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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신약①] 유한양행 ‘렉라자’, 국산 항암제 최초 美 FDA 승인…남은 과제는?
[2024 K-신약①] 유한양행 ‘렉라자’, 국산 항암제 최초 美 FDA 승인…남은 과제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8.2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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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병용요법 美 FDA 승인, 첫 국산 항암제 성과
렉라자 로열티만 연 3,000억 원
유럽, 중국, 일본 등 진출도 앞둬
피하주사(SC) 제형 승인·보험급여 등재 등 성공 과제 요인으로 분석돼

유한양행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으면서 최초의 K-블록버스터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앞서 FDA 허가를 받고 발 빠르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셀트리온 ‘짐펜트라’,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등의 성적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국산 첫 FDA 항암 신약 쾌거를 이뤄낸 유한양행의 성공 전략에도 관심이 모인다(편집자 주).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렉라자’, FDA 승인…국산 항암 신약 ‘새 역사’

[바이오타임즈]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을 뚫은 첫 국산 항암제라는 새 기록을 썼다. 지난 2018년 11월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J&J, 구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 수출한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항암 분야에 국산 치료제가 입성하면서 산업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 신약은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질환 특성상 개발에 성공하면 초대형 시장 공략과 동시에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어 단순 시장 규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렉라자는 먹는 3세대 폐암 치료제다. 3세대 항암제는 방사선·화학요법인 1세대 항암제와 암세포만 공략하는 표적하는 2세대 항암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된 치료제다.

특히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원인인 폐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신호전달을 방해한다. EGFR의 변이로 일어나는 과정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원리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았으며, J&J의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품목 허가를 승인받았다.

◇1조 원 '블록버스터 의약품' 기대감 고조

렉라자의 FDA 승인 획득에 따라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제약사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는 렉라자가 FDA 승인에 이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명실상부한 첫 'K-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버스터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의약품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국적 기업들이 출시한 신약들이 자타공인 블록버스터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국산 신약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1조 원은 국내 중견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총매출에 맞먹는 규모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이를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때문에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진출이 필수다.

미국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에게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가격 통제, 높은 만성 질환 발생률 및 의료에 대한 상당한 자금 지원 등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미국 FDA 허가 획득은 글로벌 신약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매출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신약 연구개발(R&D) 수준을 대외적으로 알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통한다.

J&J가 설정한 렉라자의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50억 달러(약 6조 6,8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도 상용화 절차에 돌입한 만큼 렉라자를 주축으로 한 매출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은 J&J로부터 약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되며 판매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게 된다. 업계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가 세계 폐암 치료제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한양행이 받을 연간 로열티만 3,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매출의 10~15%를 로열티로 받는다.

국내에서도 렉라자 매출이 증가세다. 지난해 6월 국내 1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올 1분기 처방액은 약 200억 원이었고 연내 1,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게 회사 예측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조 시장 안착을 위한 ‘성공 과제’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1.8%씩 성장해 4,400억 달러(약 593조 원)에 이른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가장 큰 항암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다.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치료제는 약가 산정과 보험급여 산정 등을 거쳐 약 2~3개월 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가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현재 미국 폐암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의 경쟁이다. 2023년 기준 타그리소의 전 세계 매출은 58억 달러(약 7조 7,360억 원)다. 앞서 두 약물을 비교한 임상실험에선 통계적으로는 효능과 안전성 모두 비슷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폐암 협회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은 가장 흔한 유형의 폐암으로, 미국에서는 10~15%에서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면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종양 세포의 확산을 늦추거나 멈추기 위해 유전자의 성장을 방해하고, 종양 세포의 빠른 번식을 억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차 치료제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타그리소'와 대결을 벌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렉라자의 효능 데이터, 피하주사(SC) 제형 승인도 미국 시장에서의 순항을 위한 조건으로 분석된다. 리브레반트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 시 최종 전체생존기간(OS) 위험도가 38%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최종 OS 결과에서 추가적인 OS 확보 가능성이 있다.

J&J는 이번에 승인받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IV 제형 병용용법 외에도 올해 6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 제형을 FDA에 추가로 허가 신청한 상태다. 일본·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상용화 절차를 밟고 있다. 유럽에선 연내 승인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세계 폐암 학회에서 발표될 렉라자 관련 병용 요법(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사용하여 병을 고치는 방법)의 최종 전체 생존 기간(OS) 데이터 결과를 발표한다.

업계는 장기 추적 데이터와 내년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최댓값 기준 전체 생존 기간(mOS) 데이터가 기존에 승인받은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 대비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일 경우 예상을 상회하는 판매액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 외에 보험 급여도 주목할 만한 요인이다. 무엇보다 단독요법 대비 병용요법은 고가이기에 보험 급여를 통한 공급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분석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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