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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고령화, 병원 중심 의료 한계…재택의료 활성화되려면?
빨라지는 고령화, 병원 중심 의료 한계…재택의료 활성화되려면?
  • 권연아 기자
  • 승인 2024.07.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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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심 의료 한계 ‘부각’…대안으로 ‘재택의료’ 주목
전문가, “합리적 수가·서비스 질 관리 시스템 및 인식개선 필요”
‘모두’ 좋아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재택의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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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최근 고령화로 인해 병원 내원이 어려운 환자들이 늘면서 병원 중심 의료의 한계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재택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 국내 노인인구 1,000만 명 시대에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약 150만 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의료시스템이 없다”며 “이는 병원 중심 의료의 약점으로,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재택의료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몇몇 예외상황을 제외하고 의료행위가 의료기관 내에서 이뤄지도록 규정 돼 있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장애인 주치의재택신장투석1차 의사진료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 약 9개 정도의 시범사업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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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심의료 한계, 재택의료로 극복…시스템 구축 ‘필요’

재택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재택의료학회(이사장 박건우)는 학술대회심포지엄 등의 활동을 통해 국내 재택의료 활성화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한재택의료학회는 재택의료를 활성화할 방안으로 ▲정부의 재택의료 합리적 수가 책정 및 시스템 구축 ▲국민의 재택의료 인식 재정립 ▲학회의 질 관리 모델 구축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박건우 이사장은 “의사 입장에서 재택의료는 오롯이 환자에 집중하고, 전반적인 환경까지 평가해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로 교정해 줄 수 있다”며 “환자에 더 공감하고 좋아지는 모습을 직접 보며 돈은 못 벌지만 ‘내가 의사구나’라는 보람을 느낀다. 문제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명감으로만 이뤄져 번 아웃이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되는 임시 시스템으로, 이는 아직 현 시스템에 들어와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시범사업 방문 진료 한 번에 10만 원 내외의 수가가 책정돼 있고 그나마도 교육을 맡는 3차 진료 의사들은 전혀 보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경우 7~8명이 한 팀으로 묶여 있어 전문화·당직은 물론 방문 내시경 등도 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반진료보다 방문 진료가 더 많은 수익이 되기 때문으로, 국내 재택의료도 건강보험 수가를 올리고 장기요양보험·사보험까지 유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시범사업을 보면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내원하면 무상이지만 방문 진료시 한 번에 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 거부감이 있다”며, “정당한 수가체계가 있고 보험으로 커버를 해주는 만큼 ‘이것만 지불해서 다행’이라는 국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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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재택의료’

순천의료원은 보건복지부 주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참고로 이 시범사업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을 이뤄 의료기관 내원이 어려운 장기요양수급자(1~4등급)의 가정을 찾아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도 연계한다.

순천의료원 재택의료팀은 “의료뿐만 아니라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도 많은데, 그런 환자들은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연결해줬다”며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힘이 되는 사업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재택의료 대상자였던 환자 한 분이 돌아가셨는데 그 보호자가 막막할 때 전화할 곳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전해주셨다”며 “대상자 중에는 와상 환자들이 많은데,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일이다. 우리가 직접 집으로 가서 진료하니 보호자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재택의료팀은 “제도나 재정적인 부분에 막혀 도움을 줄 수 없는 일이 생기면 너무 힘들다”며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어서 사명감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계”라고 전했다. 또 “전담팀을 만들기에는 인건비조차 안 나온다. 다른 일을 하면서 재택의료 업무를 병행하기에는 일이 너무 많다”며 “사회복지사 인건비는 책정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수가 개선 필요성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공통으로 낸 의견이기도 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의료센터 수가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모두에서 나왔다.

특히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초기 포괄평가에 대한 가산 수가 신설, 중증환자 관리 인센티브 신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택의료기본료에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활동에 대한 보상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두고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에서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아도 병원이 찾아가는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며 “이 좋은 사업이 제도로 현장에 정착하려면 ‘열심히 해봤자 손해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할수록 손해인데 공공병원이 아닌 민간병원들은 굳이 할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라며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권연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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