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스킬 시뮬레이션 모듈 제공∙∙∙디지털 환자 진단∙검사∙처치
싱가포르, 홍콩 등 영어권 아시아 국가 초기 시장 타깃으로 해외 영업 본격화
[바이오타임즈] 기존의 임상 실습은 사람이나 마네킹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런 방식은 많은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기관에서 표준화된 교육을 제공하기에는 자원, 시설, 인력 등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숙련되지 않은 의료진에게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전 과정 실습을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환자의 안전 및 프라이버시 등의 문제로 의료 실습의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실제로 2023년 한국간호교육인증평가원은 병원 실습의 일부를 시뮬레이션 실습으로 대체했으며, 의사 국가고시는 컴퓨터 기반 시험 방식(CBT)으로 개편됐다.
뉴베이스는 누구나 양질의 의료 실습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메디컬 에듀테크 기업이다. 지역적 한계에서 기인한 병원 실습 제한, 실습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 다양한 환자 케이스 접근의 한계, 반복 학습의 어려움, 환자의 개인 정보 및 프라이버시 유출 가능성, 의료 행위의 위험성 등의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고자 한다. 자유롭게 임상 실습이 가능하도록 접근성이 높은 디지털 의료 교육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뉴베이스는 2023년 4월 메타병원 의료 시뮬레이션 서비스 ‘메디크루’를 론칭해 현재 국내∙외 70여 개 대학교, 병원, 소방 학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진이 의료 역량을 향상하고 병원 실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 과정을 제공 중이다.
박선영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상 의료 데이터와 시청각 소스 매핑해 디지털 환자 생성
박선영 대표는 벅스, 스냅스 등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사용자경험(UX) 전략 기획과 유료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 바 있다. 박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술∙제품의 UX 개선을 통해 활용성을 향상시키고, 헬스케어 분야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 뉴베이스를 설립했다.
뉴베이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료 실습을 할 수 있는 메타병원을 만들어 환자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또 개발도상국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의료 교육이 가능해지도록 실습 환경을 제공 중이다.
앞서 뉴베이스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스마트 응급∙재난 의료 교육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의료진 대상 교육 방법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재난 대응 모의 도상 훈련 키트와 같은 교육용 실습 도구를 개발해 보급했다.
박 대표는 “이후 2018년 베트남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사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단발성 교육으로는 현지 인력의 의료 숙련도 향상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동시에 현지 인력들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육 현장을 촬영하는 모습에서 디지털 교육의 보급 가능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뉴베이스가 운영 중인 메디크루는 접근성과 사용성이 강점인 ‘모바일’ 제품과 몰입감과 모션 트레이닝(Motion Training)을 향상시킨 ‘가상현실’(VR) 제품으로 나뉜다. 모바일 콘텐츠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호흡기 감염병 대응, 전문심폐소생술(ACLS), 재난 중증도 분류 등의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VR 콘텐츠를 통해서는 가상 현실에서의 몰입감 있는 실습을 체험할 수 있다. 성인 간호, 모성 간호, 핵심 간호술기 등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메디크루는 가상의 의료 데이터와 시청각 소스를 매핑해 디지털 환자를 간편하게 생성한다. 생성된 디지털 환자를 진단∙검사∙처치할 수 있는 의료 스킬 시뮬레이션 게임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를 많이 만들수록 환자 데이터셋과 스킬 모듈은 증가한다. 또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교육 커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 생성 시스템을 통해 의료 실무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뉴베이스는 기관 고객뿐만 아니라 개인도 메디크루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랩’과 ‘스쿨랩’을 개설했다. 오픈랩은 개인∙단체 수강생을 대상으로 이론 강의와 디지털 임상 실습을 결합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한병원협회와 공동으로 개설해 운영 중이다. 스쿨랩은 학교와 병원 등 실습 교육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기관을 위한 서비스다.
◇“의료 역량 강화 및 안정적 의료진 수급에 효과적”
뉴베이스는 현재까지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타임폴리오, 데브시스터즈벤처스, BNH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로부터 누적 4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메디크루의 누적 사용자 수는 1만 1,643명이며 콘텐츠 실행 수는 6만 7,735건이다.
박 대표는 “메디크루는 의료 실습 교육의 디지털 전환으로 누구나 표준화된 교육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진이 임상 현장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실제로 2022년 메디크루를 도입한 한 상급 종합병원에서 신규 간호사 대상으로 VR 교육을 실시한 결과, 병원 이직률이 전년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병원에서 가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실습을 실시한다면 안전하고 빠르게 임상에 적응하고 현장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며 “이는 안정적인 의료진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베이스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베이스는 2023년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해 ACLS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했다. 2024년 1월에는 대한병원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시뮬레이션 실습 콘텐츠를 공급했다. 해당 과정을 마치면 대한병원협회 교육 이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뉴베이스는 몽골에서의 VR 시뮬레이션 교육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싱가포르, 홍콩 등 영어권 아시아 국가를 초기 시장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보건 의료 교육 허브를 목표로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의료 수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메디크루 테스트베드로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아가 뉴베이스는 대화형 인공지능(AI) 환자를 활용해 환자 친화적인 교육 훈련이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VR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나리오 생성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핵심 간호술기와 진료과별 의사결정 시나리오, 한국형 응급 환자 분류 도구(KTAS) 교육 콘텐츠를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PwC, 딜로이트(Deloitte) 등 다수의 조사기관에서 VR 시뮬레이션 시장이 전체 의료 시뮬레이션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특히 북미는 가장 큰 마켓, 아시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많은 의료진 양성이 필요한만큼 디지털 의료 교육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높다”며 “뉴베이스는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해 국내∙외 많은 기관에서 디지털 의료 교육 콘텐츠를 도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