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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들어간 ‘빅파마’ 소규모 민간기업 인수 러시∙∙∙바이오테크 M&A 사례 200%↑
숨 고르기 들어간 ‘빅파마’ 소규모 민간기업 인수 러시∙∙∙바이오테크 M&A 사례 200%↑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6.11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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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테크 거래 가치, 전년 대비 40%↓
파이프라인 보완 전략으로 M&A ‘필수’
대규모 M&A 거래로 블록버스터 의약품 확보∙∙∙포트폴리오 재구축으로 반등 노린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침체기를 10여 년 만에 극복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빅파마’가 최근 소규모 사적 거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빅파마’(Big Pharma)는 제약∙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인 기업을 뜻한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1일(현지시각) 공개 매물이 거의 없는 사적 거래(Private Deals)가 제약∙바이오업계의 M&A를 주도한다고 전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뚜렷한 공공의 목표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올해 헬스케어 거래에서 나타난 트렌드 중 하나로 ‘소규모 민간기업 인수’를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테크의 거래 가치는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한 400억 달러(약 55조 원)에 그쳐 M&A 열기가 식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민간 바이오테크 기업 인수 사례는 198% 증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 마이클 샤(Michael Shah)와 존 머피(John Murphy) 애널리스트는 특히 미국 내 빅파마가 오는 2030년까지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연간 매출이 약 1,800억 달러(약 248조 원)까지 줄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빅파마가 여전히 혁신적인 치료법을 찾으면서 파이프라인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M&A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의료업계 관계자는 “일부 의약품이 조만간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게다가 수익 잠재력이 있는 의약품을 보유하기 위한 명백한 목표도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민간 기업 인수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의 반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머크
사진=머크

◇최근 빅파마 M&A 사례는? 

최근 기업공개(IPO)가 2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난 듯 보인다. 하지만 생명공학 관련 주식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는 새로운 신약 개발사에 눈을 돌렸다. 지난달에만 해도 대규모 M&A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제약∙바이오업계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확보 및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돌입했다. 

머크(Merck)는 지난달 29일 아이바이오테크(EyeBiotech, 이하 아이바이오)를 30억 달러(약 4조 1,130억 원)에 인수하며 안질환 치료제 기술을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머크는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먼저 지급하고 향후 개발∙규제상업화 등 사업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17억 달러(약 2조 3,400억 원)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인수는 오는 3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측된다. 

롭 데이비스(Rob Davis)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머크는 치료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에서 150억 달러(약 20조 7,000억 원) 범위의 거래를 찾고 있었다”며 “아이바이오 인수는 머크가 계속해서 수익 기반을 다각화하는 데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바이오젠
사진=바이오젠

바이오젠(Biogen)은 23일 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강화와 알츠하이머치료제 의존도 경감을 위해 휴먼 이뮤놀로지 바이오사이언스(Human Immunology Bioscience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선급금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5,700억 원)와 특정 마일스톤에 따른 추가금 6억 5,000만 달러(약 8,866억 원) 등 총 18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이하 J&J)은 16일 프로테오직스(Proteologix)와 8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잠재적인 아토피 피부염 신약을 확보했다. 

J&J 관계자는 “실험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개발 중반 단계에 있다”고 밝히며 “반독점 허가 및 기타 관례적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체로 몇 개월 내에 거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일스톤에 따른 추가금 지급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 이하 로이반트)는 화이자(Pfizer)와 설립한 자회사 텔레반트(Telavant)를 스위스 제약사 로슈홀딩스(Roche Holding AG, 이하 로슈)에 71억 달러(약 10조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로슈는 미국과 일본 이외에서 의약품에 대한 권리를 얻게 됐다. 이를 토대로 로슈는 조만간 RVT-3101을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로슈
사진=로슈

◇“빅파마, BD∙M&A로 거래 흐름 확보해야” 

반면 제약∙바이오업계는 브리스톨-마이어스(Bristol Myers Squibb), 애브비(Abbvie), 화이자 등은 지난해 각각 최소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만큼, 당분간 대규모 M&A 거래를 한 차례 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화이자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CEO는 최근 “지난해 시젠(Seagen)을 인수한 후 대규모 M&A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개거래가 곧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Jefferies Financial Group) 크리스 루프(Chris Roop) 미주M&A 책임자는 “빅파마는 여전히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유일할 방법은 사업개발(BD)과 M&A”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M&A의 거래 흐름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J&J 나우만 샤(Nauman Shah) 글로벌 BD 책임자 역시 J&J의 공개거래가 반등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J&J는)규모에 관계없이 거래를 성사시킬 재정적 역량과 힘을 갖춘 곳”이라며 “50억 달러(약 7조 원)에서 200억 달러(약 28조 원) 범위의 거래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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