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혁신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의 주가가 강세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낮 3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22.26%(590원) 오른 3,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주가가 급등한 데는 회사가 현재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215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 조달된 자금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207 등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2상 임상시험에서 예정대로 120명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인해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폐 질환이다. 최근 급속한 노령화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후유증의 급증 등으로 이 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13명에서 20명이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고 있으며, 국내 환자 수도 2021년 기준 약 1만 8,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치료가 쉽지 않아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인 희귀질환이다. 치료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와 로슈의 ‘에스브리엣’이 유일한데, 이들 약물은 폐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지만, 질병 진행 자체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또 부작용이 심해 환자의 중도 복용 포기율이 높다. 에스브리엣은 특허 만료로 복제약이 다수 출시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에는 약 61억 달러(약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분야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BBT-877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해 자체 개발 중인 물질로, 회사는 임상 진행 속도를 최대한 높여 데이터 도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선별 검사 단계에 있는 환자들의 추가 등록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번 임상 2상에서는 최종 125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가 확보될 전망이다. 임상시험은 한국과 미국, 호주, 폴란드, 이스라엘에서 진행하고 있다.
BBT-877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오토택신 저해제(Autotaxin Inhibitor)로 해당 계열 후보물질 가운데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서 있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물로 개발되고 있다. 오토택신은 혈중에서 ‘리소포스파티딜 콜린’(LPC)을 ‘리소포스파티드산’(LPA)으로 전환하며 LPA는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 형성 및 전이 등 다양한 생리적 활성을 유도한다. BBT-877은 이러한 LPA 생산을 줄여 염증 및 섬유화를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
BBT-877은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이 이뤄졌으나, 2020년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베링거인겔하임이 해당 물질의 잠재적 독성을 우려해 브릿지바이오에 권리를 반환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반환과 함께 자체 개발 전략으로 선회했고, 2022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진행을 허가받았다. 기술 반환의 이유가 잠재적인 독성 문제였기 때문에 규제 기관에서 임상을 허가받으면서 우려됐던 부분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브릿지바이오는 총 120명의 환자에게 24주 동안 시험약 또는 위약을 투여하여 약물의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을 평가한다. 마지막 환자의 투약 및 사후 평가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 2상 임상 결과가 나온다.
특히 안전성 확보를 위해 현재까지 세 차례의 독립적자료모니터링위원회(IDMC) 회의를 통해 임상시험을 지속하도록 권고받았다. 올해 하반기 중 추가 IDMC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207’ 임상 1상 세 번째 용량군 투약 데이터 검토를 마치고, 전문가 위원회 권고에 따라 네 번째 용량군에 진입했다.
4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EGFR TKI)로 개발하고 있는 BBT-207의 임상 1상 용량상승시험에서 임상시험 대상자 투약 용량을 단계적으로 증량해 나가며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0월 BBT-207의 임상 1·2상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에서도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과 한국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3세대 EGFR 저해제 중 하나 이상으로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항종양 효능과 안전성을 최초로 탐색하게 된다.
한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전 세계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분야인 암 질환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영역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왔으며, 비소세포폐암으로도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특히,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외부에서 도입해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모델을 통해 신규 치료제의 개발을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취한다.
회사는 이 방법을 통해 보통 독성시험을 거쳐 IND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18개월 정도 걸리는 시간을 평균 9개월로 단축했다.
폐섬유화 질환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노령화와 더불어 코로나19 감염 이후 동반하는 후유증 사례 증가 등 전 세계적 미충족 의료 수요와 신약 개발 관심도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분야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섬유화 질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나가며 고도화된 치료 옵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