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화학요법과 병행, 전체 생존율 16개월 이상↑”
韓 식약처, 자궁내막암 1차 치료 적응증 획득∙∙∙1∙2차 치료 옵션으로 모두 허가
한국GSK, “국내 환자 빠르게 임상적 혜택 누리도록 노력”
[바이오타임즈] 자궁내막암 면역항암제 ‘젬퍼리’가 더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규제당국이 젬퍼리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승인 신청을 수락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6일(현지 시각) 면역항암제 ‘젬퍼리’(Jemperli)가 자궁내막암 외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는 IgG4 인간화 단클론항체로 불일치 복구결함 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 암종에 지속적인 항종양 활성을 보이는 PD-1 저해제다.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이하 GSK)이 개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SK는 젬퍼리가 화학요법과 병행했을 때 전체 생존율을 16개월 이상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임상 3상 루비(RUBY) 단계의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GSK가 개발한 또 다른 치료제인 ‘제줄라’(Zejula)와 병용할 경우 질병 진행 위험이 줄면서도 무진행 생존율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GSK 측은 “그동안 젬퍼리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궁극적으로는 젬퍼리가 여러 유형의 암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자궁내막암’이란?
‘자궁내막암’은 자궁 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생기는 암이다.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자궁내막양 선암종, 유두상 장액성 암종, 투명세포암종, 점액암종, 편평상피암종, 혼합암종, 미분화암종 등으로 분류한다.
자궁내막암의 발생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부분은 없다. 다만, 의학계는 유방암과 함께 대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론과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도 가족력, 폐경, 비만을 비롯해 당뇨, 면역력 저하 등이 자궁내막암의 원인으로 언급된다.
서구화된 식습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등으로 자궁내막암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공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여성 전체 암 발생량은 총 11만 7,334건으로, 이중 자궁체부암은 3,492건이 발생했다. 이는 여성 전체 암의 3%, 암 발생 순위 8위를 차지한 수치다. 인구 1만 명당 조기 발생률은 1999년 3.1명에서 2019년 12.8명으로 20년 사이 4배가량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35.2%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2.9%, 40대가 20.3%로 뒤를 이었다.
한국GSK 측은 “자궁내막암 대부분은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가 가능하다”면서도 “재발성 또는 진행성 환자의 경우 기존 항암화학요법 치료 시 해당 환자에게서의 평균 생존 기간은 1년 미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젬퍼리 치료제 승인 현황은?
GSK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약물 사용 확대를 모색하는 임상 데이터 일부를 승인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FDA는 지난 2021년 젬퍼리를 불일치 복구 결함(dMMR, mismatch repair-deficient)인 재발성∙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제로써 가속 승인했으며 같은 해 유럽의약품청(EMA)이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으며 1년 만에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이후 FDA가 2023년 2월 10일 정식승인을, 식약처가 지난 3월 백금 기반 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진행성∙재발성 dMMR/MSI-H 자궁내막암 1차 치료 적응증으로 허가하며 자궁내막암 1차와 2차 치료 옵션으로 모두 허가된 면역항암제가 됐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젬퍼리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등의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하며 국내 종합병원에 입성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은 오랜 기간 1차 표준치료로 활용됐지만, 평균 생존기간은 3년 이하로 예후가 좋지 못해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며 “젬퍼리는 1차 치료옵션으로 효과를 입증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GSK 항암제사업부 총괄 양유진 상무는 “젬퍼리가 2차 치료에서 허가 1년 만에 급여에 성공한 이후 1차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젬퍼리가 FDA와 EMA 모두에서 자궁내막암 1차 치료로 허가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인 만큼, 국내 환자가 빠르게 임상적 혜택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