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여름의 끝자락, 아직 채 더위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야외 활동이 길어지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시적인 경우라면 잠깐의 휴식으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지속시간이 길거나 자주 반복된다면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변 물건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든 증상을 포함하며, 대부분의 경우 전정기관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전정기관은 귀 내이에 위치한 조직으로 균형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며,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과 같은 귀 질환이 이 기관의 문제로 발생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석증은 전정기관 내에 존재하는 이석이 제자리에서 이탈해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이석이 신경을 자극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데, 특징적으로 두위 변환 시에 유발되는 어지럼증이 수초~1분 이내로 지속되며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석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적어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이석 치환술이 필요하다.
전정신경염은 명확한 병태생리가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는 이론 및, 전정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으로 설명하고는 한다.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 오심을 동반하며, 가벼운 감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발병 초기 며칠간의 급성기에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진정제 등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급성기 이후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가급적 약물을 배제하고 전정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을 돕는다.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 내이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이명, 귀 먹먹함, 어지럼증,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내림프낭 절개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
특히, 메니에르병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날씨에 발병률이 높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국제이비인후과 학술지에 따르면, 습도가 높은 계절일수록 메니에르병 발병률이 높아지며, 이는 외부 기압이 낮아지고 내이 압력이 심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니에르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럼증과 귀 먹먹함, 이명 등이 있으며, 어지럼증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다만, 이러한 귀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는 어지럼증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 뇌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과 연관되어 있을 확률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의 상담 및 감별진단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필요할 경우 조속한 타과 협진이 필요할 수 있다.
과천 시원숨이비인후과 박우성 원장은 “무더위 속에서 어지럼증을 겪는다면 단순히 더위로 인한 증상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낙상사고 예방과 더불어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