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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미약품 M&A 이슈로 본 경영권 프리미엄
[칼럼] 한미약품 M&A 이슈로 본 경영권 프리미엄
  • 신광철 전문기자
  • 승인 2024.06.2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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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사진=한미약품)

[바이오타임즈] 한미약품은 작년에 매출액 1조 4,909억 원에 영업이익 2,207억 원을 달성한 우량기업 중 하나다. 2021년부터 보면, 매년 매출액은 10% 이상, 영업이익은 20% 넘는 증가율을 보여 규모와 함께 성장세도 좋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작년에 1,654억 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2021년에 비해 1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실적은 우수한 제품력에 기반하고 있다.

2022년에는 주력상품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에 이어 신약 개발에 성공한 로수젯(고지혈증 치료제)이 전문약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2023년 하반기에는 중국 전역에서 유행했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관련해 유아용 기침 가래약 이탄징(북경한미의 대표 품목), 성인용 진해거담제 이안핑의 판매가 해외 매출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올해도 면역억제제 호모시클로스포린과 항암제 파보파클리택셀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반적으로 실적은 견조하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실적이 양호했던 한미약품이지만, 올 초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M&A 이슈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가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영권 분쟁은 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일인만큼 악재로 간주한다. 반면에 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이슈는 호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상대측보다 더 많은 지분율을 획득해야만 하고 그로 인해 대량의 주식 매수가 이루어진다. 이번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분쟁 당사자 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았기에, 양측 모두 더 많은 우호지분 확보에 나선 것에 더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려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배경에는 상속세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송영숙 전 회장 측은 유상증자와 구주 매각 및 현물출자를 포함한 패키지 딜을 통해 2,775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고, 이 중 일부를 상속세 마련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OCI와 통합 무산으로 실행되지 못한 상황이고 주가도 약세로 전환했다. 한미약품과 OCI 그룹의 M&A 과정에서 나타난 주가의 변동을 보면서 문득 경영권 프리미엄 이슈가 생각났다. 우리나라에서 기업 간 주식 매매 및 경영권의 변화가 발생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경영권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통상 회사의 현재 및 미래 가치, 경영권 획득으로 인한 파급효과,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매수할 경우의 필요 비용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다시 말해서 경영권 지분을 가져가는 대가로 웃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율을 기록한 대표적인 M&A 사례로 2022년 녹십자홀딩스가 미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업체인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할 때 지급한 1,418.23%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 2021년 CJ제일제당이 미생물 정보분석 기업 천랩을 인수할 때 지급한 381.6%의 경영권 프리미엄, 2021년 대원제약이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할 때 지급한 362.4%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한미약품그룹(회장 송영숙)과 OCI그룹(회장 이우현)은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도 양사의 M&A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한미사이언스가 통합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례로 지난 2022년 2월 OCI가 부광약품 인수 당시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반면, 이번 통합과정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도 가격과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주당 3만 7,300원 (할인율 0.4% 적용)이 시장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5년간 100억 원 이상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양수도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율은 약 239%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미약품의 주가 변동 추이(2024년 1월~6월)(출처=네이버페이 증권)
한미약품의 주가 변동 추이(2024년 1월~6월)(출처=네이버페이 증권)

한미약품의 주가는 두 그룹 간 M&A가 성사됐다고 발표된 1월 12일 35만 3,000원(종가 기준)까지 급등한 이후 6월 26일 현재 27만 7,00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한미약품과 OCI그룹 간 M&A가 성사됐다면, 현재와는 다른 주가를 형성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가정에 불과하다. 반면, 경영권을 다시 확보한 임종윤 대표는 한국형 론자를 언급하며,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이라는 목표와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또한 향후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확대해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1조원의 순이익 달성과 시가총액 50조 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전은 제시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로서 목표를 달성하고 주식 가치에 반영시킴으로써 가치를 갖는 것이다.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을 확보한 이상, 제시한 비전을 달성시켜 M&A 이슈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기업가치를 달성하는 것이 본인이 M&A 과정에서 제기했던 경영권 프리미엄의 달성일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경영권을 다시 차지한 임종윤 대표에게도 과제를 남기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신광철 전문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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