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A 씨(여·31)는 최근 퇴근길 버스에서 갑작스러운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며 식은땀과 함께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을 겪었다. 이에 그녀는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전정신경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더위 탓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단순히 더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비인후과 귀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으로는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있다.
‘전정신경염’은 전정기관에 직접적으로 염증이 발생해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는 전정신경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한쪽 달팽이관의 기능 저하가 발생하면서 갑작스러운 평형기능 장애를 유발해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감기를 앓고 난 뒤에 전정신경염에 걸리기 쉽다. 이명이나 난청 등의 청각 증상은 동반되지 않는다.
전정신경염은 초기에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참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전정억제제 사용이 도움이 된다. 급성기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환자의 증상이 조기에 호전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3~4일 동안 극심한 어지럼을 호소하며 이후 6주에서 8주 동안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급성기 이후 전정재활치료는 환자의 증상을 조기에 개선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추천된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 중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석증이 있는 경우 몸을 뒤척일 때나 일어날 때, 고개를 크게 움직일 때, 몸을 움직일 때 등 어지럼증이 심해진다.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드물게는 일시적인 이명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나아진다.
머리를 움직일 때 1~2분 정도 주변이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을 느끼면 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석증은 인체의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속 물질인 이석이 제 위치를 벗어나면서 나타난다. 이석이 반고리관에 들어가 내부 액체를 떠다니거나 신경 연결부위에 붙어 균형을 유지하는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이석증은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비타민D 보충, 올바른 수면 자세 유지, 적절한 신체 활동과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의 압력이 높아질 때마다 귀가 꽉 막히는 느낌과 이명이 어지럼과 동반하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갑자기 쓰러지기도 해 머리 등을 다칠 위험이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와 식이조절로 치료가 가능하며,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고실 내 약물 주입이나 내림프낭 감압술 같은 침습적인 처치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이비인후과에서는 반복적인 병력 청취, 청력 검사, 전정 기능 검사, 유발 전위 검사, 뇌신경 검사, 뇌 영상 검사(MRI, MRA) 등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보아스이비인후과 서대문원 이선규 대표원장은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의 귀와 관련된 어지럼증의 경우, 빠른 증상 완화를 위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뇌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영구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