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대웅제약 등 임상시험 진행 중
개발 성공 시 ‘세계 최초’ 타이틀 확보 전망
[바이오타임즈]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옵션을 장착한 탈모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탈모 치료 주사제 개발 열기가 뜨겁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탈모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해 1~3개월에 한 번으로 투약 횟수를 늘인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 개선이 기대된다. 기존 탈모 치료제 중 주사 제형은 상용화된 바 없어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게 될 전망이다.
◇탈모 치료 시기 놓치면 재생 불가능…증상 감지하면 적절한 치료받아야
탈모는 유전적 요인, 자가 면역 질환, 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과거 탈모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탈모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정보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22만 5,000명에서 2022년 24만 8,000명까지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2022년 기준 탈모 환자 중 20, 30대 비율이 40.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55.4%, 여성이 44.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통계만으로도 탈모가 더 이상 중년층 남성만의 문제가 아닌 남녀노소 불문 무시할 수 없는 질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원형탈모증, 안드로젠(남성호르몬) 탈모증, 비 흉터성 모발 손실, 흉터성 탈모증 등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은 탈모 환자만을 조사한 자료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잠재적 탈모 환자까지 합치면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탈모는 ‘L62~66’의 질병분류기호가 매겨진 일종의 질환이다. 이는 국민 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병으로 분류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잘못된 방법으로 탈모에 대처할 경우 상태를 악화시키기 쉽다.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져 결국 모낭이 완전히 소실돼 재생이 불가능한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또, 통증을 유발하거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심리적 위축과 대인관계 불안, 우울감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권장된다.
◇K-제약·바이오,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19조 원 탈모 시장에 ‘도전장’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8년 19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는 잠재력이 큰 탈모 치료제 시장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승부수를 던졌다.
탈모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질환으로,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1일 1회 복용이 원칙이다. 복용 후 빠르면 3개월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3~6개월 내에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따라서 더 이상의 진행을 원하지 않는 이상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장기 지속형 제제의 장점은 매일 복용하는 번거로움을 주사 1회 투여로 약효를 한 달 또는 석 달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약 횟수를 최소화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개발된다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남성형 탈모치료제 신약후보물질 ‘CKD-843’에 대한 국내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 3상에서는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CKD-843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CKD-843은 탈모치료 성분인 두타스테리드를 주사제 형태로 변형한 치료제로, 3개월에 한 번 주사를 맞는 것으로 치료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과 공동으로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인 ‘IVL3001’(1개월 지속형)과 ‘IVL3002’(3개월 지속형) 등 두 가지 타입으로 개발 중이다.
해당 약물은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탈모 치료제로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형의 번거로움을 초미세유체역학적(마이크로플루이딕) 제조법에 의한 세계 최초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해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기존에 시판 중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제형 변경한 것인 만큼 향후 품목 허가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다.
VL3001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로 국내 3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IVL3002는 호주에서 1/2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1상에서 용량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바로 3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 치료제 시장은 품목이 매우 제한적인 데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약물이기 때문에 복약에 대한 번거로움이 있었다”면서 “현재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주사제의 경우, 빠른 흡수를 통한 즉각적인 효과 발현과 복약 편의성까지 개선할 수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