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달러 선급금과 타깃당 최대 3억 1,000만 달러 규모 옵션 및 마일스톤, 단계별 로열티 수령 예정
버텍스, 오름의 TPD²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새로운 전 처치제 발굴 계획
BMS와 총 1억 8,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에 이은 두 번째 빅딜
[바이오타임즈] 세계 최초로 단백질 분해제(TPD)에 항체 약물 접합체(ADC)를 결합한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로 글로벌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름테라퓨틱(이하 오름, 대표 이승주)이 또 한 번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오름은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 이하 버텍스, Nasdaq: VRTX)과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총계약 규모는 최대 1조 3,0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계약을 통해 버텍스는 오름의 TPD² 기술을 활용,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새로운 전 처치제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각 타깃에 대한 연구 기간이 종료되면, 버텍스는 오름의 TPD² 기술을 사용해 개발된 DAC에 대해,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할 옵션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해당 타깃에 대해 연구, 개발, 제조, 상용화에 대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가 포함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름은 1,500만 달러의 선급금과 최대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최대 3억 1,000만 달러의 추가 옵션 및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추후 글로벌 연간 순 매출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도 지급받게 된다. 모든 연구, 개발 및 상업화는 버텍스가 담당한다.
오름은 2016년 설립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degrader-antibody conjugates) 분야 선두 비상장 임상 단계 바이오기업으로, 대전과 미국 매사추세츠 렉싱턴에 위치해 있다.
오름테라퓨틱 창업자 대표 이승주 박사는 연세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후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년간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친 뒤 LG생명과학(現 LG화학)에서 신약 개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입사 5년 만에 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연구소장까지 역임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을 계기로 김용성 아주대 공대 교수와 오름테라퓨틱을 공동 창업했고,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전개했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TPD를 ADC 형태로 항체에 결합한 TPD² ▲세계 최초로 단백질 분해에 핵심 역할을 하는 E3 리가아제(Ligase)를 저해하는 물질을 항체에 결합한 ADC 기술인 TPS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Stabilization) ▲ TPD 등 다양한 분해제를 붙일 수 있는 링커 기술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TPD²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인 ORM-5029와 ORM-6151로, 각각 유방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이하 AML)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중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ORM-6151은 지난해 11월 6일 글로벌 제약 기업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BMS)에 총 1억 8,000만 달러(약 2,377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에 성공한 바 있다. 계약금만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받았다.
ORM-6151은 오름이 자체 개발한 TPD² 플랫폼을 활용한 두 번째 후보물질로,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된 ‘CD33’을 표적하는 항체와 ‘GSPT1’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를 결합했다.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로, 미국에서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은 후 임상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기술이전이 성사됐다.
◇ADC와 TPD 융합한 TPD² 플랫폼, 세포 내 침투해 표적 단백질 분해 및 종양 세포 사멸시켜
오름의 독자적인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²) 접근법은 새로운 표적 단백질 분해제와 항체의 정밀한 종양 세포 전달 메커니즘을 결합한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종양 선택적 TPD를 활용한 혁신 항암신약 기술이다. 쉽게 말해 항체 약물 접합체(ADC)에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를 융합하는 기술이다.
오름은 E3 유비퀴틴 라이게이스(ubiquitin ligase) 경로를 통해 암세포 내 표적 단백질을 분해하는 새로운 분자 접착제 페이로드를 개발했다. 항체에 결합된 페이로드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되어 세포 내 침투해 표적 단백질을 분해하고 종양 세포가 사멸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이승주 대표는 지난해 1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TPD² 개발 과정에 대해 “2019년부터 새로운 ADC를 만들려고 했다. 보통 ADC는 대부분 흑백 TV처럼 단순하게 붙이는 페이로드 타깃이 DNA와 튜뷸린(Tublin) 딱 2개 계열인데, 뭔가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찾은 게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표적 단백질 분해제)였다”라며 “TPD를 붙이면 하나가 들어가도 여러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으니까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기술이 단백질 분해제(TPD)를 ADC(Antibody Drug Conjugate) 형태로 항체에 결합한 TPD² 기술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름은 자체 개발한 TPD²(티피디 스퀘어) 접근방법을 적용한 차세대 TPD 플랫폼들을 개발 중이며, 항체와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해 기존에 접근할 수 없었던 다양한 항암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오름테라퓨틱과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한 버텍스는 중증 질환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를 위해 연구개발과 투자를 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다. 버텍스는 1989년 설립, 보스턴에 글로벌 본사 및 런던에 국제 본사를 두고 있다. 또한, 북미, 유럽, 호주, 라틴 아메리카 및 중동 전역에 걸쳐 연구 및 개발 사이트와 상업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회사는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CF), 겸상 적혈구 질환(Sickle Cell Disease, SCD) 및 수혈에 의존하는 베타 지중해성 빈혈(Beta-Thalassemia, TDT) 등 만성적이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유전 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승인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환에 대한 임상 및 연구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급성 및 신경병성 통증, APOL1 매개 신장 질환, IgA 신증,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 질환, 제1형 당뇨병, 제1형 근긴장이영양증 및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을 포함한 다양한 중증 질환에 대한 견고한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승주 대표는 “버텍스는 혁신적인 의약품 발굴과 개발에 있어 선두주자이며,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신규 표적 전 처치제 발굴을 위해 오름의 TPD² 기술을 선택해 매우 기쁘다”라면서 “버텍스와의 이번 계약은 새로운 적응증 영역에서 우리의 선도적인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이 새로운 질병군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