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주변 미세환경 조절, 암 치료제의 암세포 공격을 돕고 암의 증식과 전이를 저해
비 MSI-H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준치료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
[바이오타임즈] 혁신 신약 개발기업 메드팩토(대표 김성진)가 전이성 대장암 환자 대상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3상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회사는 해당 2b/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있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에서도 미국 머크(MSD)와의 임상 시험 협력 및 공급 계약에 따라 펨브롤리주맙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임상을 진행한다.
메드팩토는 미국 머크(MSD)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MSI-H)을 제외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장암은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과 안정형(MSS)으로 나뉘는데, MSI-high형 환자는 치료 시도가 가능하나, 전체의 86% 비중을 차지하는 MSS형 환자군에서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 시 반응이 낮아 다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 기전으로 알려진 형질전환 증식인자 TGF-β의 기능을 저해하는 TGF-β 신호 억제제이다. TGF-β는 생체 내 다양한 생리 과정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조절인자로, 암, 면역질환, 염증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TGF-β는 정상 세포에서는 암화(癌化)를 억제하지만,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면 TGF-β가 대량 생산돼 암의 전이를 촉진하고 면역계를 억제하며 항암제 내성을 유발한다.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 성장에 중요한 종양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것에 대해 중요성이 알려졌으며, 종양 미세환경 조절의 대표 성장인자인 TGF-β 저해제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태이다.
메드팩토의 백토서팁은 저분자 화합물로, 암 주변 미세환경을 조절해서 다양한 암 치료제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고 암의 증식과 전이를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3차 대장암 치료 시장에서 개발 중이거나 허가받은 치료제 중 가장 월등한 데이터 확보
메드팩토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토서팁(200mg 및 300mg)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백토서팁 300mg 병용 투여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 회사는 2021년 미국종양학회(ASCO)에서 백토서팁 200mg 병용 투여 데이터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ESMO에서 공개된 임상 데이터를 보면,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을 병용 투여한 환자군 105명의 전체 생존 기간 중간값(mOS)과 객관적 반응률은 각각 15.8개월, 13.33%였다. 이 중 백토서팁 300mg과 펨브롤리주맙을 병용 투여한 환자군의 mOS는 17.35개월, ORR은 18.75%이다. 이는 기존 표준치료요법과 비교해 월등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백토서팁 300mg 투여군의 경우 표준 치료제 대비 전체 생존 기간 중간값(mOS)이 10개월 이상 길다.
현재 바이엘의 ‘스티바가’(레고라페닙)와 ‘론서프’(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가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표준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티바가는 2021년 객관적 반응률(ORR) 1.0%, mOS 6.4개월로, 론서프는 2015년 ORR 1.6%, mOS 7.1개월로 각각 허가받았다. 또한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과 임프라임,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등 세 가지 약물을 병용하는 임상의 mOS는 5.7개월이다.
지난 23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메드팩토 김성진 대표는 “3차 대장암 치료 시장에서 개발 중이거나 허가받은 치료제 중 가장 월등한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을 병용투여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백토서팁을 병용투여한 대장암 환자 일부에서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부작용이 발생했을 뿐 치명적인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 MSI-H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군에서 월등한 치료 효과가 확인된 만큼, 향후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이 비 MSI-H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준치료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메드팩토는 전이성 대장암 병용요법 임상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현재 8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며, 이 중 300억 원을 대장암 임상 2b/3상에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FDA로부터 IND 승인을 받으면 내년 하반기 환자 등록과 치료제 투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면역항암제와 대장암에 관심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관련 미팅도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표준치료요법보다 월등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번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향후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새로운 표준치료요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공략하지 못하는 부분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TGF-β 저해제도 개발 중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종양미세환경을 제어하는 신개념 면역 항암제로, 2024~2025년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