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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넘어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신경계 질환 신약개발 ‘붐’
항암제 넘어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신경계 질환 신약개발 ‘붐’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6.10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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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치매·우울증·조현병 등 신경계 치료제 R&D 및 투자 열중
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아 성공 확률 낮지만 미충족 수요 높아 블록버스터 가능성 커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이어 아리바이오·차바이오텍·엔케이맥스·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서도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이 잇따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신경계 치료 신약이 항암제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은 향후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를 치매, 파킨슨,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개발(R&D)과 더불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잇따르고 있고,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항암제 이은 투자 2위, 신경질환 치료제 타깃 연구개발 활발

현재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치료제 개발 분야는 항암제다. 미국, EU 등 주요 국가는 국가 연구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암을 정복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중항체, ADC, 액체생검, 마이크로바이옴, 카티 치료제 등 신기술을 적용한 암 연구개발을 지속해 시행한 결과,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간암, 폐암 등 치료가 어려웠던 암 영역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고 있고 있으며, AI 기술을 접목한 획기적인 암 진단·검출 기기는 치료 접근성을 높이며 항암 정복에 일조하고 있다. 신기술과 혁신 신약 개발 덕에 미국에서는 지난 20년간 암 사망률이 27% 감소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제 항암제 다음으로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 꼽히는 신경질환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GBD)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추신경계 질환인 치매의 전 세계 유병 인구는 오는 2050년까지 1억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발표한 'CNS 시장 현황 및 향후 관측' 보고서에서는 지난 10년간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에 대한 질병 부담은 전 세계적으로 35~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사회적 비용만 해도 약 1,300조 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중추신경계 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미국 FDA에 승인된 약물이 5개뿐이다. 신경과학 영역에서 신약 개발은 질환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투자 비용 대비 성공 확률이 낮은 편이다. 현재 임상 1상부터 허가 신청까지의 성공률은 2021년에 4.9%, 2022년 6.3% 수준이다.

신경계 질환은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개선하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 때문에 신약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치료제 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업계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경계 R&D 투자가 지속해 늘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발표한 2023년 연례 바이오약제 기술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신경과학 분야에 대한 시드·시리즈A 투자 총액은 6억 3,900만 달러(8,795억 원)로 종양학(14억 달러) 다음으로 투자가 가장 많은 영역이었다. JP모건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매,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은 환자 수는 많은데 병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본과 인력, 기술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신기술을 적용한 신약개발 R&D 및 대규모 기술이전,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 중으로, 미충족 수요가 컸던 신경계 질환에 대한 한계도 머지 않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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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계 시장 선점에 열 올리는 글로벌 제약사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으로 후보 물질 탐색 단계부터 임상 3상 시험 종료 단계에 있는 신경계 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은 1,000여 개다. 글로벌 제약사가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그 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레켐비’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았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치료 목적으로 이미 해외에서는 활발히 사용 중인 레켐비는 동일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국내 허가를 검토 중이다.

레켐비는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춘다. 임상 3상 CLARITY-AD 연구에서 1,7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투약한 결과, 임상 치매 척도(CDR-SB) 점수가 위약군에 비해 0.45점 적게 변화해 인지기능 악화가 27% 지연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인정받아 치매 환자들에게 '꿈의 치매약'으로 꼽힌다.

최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에 힘입어 처방이 확대되면서 2030년까지 매출액이 15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달 말 우울증·수면장애 치료 신약 후보 물질인 ‘셀토렉산트(seltorexant)’가 임상 3상 시험에서 모든 1·2차 지표를 충족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신약인 ‘도나네맙’의 출시를 위해 미국 FDA 허가 문을 두드리고 있는 일라이 릴리는 또 다른 신경계 질환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큐알리스와 전두측두엽 치매와 루게릭병 치료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일라이 릴리는 전임상단계인 치료 후보 물질 ‘QRL-204′를 개발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전 세계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QRL-204는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과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에게서 자주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UNC13A 유전자를 목표로 한 치료 후보 물질이다.

브리스톨 마이어 스퀴브(BMS)는 지난해 12월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인수하는 통 큰 베팅을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카루나는 조현병 신약 후보 물질인 ‘카엑스티(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를 개발했으며,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하고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카엑스티는 기존 조현병 치료제와 달리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차단하지 않는다.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차단하는 약물 작용 원리로 인해 졸림과 체중 증가 같은 부작용을 보이는데, 카엑스티는 이런 기존 정신질환 약물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의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현황은?

국내에서도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FDA 허가를 받아 현지에서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일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이 국내와 미국서 임상 3상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유럽 임’상시험을 신청하고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인다. 글로벌 11개 국가에서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허가 임상으로 관심이 크다.

젬백스앤카엘은 레켐비와 같은 방식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GV1001'의 임상 2상에 진입했다. GV1001은 미세아교세포와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GnRHR)에 결합해 뇌 내 염증을 억제한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 ‘CB-AD-02′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억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태반 조직에서 추출한 기능성 세포로 대량 배양, 세포 동결 기술에 기반을 둔 게 특징으로, 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엔케이맥스는 세포치료제 ‘SNK01’을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을 통해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1/2a 상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 SNK01은 자가 반응성 T 세포와 손상된 뉴런을 식별하고 제거해 신경염증을 감소해 전반적인 뇌 면역체계가 개선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부광약품은 파킨슨병 환자가 겪는 이상 운동증 증상 완화를 돕는 ‘JM-010’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배아줄기세포를 중뇌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분화하는 기술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신약 후보 물질 ‘TED-A9′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킨슨병 신약 후보 물질 ‘ABL-301′는 미국 임상 1상 단계로, 임상 2상부터 상업화까지는 글로벌 파트너사인 프랑스 사노피가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ABL-301′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 신약후보 물질 ‘KM-819′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동아에스티가 'DA-7503'에 대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타우 응집을 저해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소식을 전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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