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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통스러운 비명 유발하는 고관절 질환, 수술만이 유일한 희망일까?
[칼럼] 고통스러운 비명 유발하는 고관절 질환, 수술만이 유일한 희망일까?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4.07.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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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메드렉스병원 K-관절센터 김상훈 원장
글=메드렉스병원 K-관절센터 김상훈 원장

[바이오타임즈] 얼마 전 70대 환자 한 명이 찾아왔다. 지방에서부터 소문을 듣고 일부러 나를 찾아왔다는 환자는 자신의 통증을 줄여 달라고 애절하게 읍소했다. 환자가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호소하는 것을 보고 곧바로 검사를 의뢰했고, 정확한 상태를 확인했다. 검사 결과, 그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고관절 질환은 ‘일과성 활액막염’으로 밝혀졌다.

사실 그가 비명을 내지를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 건 약 한 달 전부터였다고 했다. 그때부터 날카로운 통증이 시작되어 똑바로 걸을 수가 없었고, 제대로 앉아있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무의식적으로 골반 부위를 손으로 짚은 채 한껏 움츠리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많았다고도 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음에도 그가 내원하기까지 자그마치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깊은 대화를 나눈 결과 밝혀진 사정은 이러했다.

그는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경우 곧바로 ‘고관절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 오해한 것이다. 그래서 극한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쉽사리 병원을 찾지 못했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이 환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고관절 질환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오해로 인해 내원을 미루는 경우가 꽤나 많다.

흔히 우리가 고관절이라 부르는 엉덩이 관절은 골반 뼈와 허벅지 뼈가 연결되어 있는 매우 불안정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몸무게의 절반 정도를 항상 지탱하고 있으며, 동작에 따라 많게는 체중의 3~5배가 넘는 하중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고관절에는 무릎 관절만큼 퇴행성관절염이 흔히 발생하진 않는다. 가장 흔히 생기는 고관절 질환은 서두에서도 언급했던 일과성 활액막염이라 불리는 관절 주머니의 염증 반응이다. 가벼운 염증이긴 하나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운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은 위의 사례자처럼 심각한 상태라고 여기고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인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통증을 가라앉히고,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일과성 활액막염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비수술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첫 번째는 염증을 줄여주는 방향의 치료로 대표적으로 체외충격파치료가 있다. 이 치료가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은 크게 통각 신경계의 일시적인 마비와 국소 혈류량의 증가로 인한 조직 치유 효과로 볼 수 있다. 일과성 활액막염을 치료하는 데는 매우 좋지만 치료 중에 극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주사치료이고, 주로 증식치료와 소염제 성분의 주사제를 사용하게 된다.

두 번째는 그동안 강직됐던 고관절 주변의 근육들을 자극해서 단축된 근육 길이를 회복시켜 고관절의 운동 범위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재활치료다. 앞서 말했던 체외충격파 치료와 재활 치료를 병행해야 좋은 예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숙련된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도수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흔히 발생하지만 치료하기는 몹시 까다로운 고관절의 일과성 활액막염과 달리 발생 빈도는 적지만 그럼에도 생길 수 있는 고관절 질환도 있다. 비구이형성증, 고관절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대표적이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질환군은 비수술적 치료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희박하다. 따라서 대부분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치료 결과는 비교적 좋은 편이라 수술 후 5~6일이 경과하면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대부분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는 좌식 생활보다 침대 생활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는 고관절의 해부학적 특성상 좌식 생활을 지속할 경우 탈구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일, 양쪽 엉덩이 관절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고, 운동 제한이 관찰된다면 그 즉시 내원하여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아야 한다. 간단한 영상 검사를 통해 비구이형성증이나 고관절관절염, 그리고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의 위중한 고관절 질환의 감별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질환이 아니라면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대부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관절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지체 없이 내원하여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받아보기를 바란다.

[글=메드렉스병원 K-관절센터 김상훈 원장]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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