폐암 환자의 치료 환경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이 드러났다”며 “새로운 치료법의 발견과 개발에서 과학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라고 자부했다. 이어 “앞으로 존거티닙의 임상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암 환자의 획기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존거티닙’이란? 

‘폐암’(Lung Cancer)은 말 그대로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인간의 생명을 가장 많이 뺏을 만큼, 치명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40년에는 전 세계 폐암 환자가 30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 등 병리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소세포폐암(SCLC)과 비소세포폐암(NSCLC)으로 나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NSCLC는 발생하는 폐암 중 80~85%를 차지할 만큼 가장 흔하지만, 조기 진단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면 완치 가능한 질병이다. 

문제는 NSCLC가 종종 후기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NSCLC 진단 후 5년이 지난 환자 10명 중 3명 미만이 생존할 만큼,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특히 진행성 NSCLC 환자의 경우 일상생활에 해로운 신체적∙심리적∙정서적 영향을 경험하는 데다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도 높다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설명이다. 

존거티닙은 HER2 변이에 따른 NSCLC의 잠재적 치료제로 개발된 경구용 폐암 치료제다. 제2세대 항암제 ‘티로진 시나아제 억제제’(TKI)라고도 불린다. 또 재택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 부작용이 적다는 점 등 잠재적 이점도 있다. 

존거티닙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심사(Fast Track)에 이어 올해 FDA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약품심사평가센터(CDE)로부터 혁신 치료제(BTD)로 지정받았다. 최근에는 HER2 의존성 고형암에 대한 전임상시험에서 단독요법과 항체-약물 접합체(ADC), 또는 획기적인 표적지향 항암제(KRAS-targeted drugs)와의 병용 치료제로서 추가 임상 연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HER2 양성 유방암·위암 치료제 ‘엔허투’(사진=아스트라제네카)
HER2 양성 유방암·위암 치료제 ‘엔허투’(사진=아스트라제네카)

◇존거티닙의 임상 3상 돌입∙∙∙글로벌 기업과 경쟁 가능한 역량 강화 목표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유일한 표적치료제는 ADC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가 2019년 공동개발한 ‘엔허투’(Enhertu)가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베링거인겔하임의 연구결과로 HER2 변이 활성화에 따른 NSCLC 환자의 치료 방법이 지금보다 확대됐다는 사실만큼은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HER2’는 세포 포면에 성인인자 수용체를 발현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단백질이다. 폐암 중 4%가량이 HER 변이 또는 유전자 변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ER2 변이는 과발현과 과활성화를 유발해 세포 생성이 조절되지 않고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 세포 사멸 억제 등으로 종양이 커지거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게 할 수도 있다. 

텍사스대(The University of Texas) MD 앤더슨 암센터(Anderson Cancer Center) 존 헤이맥(John Heymach) 교수는 “HER2 변이에 따른 폐암 발병은 드물지만, NSCLC 환자 중 일부에게는 중요한 원인”이라며 “NSCLC와 같은 유형의 암 환자의 반응률은 1차 치료에서 약 50%, 2차 치료에서 약 2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NSCLC 환자의 치료 옵션은 심각하게 제한된 사항”이라면서도 “이번 베링거인겔하임의 발표는 향후 HER2 변이를 활성화하는 NSCLC 환자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화학∙제약 기업 바이엘(Bayer) 역시 동일한 유형의 약물을 조사 중으로 전해진다. 다만, 바이엘은 상시세포 성인인자 수용체(EGFR)와 HER2 등 두 개의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삼는 약물을 개발 중인 것과 달리 베링거인겔하임은 HER2 변이에 집중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조만간 존거티닙에 대한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폐암 치료제로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실험에 참여한)환자 중 3분의 2가 여전히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무진행 생존(PFS) 및 반응 지속시간(DoR) 데이터 확인 후 향후 컨퍼런스에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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