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19 18:05 (금)
ADC·병용요법 등 방광암 새 치료옵션 제시…미충족 의료수요 해소되나?
ADC·병용요법 등 방광암 새 치료옵션 제시…미충족 의료수요 해소되나?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6.14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전 세계 신규 환자 57만 3,000명 발생…세계 발병률 9위
국내 방광암 환자 증가세…10년 새 47%↑
혈뇨·빈뇨 등 의심증상 있으면 내원해야
새로운 치료 옵션 등장으로 생존률↑
지아이노베이션·신라젠·SK팜데코·종근당·에임드바이오 등 방광암 치료제 개발 박차
지노믹트리의 방광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B’, 미국과 한국에서 혁신의료기기 지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방광암은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암종으로 지속해 증가세를 보이지만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기전의 방광암 치료제 및 생존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치료법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환자들의 치료옵션을 넓히고 있다.

◇ 매년 전 세계 신규 환자 57만 3,000명 발생… 국내 방광암 환자도 10년 새 47% 증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방광암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7만 3,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21만 2,000명이 사망한다.

국내에서도 방광암 환자가 큰 증가율을 보인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신규 방광암 발생자 수는 5,169명으로, 약 10년 전인 2010년(3,553명) 대비 45% 이상 증가했다. 국내 방광암 환자의 10명 중 8명(87.1%)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며 환자 수가 지속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광암은 방광 내벽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방광암의 약 90%는 방광 내벽의 요로상피 세포에서 발생하는 요로상피암이 차지한다.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친 경우 생존 예후가 좋지 않은 공격적인 암종으로 꼽히지만, 전제 환자 중 12%는 이미 진행 단계(Advanced Stage)에 접어들어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뇨기에 생기는 암 가운데 재발률 및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암종으로, 진행성 방광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에 불과하다. 특히 전이성 방광암은 재발률이 60~70%에 달하는 만큼 초기 치료부터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유지요법을 통해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혈뇨'…의심 증상 있으면 내원해야

방광암 환자의 약 85%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를 경험한다. 혈뇨는 소변에 피가 눈으로 보이는 '육안적 혈뇨'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 혈뇨'로 구분된다. 육안적 혈뇨가 나타나는 경우 방광암일 가능성이 커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고령층의 발병률이 높은 만큼 육안으로 혈뇨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40대 이상 성인이라면 정기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미세 혈뇨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방광암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흡연이 주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담배의 발암물질은 폐를 통해 몸에 흡수된 뒤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에 포함되는데, 방광이 소변 속 발암물질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결국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실제로 조사 결과 흡연자의 방광암 발생확률은 비흡연자보다 2~7배 높다고 나타났다. 이밖에 연령, 유전인자, 화학약품 노출, 감염 및 방광결석, 진통제 및 항암제 등도 위험 인자로 추정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방광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85% 이상이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 발견되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다”면서 "전이 시 생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공격적인 질병이므로 혈뇨와 빈뇨 등 소변에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빠르게 내원해 필요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흡연자의 혈뇨는 유력한 단서로 반드시 방광 내시경검사를 통해 방광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엔허투·파트셉·키트루다…ADC, 병용요법 등 새로운 치료 방식에 대한 기대감 커져

기존의 방광암 치료는 주로 수술, 화학요법 등에 의해서 이뤄졌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제가 치료 옵션으로 제시된 데 이어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도 허가받아 생존율 개선의 기대감을 높였다.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사멸하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ADC 신약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대표적인 사례다. 엔허투는 글로벌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공동 개발한 항암제로,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모든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위암, 폐암, 유방암 치료에 사용돼 왔으나 이번 가속 승인에 따라 대체 치료 옵션이 없었던 절제 불가능 및 전이성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 수용체 2형) 양성 고형암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방광암, 담도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해졌다.

면역항암제와 ADC의 병용요법도 방광암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아스텔라스와 시젠이 개발한 항암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의 병용요법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치료법으로 꼽힌다.

키트루다와 파드셉을 함께 투여한 방광암(요로상피암) 환자 88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생존 기간은 약 15개월 증가하고 사망 위험은 5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기존 표준치료인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옵션으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은 지난해 12월 전체 생존기간(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함으로써 미국 FDA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 이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방광 치료에 항PD-1 면역항암제와 ADC를 병용한 최초 사례다.

◇국내 방광암 치료제 및 진단기기 개발 현황은?

국내 기업도 치료제 및 진단기기 개발로, 방광암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GI-102'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광암 개인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목적 사용을 승인받았다.

치료 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개 임상 의사가 환자 상태에 따라 더 이상 쓸 약물이 없을 때 긴급하게 신청한다.

GI-102는 면역세포가 불충분한 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미충족 의료수요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면역항암제다.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항암 후보 물질 'BAL0891'에 대해 현재 임상 중인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을 비롯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과 방광암으로 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해당 물질은 현재 고형암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혈액암으로 임상 범위를 확대한 데 이어, 방광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자 전임상 결과를 추가했다. 회사는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방광암 치료 옵션을 비롯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BAL08910은 트레오닌 티로신 키나제(TTK)와 폴로-유사 키나제(PLK1) 등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물질이다. 현재 각각 TTK 및 PLK1 억제제로 개발 중인 항암제는 다수 존재하지만, 두 효소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 물질은 BAL0891이 유일해 개발에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에임드바이오는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과 방광암에 대한 ADC 신약 후보 물질 ‘AMB302’의 전임상 단계를 마치고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AMB302는 교모세포종과 방광암에 대한 FGFR3 타깃 ADC 후보 물질이다. 

SK팜테코는 페링제약과 방광암 유전자치료제 ‘아스틸라드린(Adstiladrin)’의 원료의약품 상용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기술이전 이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아스틸라드린을 제조·출시할 예정이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유전자치료제인 아스틸라드린은 2022년 FDA에서 방광암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됐다.

종근당은 RNAi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큐리진과 유전자 치료제 ‘CA102’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방광암을 첫 타깃으로 독점 연구·개발 및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CA102는 다양한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분자를 인지하도록 개조된 종양용해 바이러스에 shRNA를 삽입한 유전자 치료제다. shRNA는 큐리진의 플랫폼 기술이 적용돼 세포 내 신호전달을 통해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mTOR과 STAT3를 동시에 표적하도록 제작됐다.

종양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작용하도록 해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관련된 두 유전자를 이중표적해 항암 효과를 강화할 신약으로 주목받는다.

지노믹트리는 방광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B'의 미국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얼리텍-B는 지노믹트리가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개발한 방광암 조기진단용 메틸화 바이오마커인 PENK 유전자의 검출 민감도를 개선한 신규 측정기술 LTE-qMSP를 통해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법이다. 독창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한국과 미국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현재의 방광암 진단은 침습적인 방광경 검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낮은 순응도가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반면, 얼리텍-B는 비침습적인 체외 진단법으로 방광암 환자의 조기진단과 더불어 재발 모니터링 등의 다른 사용 목적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국내 1,2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확증 임상을 완료하고 식약처 허가 및 신의료기술평가 신청, 건강보험 등재 등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