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신약, 9종으로 최근 10여 년 줄이어
짐펜트라·엑스코프리 등 매출 상승세에 블록버스터 기대감 상승
유한양행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으면서 최초의 K-블록버스터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앞서 FDA 허가를 받고 발 빠르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셀트리온 ‘짐펜트라’,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등의 성적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국산 첫 FDA 항암 신약 쾌거를 이뤄낸 유한양행의 성공 전략에도 관심도 모인다(편집자 주).
◇렉라자가 촉발한 블록버스터 기대감… '짐펜트라’·‘엑스코프리’ 계승
[바이오타임즈]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 단일 신약으로 1조 원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후발주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2000년대 들어 FDA 허가 소식이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신약 개발 기술 수준은 상당히 발전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실제로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의약품 수가 점차 늘고 있고 있으며 특히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등은 선진 시장인 미국, 유럽 등에서 선전하며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FDA에서 승인받은 국산 신약은 2003년 LG화학 항생제인 ‘팩티브’ 이후 약 20년 만에 총 9종으로 늘었다. 이들 중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신약은 아직 없다.
2000년 이후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2003) △동아ST의 항생제 '시벡스트로'(2014)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2016)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2019) △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2019)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2022)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2023)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2023)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2024)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개발이 어려운 항암제 중 국내 최초로 승인을 받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FDA 승인은 국신 신약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희망을 더욱 북돋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등은 미국과 유럽 등 대규모 시장 진입이 유력한 데다 글로벌 기업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힌다.
◇‘유럽 점유율은 75%’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미국 시장도 적극 공략…향후 매출 목표치 4조 5,000억 원
짐펜트라는 염증성 장 질환(IBD) 적응증에서 타 기전, 동일 기전 경쟁 약물 대비 높은 임상적 이득을 입증한 약물이다.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중 넓게 쓰이는 정맥주사(IV) 형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을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자체 개발한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2023년 10월 미국 FDA 시판 허가를 받아 올해 3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미국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전체 보험 시장에서 약 75%의 커버리지를 확보하면서 짐펜트라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인플릭시맙 성분 약물 중 유일한 SC 제형으로 환자 편의성을 증대했고, 미국 시장 침투에 있어 중요한 미 3 대 PBM의 처방집 등재에 이어 코스트코 회원 처방 프로그램에도 등록을 완료하는 등 미국 내 다양한 공급망을 확보해 앞으로도 IBD 시장 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짐펜트라의 향후 매출 목표치는 4조 5,000억 원이다. 업계는 짐펜트라에 대해 올해 매출은 3조 6,505억 원, 영업이익은 6,8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7%,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짐펜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RA) 대상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향후 도출되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RA 적응증까지 추가하면 미국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RA 시장 규모는 약 424억 3,500만달러(약 55조 1,655억 원)로 집계된다. 그 중 미국 시장 규모는 약 72%에 해당하는 약 305억 8,600만 달러(약 39조 7,618억 원)에 이른다.
기존에 짐펜트라가 타깃하고 있던 미국 IBD 시장은 약 103억 6,499만 달러(약 13조 4,745억 원) 규모로, 두 시장 규모를 합산하면 짐펜트라의 잠재적인 미국 내 타깃 시장은 약 409억 5,099만 달러(약 53조2 363억 원)로 크게 확대된다.
‘램시마SC’(짐펜트라의 유럽 브랜드명)는 이미 유럽 내 IBD와 RA 환자에게 폭넓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단일 제품으로만 22%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와 합산한 점유율은 75%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도 RA 적응증 확대를 통해 유럽의 성과를 이어갈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2025년 소아 적응증 임상 완료에 중장기 긍정적 성과 전망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역시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처방을 확대하고 있다. 월별 처방 건수는 지난해 초 1만 7,000여 건에서 올해는 매월 2만 5,000건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액은 지난해 2,700억여 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늘었다.
올해 2분기에는 1,05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6%나 상승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6% 성장했다. 엑스코프리가 미국 내 매출 총이익률 90%대 중반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 매출액은 4,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약 6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재 시장 규모가 41억 달러 (약 4조 7,400억 원)에 달한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로, 뇌 이상 신호에 의해 반복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뇌전증을 치료한다.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흥분을 낮추는 물질인 ‘GABA’에 작용해 발작을 억제한다. 지난 2019년 성인 뇌전증 환자, 부분발작 등의 적응증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아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장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엑스코프리는 오는 2025년 소아 적응증 임상을 완료할 예정으로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럽 내에서 입지를 굳힌 셀트리온 짐펜트라는 IBO에 이어 RA 적응증 확대로 미국에서도 시장 경쟁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에 대해서는 "출시 5년 차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으며 소아 적응증까지 추가하면서 매출 증가에 따른 가파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