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새로운 호흡기∙면역 치료제 개발에 2,077억 원 투자∙∙∙추후 독점 옵션 체결 권리 획득
플래그십, 10개 이상 과학 벤처 설립∙육성∙∙∙총 가치 104조 원 창출
특허 만료로 신약 경쟁↑∙∙∙GSK, M&A 전략으로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
[바이오타임즈] GSK가 호흡기 및 적응증 분야 신약 개발에 나선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29일(현지 시각)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미국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이하 플래그십)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GSK는 플래그십이 발굴∙육성하는 스타트업에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 이상을 지원해 10개 신약과 백신을 개발하는 데 협업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GSK는 새로운 호흡기 및 면역 치료제 개발을 위해 1억 5,000만 달러(약 2,077억 원)를 투자한다. 선정된 스타트업이 개발 상업적 마일스톤을 모두 달성하면 GSK는 선급금을 포함해 10개의 후보물질에 대해 품목당 최대 7억 2,000만 달러(약 9,972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추후 GSK는 해당 약물의 임상 개발에 대한 독점적인 옵션 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가진다.
GSK 토니 우드(Tony Wood)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과학기술을 활용한 플래그십과의 협력으로 최고의 혁신을 속도감 있게 실현할 것”이라며 “플래그십의 재능 있는 팀과 함께 파이프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환자의 일상을 변화시킬 의약품과 백신 개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래그십 폴 비온디(Paul Biondi) 총괄파트너는 “양사의 공동 목표는 환자를 위한 획기적인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번 협력은 플래그십의 혁신 공급망 파트너십 모델의 최신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어 “업계 최초로 바이오 플랫폼 생태계를 활용한 제약 파트너와 함께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환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치료제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플래그십은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 모더나(Moderna)가 설립한 생명과학 VC다. 인류의 건강이나 지속 가능성을 이끌 다양한 바이오 플랫폼 회사를 발굴∙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0년 매스추세츠(Massachusetts)주 케임브리지(Cambridge)에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과학 벤처를 설립∙육성하며 총 750억 달러(약 104조 원)의 가치를 창출하기도 했다.
플래그십이 육성∙발굴하는 스타트업 대부분은 면역 질환에 초점을 맞춰 자체적인 과학적 아이디어를 실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퍼토리 이뮨 메디슨(Repertoire Immune Medicines)은 자가 면역 질환에 사용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는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질병 치료를 위해 미생물 군에 집중하고 있다. 소나타 테라퓨틱스(Sonata Therapeutics)는 섬유증과 자가면역질환을 연구 중이다.
이밖에도 모더나를 비롯해 포그혼 테라퓨틱스(Foghorn Therapeutics), 오메가 테라퓨틱스(Omega Therapeutics),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Sana Biotechnology ),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Generate Biomedicines), 이나리(Inari), 인디고 애그리컬처(Indigo Agriculture), 테쎄라 테라퓨틱스(Tessera Therapeutics) 등 40개 기업이 플래그십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플래그십은 국내∙외 기업과의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제약∙바이오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도 플래그십의 오메가테라퓨틱스와 셀라리티(Cellarity)에 각각 5억 3,200만 달러(약 7,400억 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협약을 맺었으며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지난 1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3사도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1일 3사가 설립한 ‘라이프사이언스 2호 펀드’를 통해 총 26억 원 규모의 ‘플래그십 8호 펀드’를 출자했다. 플래그십 8호 펀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 위한 GSK의 전략은?
한편 최근 들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고 있다. GSK의 주요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약물의 특허 만료 역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렴한 복제약이 제약∙바이오 시장에 속속 등장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GSK가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저렴한 복제약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GSK는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GSK는 지난 1월 천식 치료제 개발기업 아이올로스 바이오(Aiolos Bio)를 14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하며 호흡기 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해당 M&A를 위해 GSK는 선급금으로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4억 달러(약 5,545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이올로스 바이오의 천식 치료제 ‘AIO-001’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바이오 기술기업 벨루스 헬스(Bellus Health)를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인수하며 만성 기침치료제 ‘캄리픽산트’(Camlipixant)를 확보했다. 캄리픽산트는 성인 난치성 만성 기침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임상 3상 개발을 진행 중인 동종 계열 내 최고의 고선택적 P2X3 길항제로 꼽힌다.
당시 GSK 측은 “캄리픽산트가 2026년에 승인∙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벨루스 헬스 인수는 2027년부터 조정 주당순이익(EPS)에 기여할 것”이라며 “2031년 이후에도 상당한 매출 기록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