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폐암 및 기타 흉부 악성 종양 특화 학술대회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7,000명 이상의 전문가 참여
유한양행 ‘렉라자’ 단독요법 연구 결과 공개…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비교 데이터에 관심↑
HLB, 미국 FDA 허가 불발 이후 재도전 나서
[바이오타임즈]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달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 대거 참가한다.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가 주최하는 WCLC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폐암 치료제 개발 현황과 임상 결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글로벌 학회로, 올해 25회를 맞는다.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폐암 및 기타 흉부 악성 종양 특화 학술대회인 만큼,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7,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전 세계 저명한 임상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모이는 학술 행사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는 곧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이 의약품을 승인할 때 핵심 근거가 된다. 이 때문에 학계·산업계뿐만 아니라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WCLC에서 발표되는 국산 항암제의 연구 결과가 기술 수출과 품목 허가 등의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특히 유한양행 '렉라자'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의 경쟁 및 미국 FDA 허가 불발 이후 재도전에 나선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임상시험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유한양행 렉라자, 단독요법 데이터 공개…타그리소 대비 경쟁 우위 확인 전망
최근 미국을 뚫은 첫 국산 항암제라는 새 기록을 쓴 유한양행은 WCLC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단독요법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렉라자는 앞서 2015년 유한양행이 초기 물질을 도입해 개발하다가, 2018년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에 12억 5,5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 기술 이전한 항암제다.
지난달 20일 J&J의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이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두 약물을 같이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학회에서는 렉라자의 단독요법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연구 데이터가 공개돼 시장 확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특히 단독요법 결과는 이번에 허가받은 병용요법 임상 3상(마리포사) 추가 데이터로 타그리소 대비 경쟁 우위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타그리소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비소세포폐암 3세대 표적치료제로, 주로 단독요법으로 쓰인다. 2023년 기준 타그리소의 전 세계 매출은 58억 달러(약 7조 7,360억 원)로, 현재 미국 폐암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공개된 학회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 단독요법이 타그리소와 유사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 주요 데이터를 보면 렉라자 단독요법의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은 18.5개월로, 경쟁 약물인 기존 치료제 타그리소(16.6개월)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환자가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으로, 종양에 대한 약제의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이번 학회에서 항암제의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전체 생존 기간(OS) 추적 데이터도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다.
◇HLB, 美 FDA 허가 불발 이후 재도전 나서...임상 결과에 시선집중
미국 FDA 허가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HLB는 이번 WCLC에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 세계 의약계 전문가들의 평가와 시각을 다시금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학회에 앞서 발표된 초록에 따르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보조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 반응률(PCR)이 36.8%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86.2%였고, 20.7%의 환자에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다운스테이징이 관찰됐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간암뿐 아니라 폐암·위암·간암·식도암·대장암 등 여러 고형암 대상으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의 확장을 노린다.
한편, HLB는 앞서 간암 1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미국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했으나 지난 5월 FDA의 보완요구 서한을 받고 현재 재심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