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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퇴행성 관절염, 관절주사나 수술 말고 항체치료제로 치료 가능
지긋지긋한 퇴행성 관절염, 관절주사나 수술 말고 항체치료제로 치료 가능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5.2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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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관련 유전자 Activin A 억제하고, 연골 파괴 완화하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 기술 제안
관절염 유전자와 수용체 신호 전달 차단하는 항체치료제 개발…연골주사 대체 기대
대사질환 및 관절염을 포함한 다양한 염증 질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표적 노인질환인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417만 8,947여 명이며, 전체 환자 중 81.2%가 6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상되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가장 흔한 형태의 관절염이다. 현재, 시판 중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 제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 히알루론산 등으로 일시적인 통증 완화와 외과적 방법인 인공 관절 수술이 전체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지만, 치료 효과의 한계로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을 촉진하는 인자에는 관절을 이루고 있는 조직 내 세포에서 분비하는 시토카인(Cytokine), 성장인자 등이 있다.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병원성 시토카인 및 성장인자와 그들의 특이적인 수용체의 상호작용이 시작되며, 이를 통한 신호전달 과정은 관절 내 다양한 인자들의 발현 양상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병의 진행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에서 특이적인 수용체-인자의 상호작용은 불분명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신규 수용체의 존재를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항체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퇴행성 관절염 치료법을 제시했다.
 

ACVR2B-Fc에 의한 퇴행성관절염 억제 기전. 퇴행성관절염에서 증가한 Activin A는 ACVR2B 및 Nox4와 결합하고, 이는 연골파괴를 매개하는 이화인자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서 퇴행성관절염 발병을 가속화시킨다. 하지만 수용체 타입 ACVR2B-Fc를 연골에 주입 시 Activin A- ACVR2B-NOX4 신호전달기전을 막음으로써 퇴행성관절염 악화를 억제한다(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성균관대학교 전지민 박사, 성균관대학교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
ACVR2B-Fc에 의한 퇴행성 관절염 억제 기전. 퇴행성 관절염에서 증가한 Activin A는 ACVR2B 및 Nox4와 결합하고, 이는 연골파괴를 매개하는 이화인자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서 퇴행성 관절염 발병을 가속화시킨다. 하지만 수용체 타입 ACVR2B-Fc를 연골에 주입 시 Activin A- ACVR2B-NOX4 신호전달기전을 막음으로써 퇴행성 관절염 악화를 억제한다(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성균관대학교 전지민 박사, 성균관대학교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

◇관절염 관련 유전자 Activin A 억제하고, 연골 파괴 완화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 기술 제안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양시영 교수와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 윤성일 교수 연구팀이 관절염 관련 유전자인 Activin A를 억제하고, 연골 파괴를 완화하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 기술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퇴행성 관절염이 관절의 조직 세포에서 분비하는 병원성 시토카인(Cytokine) 및 성장인자와 수용체의 상호 작용에 의해 촉진되는 점에 주목하고, 이들 단백질과 수용체의 결합을 막는 수용체 차단제(Blocker) 개발을 통해 근본적인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다양한 조건에서 발현하는 퇴행성 관절염 유발 신규 수용체를 동정하기 위해 다양한 관절염 환자 조직의 GEO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분석해 질병의 발병에 관여할 것으로 판단된 새로운 병원성 수용체로 ACVR2B를 선별했다.

또한, 슈퍼컴퓨터의 가상 분석으로 인해 관련 ACVR2B에 결합하는 단백질로 Activin A를, 그 하위인자로 작용하는 NOX4를 동정했다. 동시에, Activin A-ACVR2B-Nox4 작용기전은 MMP3, MMP13, COX2 및 ROS와 같은 관절을 파괴하는 인자들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퇴행성 관절염 발병에 관여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Activin A-ACVR2B-Nox4 작용기전을 억제하기 위해서 ACVR2B에 결합하는 Activin A에 결합해 신호전달 체계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수용체 타입 ACVR2B-Fc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ACVR2B 단백질을 활용해 Fc-ACVR2B를 퇴행성 관절염이 유발된 마우스 관절강에 주입했을 때 퇴행성 관절염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ACVR2B-Fc를 활용한 표적 항체치료제는 국소적으로 주입할 수 있어 혈관을 통해 주입하는 일반 항체치료제 보다 부작용이 없고 관절에만 영향을 주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수용성 ACVR2B-Fc 항체치료제는 다른 약에 비해 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항체치료제의 장점뿐만 아니라 질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 수용체(ACVR2B)의 신호전달 기전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ACVR2B 수용체에 의해 발병하는 다양한 질병 및 치료 기술의 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사질환에 의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제어 효능도 밝혀냈으므로 대사질환 및 관절염을 포함한 다양한 염증 질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시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병인 수용체 ACVR2B를 중심으로 세포 간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항체치료제를 발굴해 퇴행성 관절염 극복의 실마리를 찾았다”라며 “앞으로 중대형 동물을 활용한 전임상 연구 및 독성 평가 등의 후속연구를 통해 실용화·산업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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